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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가 이렇게 크게! 실화냐 참외 모를 사러 갔을 때 한 모에 천원씩 세 모 남았으니 세 모에 이천원에 가지고 가라고 했었다. 아줌마 "한 모에 천원씩, 세 개에 삼 천원" 남편 "키울데가 작아서 세 개는 필요없어요" 아줌마 "남았으니까 그냥 다 갖고 가 나는 살짝 흔들려서, 아줌마가 무서우니까 삼천원주고 집으로 데리고 가자했지만 남편은 의외로 멘탈이 강해서 흔들리지 않고 "그렇게까지 필요없어요" 결국 성질 급한 사람이 지는 게임에서 아줌마가 세 개에 이천원 다 갖고 가 버려 그렇게 우리집 옥상에 자리잡은 참외모는 남편의 유튜브 참외 농사 독학을 통해 오늘 아침 식탁으로 올라왔다. 작년에도 작은 거 한개 따먹은 참외 농사지만 올 해는 특히 잘돼서 남편 손바닥만한 참외를 오늘 아침에 두개를 땄는데 아직도 옥상에는 서 너개는 더 달려 .. 2021. 8. 1.
토-일 1박 2일 시어머니 생신이 음력 6월 17일 폭염안에 들어 있는 어머니의 생신은 아이들 어렸을 때 같으면 시댁에서 1박 2일동안 삼시세끼 해먹으면서 먹고, 마시고의 며느리 스트레스 대잔치였겠지만 그랬던 우리 시댁도 언젠가부터 꽤 오래전부터 밖에서 밥먹고, 밖에서 커피도 마시고 집에 잠깐 들러서 과일과 술 한잔 간단하게 마시고 끝나는 아주 세련된 형태로 바뀌었다. 이것을 나는 기적이라고 부른다.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 "기적"이지 뭐시 기적이여 그리고 얼마 안됐지만 시댁에 갈 때마다 남편이 나한테 주는 소정의 금일봉 제도도 생겼고 결혼 생활 이십 칠년 동안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이번 생신에는 막내까지 데리고 우리 가족은 모두 갔다. 언젠가부터 아이들은 데리고 다니지 않는 시어른들의 생신이 .. 2021. 7. 26.
가지,오이 장아찌 남편이 가꾸는 옥상 텃밭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보답하는 중이다. 가지가 열리기 시작하니 정신 못차리게 달리고 오이도 경쟁 중이다. 엄마의 손맛 유튜버가 하는대로 가지 장아찌를 만들었다. 가지로만 만드는 건데 어차피 만드는 장아찌 오이도 넣고 양파도 넣어서 업그레이드시켰다. 교토 사람들은 오이를 간장에 장아찌처럼 해서 먹기도 하고, 빵집 이토우 아줌마가 오이 장아찌를 만들어서 줬을 때 여름 반찬으로 괜찮게 먹었던 적도 있었으니 가지 장아찌 안에 오이를 조연으로 넣어 줬다. 엄마의 손맛 유튜버 아줌마가 하는 대로 베이스를 만들었더니 부족해서 다시 한 번 조림장을 만들어서 재료 위에 붓고 미림과 식초 첨가해서 더 넣고 접시로 눌러 한 김 빠진 다음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음 날 먹어보니 양파와 오이가 가지 맛보다 .. 2021. 7. 20.
머위대 들깨 스프 '차'덕분에 알게 돼서 이용하기 시작한 '언니네 텃밭'에서 보내 준 삶은 머위대로 들깨가루넣고 스프처럼 끓였다. 언니네 텃밭 덕분에 내 의지로는 절대로 사지 않을 것 같은 요리 재료로 강제 요리를 할 때도 있다. 삶은 머윗대가 그런 요리 중 하나 우리 엄마나 시어머님은 명절 음식으로 해주시지만 내가 사서 해 먹고 싶은 마음은 안드는 요리 재료다. 우선 삶아서 껍질도 벗겨야 되고, 친숙하지 않은 재료이다보니 눈도 멀리 가고 손도 멀리 갔던 머윗대 가끔 언니들이 그런 요리 재료들을 귀신같이 알아내서 보내준다. 버릴수는 없으니-.- 냉장고에 들깨가루도 있고 해서 스프처럼 끓였더니 남편의 작은 눈이 또 반짝거렸다. 까나리 액젓과 마늘, 양파 청양고추,생새우를 넣고 볶다가 표고 가루 넣고 생수 붓고, 들깨 가루 .. 2021. 7. 20.
엄마없으면 얻어먹기 힘든 갈치 조림 쉽고도 어려운 갈치조림 생선은 언제나 해망동 배 들어 올 때 짝으로 사서 쟁여 놓던 엄마 덕분에 집에 늘 있는 건 줄 알고 살았다. 돼지고기 소고기는 정육점으로 엄마 심부름을 다니면서 내가 사 온 적도 많았지만 생선은 엄마가 주머니에 돈넣고 비장한 각오로 가서 매의 눈으로 고르고 흥정을 해서 손도 크게 짝으로 들여 놓으셨다. 잘 살아서 짝으로 사서 들여 놓은 게 아니라 엄마 입장에서는 목돈을 들여서라도 그렇게 사놓아야 반찬 걱정 안하고 생선 한 마리라도 우리한테 구워 줄 수 있으니까 그러셨던거다 싶다. 자식이 다섯이라는 건-.- 무서운 일이다. 우리 엄마가 그랬을것이다. 엄마 덕분에 생선은 원없이 먹고 살았다. 오죽하면 막내 남동생은 군대 가서 가장 먹고 싶었던 게 엄마가 무친 꽃게 양념 무침이었다. 우.. 2021. 7. 20.
가을 우체국 앞에서 주일 미사 후에 신부님이 짧게 말씀하셨다. "앞으로 2주간 성당에서 미사는 없습니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서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오늘은 여러분의 마지막 프랑스어 수업입니다" 를 들었을 때 주인공의 기분이 그랬을까 마지못해 다니고 힘들어서 다니고 기뻐서 다니고 신자라서 습관처럼 다니고 성가대였기 때문에 의무감에 다니던 성당이 막상 코로나때문에 미사가 없다 라고 신부님이 말씀하시니 이게 무슨 마음일까 나는 쫌 슬프다. 새로운 상황도 아니건만 말이지 마지막 파견 성가할때 승범이 바이올린 연주곡이 느려서 잠시 슬픔 그리고 김봉기 마태오 신부님이 선종하셨다는 신부님의 말씀에 또 슬픔 사실 나는 김봉기 신부님을 모르지만 찾아보니 우리 남편 또래 쯤 되시는 분이라 아직 하늘나라 가기에는 아까운 분이신데 세.. 2021. 7. 12.
이 정도는 입어줘야 패션이지 한 달에 한 번 오는 수민이와 토요일마다 나가는 승범이가 집에만 있겠다고 한 흔치않은 토요일 토요일에 렛슨과 기타등등의 일들로 늘 바쁜 둘째까지 토요일에 아무도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기도 흔한 일은 아니었던 심상치 않았던 토요일 금요일 저녁이면 열리는 은진포차에서 갑자기 이야기가 나온 캠핑이야기에 급발진이 된 캠핑과 낚시이야기 술마시고 나온 이야기에 취중 폭풍검색을 한 은진이가 알아본 평택 울성 낚시터 겸 캠핑 집에 브레인 기획 실장이 있으면 편한것이 누가 이야기를 꺼내기만 하면 추진은 은진이의 몫이니 우리는 은진이 말을 잘 듣는 어린애들처럼 일사분란하게 준비를 하고 떠났다. 오천원짜리 일바지로 맞춰입고 먹을 거 잔뜩 꾸려서 우리 가족 어디 가는 거 기준은 당일일 때는 일박이일 먹을 거 기준 일박일 때는.. 2021. 7. 11.
술 마시는 사람 따로, 취하는 사람 따로 토요일 10시면 마법처럼 열리는 술집이 있으니 바로 은진포차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도 딸이랑 마시는 술은 헬렐레 서울에서부터 막걸리 주전자와 잔을 들고 온 딸 덕분에 이번주 술은 막걸리 막걸리 주전자를 당근으로 사서 서울서부터 악기가방 메고 집까지 들고 온 정성을 봐서 김치전을 부치고 계란찜까지 서비스로 만들어 주느라 나의 부엌은 바빴다. 비가 왔고, 고소한 냄새는 밤중에 낮게 퍼져서 온 집안에 꼬신 내와 막걸리의 달달한 냄새가 가득했고 술 마시는 유씨들의 소란스러움이 더해진 토요일 밤 할 일을 마친 나는 슬생 2 ost를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들으며 갬성폭발 지난 주 토요일에는 곰돌이 양석형의 가을 우체국앞에서를 들으면서 실컷 울었고 이번 주에는 이무진의 비와 당신을 들으며 또 한번 넘치려고 하는.. 2021.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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