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827

이번 주 많이 걷고, 좋은 것도 보고 괜찮고 좋았던 Born to be 빈손이라지만 일생을 마감할 때 그렇다는 얘기고 하루를 살 땐 저녁에 집에 들어 올 때 뭔가 많이 해내고 두 손에 뭘 많이 들고 있을때 하루를 잘 산 것 같으니 이또한 인간의 어리석음의 단면인지 그래도 좋다. 하루를 잘산것 같았던 날들이 있었으니 소피아 언니를 이틀 연속 만나 일주일분 수다 대 방출, 많이 걷고, 좋은 데 가서 좋은 것들도 보고 커피 나무 얻어다 심었고 귀한 유기농 복숭아까지 두바구니쯤 집어 주는대로 염치없게 받아왔다. 마침 주문해뒀던 대석 자두까지 배송된 날이라 풀어놓고 보니 보따리마다 먹을 것 천지다. 1층엔 주인의 컬렉션과 오래된 귀한 물건들로 채워놓고 2층엔 방사유정란과 통밀로 구운 빵들의 제빵소가 있던 곳 돈만 보고는 못 할 일이란 걸 그냥 쓱 봐도 알 수 있던.. 2021. 7. 2.
옹심이가 맛있어. 어른 입맛 된것같다 황토 흙이 아직도 밭 색깔 그대로 붙어 있던 햇감자를 미안하리만치 싸게 팔길래 사다가 반은 쪄먹고 반은 옹심이로 먹었다. 일요일 아침, 남편도 자고 있고 애들은 더욱 자고 있는 조용한 아침 사각사각 감자 가는 소리만 들리던 우리집 감자를 갈면서 육수를 중간 불에 뭉근히 내고 있었다. 먹고 싶은 것을 향한 내 집념도 참 무섭긴 하다. 먹고 싶은 게 있다면 전쟁통에서도 가마솥 걸 위인이 바로 나다. 주먹만한 감자를 일곱개 쯤 갈았더니 제법 큰 한덩어리가 만들어졌다. 내 맘대로 밤톨만큼씩 뭉쳐놓고 한개는 썰어놓고 손이 많이 가는 준비는 이걸로 끝 엄마가 보내준 파김치가 팍 익어서 옹심이 먹을 때 남편 먹으라고 꺼내놨다. 나는 파김치를 안먹어도 남편은 김치라고 이름이 붙은 건 가리는게 없다. 옹심이만으로는 부족.. 2021. 6. 28.
슬기로운 아니 규칙적인 실업자 생활 이주전에 신청하고 온 실업급여에 대한 1차 실업인정 인터넷 신청 날 남들이 실업 급여 받는 다고 하면 신청 후 바로 월급처럼 받는 건 줄 알았더니 막상 내가 해 보니 인터넷 신청하고 온라인으로 뭔가 교육도 받아야 되고 클릭 한 번으로 딱딱 될 것 같았어도 결국 상담원과 두 번의 통화 끝에 완료 나이를 먹었다는 게 이런거구나 뭐든 한 번에 잘 안된다, 어느 땐가부터 한 번에 했던 일들이 두 번에 아님 세 번에 된다. 아-.- 그으지 같다. 그래도 인터넷으로 성공했고 그만큼 시간을 벌었으니 얌전한 새댁처럼 행주도 팍팍 삶고 승범이도 깨워서 아아로 룸 서비스해주고 운동을 가서 두 시간 미친 할망구처럼 흰머리 날려가면서 아령 2킬로부터 시작해서 6킬로까지 늘려가면서 미친 스쿼트 드디어 레그 프레스는 한 발에 2.. 2021. 6. 21.
1987년에 만나, 2021년 1987년, 3월에 만났던 아이들 이제는 아줌마는 당연한거고, 그래도 저 중에는 아직 할머니 된 애는 없으니 그게 다행인건가, 안다행인건가 안싸우면 다행이라더니 네 명의 조합에서도 학교 다닐 때는 말 한마디 진심으로 나눠 본 적 없는 낯선 애도 있지만 나이들어 만나니 이년이 이년이고 그년이 그년이고 배운년이나 안배운년이나 공부 잘했던 년이나, 안그랬던 년이나 모두 같아졌다. 넷중에 둘은 4학년 때 공대랑 함께 갔던 졸업여행에서 커플이 돼, 결혼을 했다. 우리 과 남학생들 버려두고 다른 과 남자애들이랑 쪼인해서 갔던 졸업여행이 그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미안하다. 몇 남지 않았던 우리과 남자애들이랑 갔어야, 그게 진짜 졸업여행인데 그때는 그게 맞는 줄 생각했는데 나이들어 보니 틀린 것 같다. 학번.. 2021. 6. 16.
무심한듯, 하지만 검나 신경 쓴 차돌박이 초밥 드디어 초밥 개시 일주일을 허투루 쓰지 않고 아침시간부터 꽉꽈 채워서 쓰는 딸이 토요일에 온다. 휴학중이라 오전 시간에 늦잠자고 느긋해도 될 테지만 오전에만 하는 알바를 구해서 하루를 제대로 쪼개서 쓰고 있다. 토요일까지 아이들 렛슨하고 집에 오면 딱 저녁 밥 시간 남편도 남편이지만 일주일에 주말만 집밥을 먹는 딸을 위해서 한우 차돌박이 사고 계란 풀어서 설탕 소금 물 조금 넣고 믹서기에 갈아 푹신푹신하게 말이하고, 묵은지는 씻어서 물기 빼놓고 부추는 살짝 데쳐서 끈으로 쓰게 끔 준비 밥은 배합초로 버무려 김을 빼놓고 차돌박이는 딱딱하지 않게 구워놓기만 하면 준비는 끝 뭉쳐놓은 초밥 위에 와사비 쪼금 짜놓고 차돌박이로 둘둘 말아 부추 끈으로 돌돌 말아 차돌박이 초밥 완성 뭉쳐놓은 초밥 위에 와사비 올린 .. 2021. 6. 16.
6.9-6.10 담양 지금이 아니면, 못 갈 것 같아서 미리 계획되어 있는여행을 가는 것 처럼 집을 나왔지만 목적지만 정해져 있었고, 준비된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럼 어때 작년에 심어뒀던 매리골드에 꽃대가 올라오더니 피어버렸는 걸 집을 나올 때 언제가부터 작은 화단에 피어 있는꽃들에게 인사하고 나온다. 내게는 얘네들이 반려식물인 셈 남들은 개와 강아지에 하는 걸 나는 식물에게 어서 와 담양은 처음이지? 그래 처음이다 광주송정역까지 기차타고 다시 시내버스 타고 광주터미널까지 거기서 담양가는 시내버스타고 기차 안에서 담양에 있는 호텔 아고다로 예약 집의 현관 문을 열기가가장 어렵고 무거운 문이지 집을 나서고 난 다음의 문들은 금방 열어버리는게 나의 장점이자, 앞 뒤 안가리는 직진 본능이다. 담양가는 311-3번 기사 아저씨는 .. 2021. 6. 11.
낮 녹, 밤 맥 내가 믿을 건 남편밖에 없다. 나의 강력한 노후대책 남편을 위해서 갈아버려 옥상에서 잘 자라고 있는 조선 부추와 돌미나리를 뜯어와서 요구르트 넣고 분노의 믹서질 교육청 면접보고 와서 떨어진 분풀이를 이십년째 쓰고 있는 한일 믹서기에 풀들을 갈면서 풀어버렸다. 낮에 이런 걸 열심히 마셔줘야 밤에 맥주를 마실 수 있다. 떨어지는 게 있어야 또 도전할 오기가 생기지 그래 내일도 달리자 오늘만 날이냐 2021. 6. 6.
연어 치라스시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일본 가정식 "연어 치라스시" 5월 31일 한시적 기간제 보육전담사 일이 끝나고 다시 시작 된 구직 활동 겸 전업 주부 생활 자신은 없었으나 그렇다고 떨어질거라고 많이 생각하지는 않았던 공무직 면접에서 똑 떨어지고 보니 현실이 제대로 보여 두 번 떨어지고 나니 자신감이 없다못해 도전 하고 싶은 용기마저 없어질 것 같지만 그래도 나는 또해볼지도 모른다. 나는 나니까 축하할 일이 있을 때 해서 먹는 일본의 가정식 "치라스시" 치라스라는 동사에 스시를 붙여서 흩뿌리다+초밥의 두 단어가 합해진 뿌려먹는 초밥의 의미 정도 된다. 3월 3일 여자 어린아이들을 축하해주는 히나마쯔리에 해먹는 축하 음식이기도 하고 파티등에 내놓는 음식이다. 화려하고 보기좋고 맛도 좋은 음식이고 가성비도 좋고, 어렵지.. 2021. 6. 6.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