전체 글827 밀푀유나베 주말에 만들어 먹은 밀푀유나베 딸이 차곡차곡 4단으로 쌓아올린 배추-깻잎-고기의 조합을 이등분으로 자르고 육수는 다시팩으로 우려내서 보골보골 끓였다. 간장과 식초, 올리고당, 생와사비의 소스에 찍어서 먹는 밀푀유나베 처음 만들어봤는데 큰 솥을 다 비웠다. 잘먹고 잘쉬어야 되는 주말 그래야 또 일주일 열심히 살지 집에서 해먹는 밥이 좋다. 좋은 고기 사다 한 번쯤 또 해먹고 싶은 냄비요리다. 2021. 3. 17. 다시 시작하는 봄 씨를 뿌려놓고 비닐하우스처럼 만들어서 따뜻하게 해주고, 날이 좋은 날은 바람을 통하게 해줬더니 어느새 상추가 저렇게나 커버렸다. 물론 남편이 한거다. 나는 상추씨만 사다 줬을 뿐 남편이 옥상에 딴 살림차린 사람처럼 드나들더니 저렇게 만들었다. 주말에만 와서 올라가는 옥상이지만, 일주일동안 내가 옥상에 올라가는 횟수보다 남편이 주말에 올라 다니는 횟수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올라오는 부추도 십센치는 올라왔고, 옥상의 작은 화단같은 텃밭에도 봄이 왔다. 땅속에서 잠자던 것들이 하나 둘 같은 자리에서 올라오고 있다. 상추를 보고, 부추를 보면서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사는 것들은 식물이든 사람이든 언제나 기특하고 대견하다. 아직은 바람이 차지만 집앞 길을 따라 개나리가 몽글몽글 꽃.. 2021. 3. 17. 동태전,고추전,새우전(feat:유은진) 옥상 활용도 100% 만둣속 남은 걸 고추전 속으로 밀어넣고, 새우전, 동태전을 부쳤다. 딱 한접시 분량만큼만 만들어서 먹으니 시댁에서는 먹지도 않던 전이 우리 집에서는 맛있다. 은진이가 열심히 구웠다. 요리에 소질이 있어서 하나를 가르키면 나보다 나은게 뭘 해도 잘하는 금손이다. 나는 옆에서 계란물 입혀서 넣어주기만 하면 알아서 지져내고 일하는데 호흡이 짝짝 맞는 모녀지간이었다. 전을 굽고 나니 그것도 기름 냄새랍시고 짬뽕 한 그릇 먹고 싶었으니 문 연 집이 동네에는 없어서 결국 내손을 빌려 비빔국수 비빔국수에 삶은 달걀 빠지면 큰 일나는 줄 아는 승범이가 알아서 계란 삶는게 룰이 되었다. 점심 먹고 남편을 오래 살려야 되기 때문에 칠보산 등산 부디 오래오래 살아주라 남편아 2021. 2. 13. 남편을 오래오래 살리기로 했다. 음력설을 앞두고 나름 대청소를 하다가 1995년도에 들어 둔 남편의 종신보험 증권을 발견 그걸 가입해뒀다는 것을 몰랐을 리는 없고 남편도 나도 다 아는 사실이었지만 둘다 자세한 내용은 묻어둔 채 이십 육년이 지났던거다. 한달에 육만이천사백오십원씩 15년을 납입했다. 남편 월급이 백만원이 안됐을 때 시작한 보험이었으니 그 당시로서는 큰 돈이었다. 육만원이 지금에야 치킨 세마리 값밖에는 안되지만 95년도, 우리집에서는 비중있는 돈이었고 15년동안 육만원의 보험일망정 깨고 싶었던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참고 견디고, 묻어뒀더니 만기는 훌쩍 지났고 이제 탈 일만 남았다. 천만원정도 납입했을 뿐인데 열배도 넘는 돈을 타게 끔 셋팅이 되어있는 연금보험 증권 한장에 남편이 잠시 부자가 된 것처럼 기쁘다고 어쩔줄.. 2021. 2. 13. 우리끼리 설 지내기 이브 애들이랑 오백년만에 처음으로 칠보산에 올라갔다. 정상 239M에 올라가서 인증샷을 찍었다. 애들데리고 함께 올라가기가 로또 당첨만큼 어렵다는 걸 내 또래의 부모들은 알 것이다. 둘을 챙겼어도 한 놈은 제주도에 있으니 셋을 다 데리고 동네 뒷산에라도 올라가려면 앞으로 또 오백년을 기다려야 될 일인가 날이 풀렸다. 해도 길어졌다. 옥상 파크 개장했다. 해가 쬐끔 길어진 김에 옥상 파크 개장했다. 돌아오는 길에 갈비도 사고, 동태전이랑 고추전 새우전 부칠 재료도 사고 막걸리도 샀다. 삼겹살 굽고, 은지니 막걸리 잔 높이 들고, 나는 곧 죽어도 와인마시는 뇨자여! 새우는 나를 위해 굽고 고기는 유가것들 위해 구웠다. 옥상이 있어 좁은 집에 살아도 마음만은 넓게 살 수 있는 이유다. 아랫집 아줌니들 뭣이 고장이다.. 2021. 2. 13. "묻고 오십 개로 가" 우리집 체육인은 제주도로 연례 행사 전지훈련을 떠났고 이제는 직장인이 되어서 주말의 느낌을 지대로 알게 된 큰 애와 휴학계를 낸 둘째 아이들이 점점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나는 악덕 사장님 만두속을 큰 냄비에 만들어서 들이대줬다. "닥치고 더블로 가!" 만두피 기본이 25개 스물 다섯개로는어림쨉도 안되는 만둣속좀 보소 속은 내가 만들었지만, 만두가 안떨어지게 쫙 붙이는 재주는 없었다는 걸 몰랐을 뿐이고 그 특별한 재능은 은지니에게 있었다는 걸 알았을 뿐이고 큰 애는 집에 있었을 뿐이고 하여 만두는 둘이서 빚었다. 은지나, 너 휴학하면 보영만두에서 일해도 되것다 은지니 만두 만드는 것 보고 오빠가 하는 말 만두 모양도 예쁘고 손끝이 야무지게 잘도 만들어서 오십개를 은지니가 선빵하고 승범이가.. 2021. 2. 9. "놀면 뭐하니?" 놀면 뭐하니? 김밥이나 싸지 일요일 아침 성당 가기 전에 잠시 틈을 노려서 김밥을 와장창 12줄을 쌓아놓고 점심도 김밥, 저녁도 김밥 이번 주에는 집에 안내려온 은진이한테까지 승범이가 김밥을 나르고 김밥에 진심인 하루였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내가 만들었어도 내 김밥은 맛있을까요 그것이 알고 싶으다. 아침에 김밥 점심에는 김밥에 떡볶이 이때 1인 1알이 아니면 기분 나쁘다. 계란은 승범이가 삶아놓고, 저녁에는 공주님께서 남은 김밥으로 저녁을 먹고 공주로 가시고 김밥으로 시작해서 김밥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날씨가 봄날같았던 하루 기온이 올라가자 마음까지 둥 처음에 들으면 별로 안웃기지만 돌아서면 꼭 웃음이 나오는 남편의 말장난에 열번을 웃었나, 다섯번을 웃었나 1월을 보냈다. 2월 시작 달리지는 말고 .. 2021. 2. 1. 우리집에는 공주님이 살고 있다. 다섯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밥을 먹는 일이 불가능했었는데 전염병 시국덕분에 그게 가능해졌다. 제주도 전지훈련 앞두고 마지막 휴가를 받아서 집에 온 막내가 오기 전부터 먹고 싶다고 한 "갈비탕" 언젠가부터 우리집에서는 갈비탕은 사먹는게 아니라 집에서 가내수공업처럼 끓이는게 되어 버렸다. 다섯이서 충분히 먹을려면 끓이는 수 밖에는 없다. 그래 끓이자 화서시장에서 찜갈비는 호주산으로 사고, 잡뼈만 한우로 사서 핏물빼고 끓는 물에 튀겨내서 깨끗이 손질해둔 다음 마음을 다리듯이 푹푹 고았다. 한우잡뼈에서 우러난 갈비국물에, 고기는 호주산이었지만 오래 끓일수록 맛이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는 갈비탕 다섯명이서 저녁과 점심 두끼를 고기를 충분히 올린 갈비탕을 먹을 수 있었다. 그렇게 끓여내기까지 물론 나는 몇 시간을.. 2021. 1. 26. 이전 1 ··· 49 50 51 52 53 54 55 ··· 104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