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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술 마시는 사람 따로, 취하는 사람 따로

by 나경sam 2021.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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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10시면 마법처럼 열리는 술집이 있으니 바로 은진포차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도 딸이랑 마시는 술은 헬렐레

서울에서부터 막걸리 주전자와 잔을 들고 온 딸 덕분에 이번주 술은 막걸리

 

막걸리 주전자를 당근으로 사서 서울서부터 악기가방 메고 집까지 들고 온 정성을 봐서 김치전을 부치고

계란찜까지 서비스로 만들어 주느라 나의 부엌은 바빴다.

 

 

비가 왔고, 고소한 냄새는 밤중에 낮게 퍼져서 온 집안에 꼬신 내와 막걸리의 달달한 냄새가 가득했고

술 마시는 유씨들의 소란스러움이 더해진 토요일 밤

 

할 일을 마친 나는 슬생 2 ost를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들으며

갬성폭발

 

지난 주 토요일에는 곰돌이 양석형의 가을 우체국앞에서를 들으면서 실컷 울었고

이번 주에는 이무진의 비와 당신을 들으며 또 한번 넘치려고 하는 감성을 붙들어가면서 고등학생 야자하듯이

음악도 정주행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쑈에 편지를 보내놓고 내 편지가 언제 읽혀지나

라디오 앞을 떠나지 못하던 스무살의 나는 밤에 듣는 라디오를 좋아했었다.

 

어쩜 그때는 그렇게 좋은 줄 모르고 들었을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밤에 음악을 들으면서 울진 않았었는데 지금은 간간히 눈물이 난다.

 

지난 주에 실컷 울었으니 이번 주에는 꾹꾹 누르고 음악 듣기에만 충실

이종환 아저씨도 없는 세상이 될 줄 스무살 때는 몰랐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천년만년 살 줄 알았고 모두 내 옆에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를 머리와 가슴 양방향에서 확실하게 알아 버렸다.

그래서 눈물이 났던 지난 주

 

이성을 감성위에 두고 음악을 들었지만 이무진의 비와 당신, 김대명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는

다스려지지 않는 감성이 있다.

 

막걸리 마시는 유씨들이 술에 취해갈 때

나는 혼자서 듣는 음악에  일주일을 다 때려넣고 보내버렸다.

 

일주일에 한 번쯤은 방의 불을 끄고 스탠드 켜놓고 블루투스로 음악듣기

텔레비젼이 나간 자리에 들어 온 음악으로 정신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술은 니들이 마시고 취하기는 내가 취했던 토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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