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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이번 주 많이 걷고, 좋은 것도 보고 괜찮고 좋았던

by 나경sam 2021.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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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n to be 빈손이라지만

일생을 마감할 때 그렇다는 얘기고

하루를 살 땐 저녁에 집에 들어 올 때 뭔가 많이 해내고 두 손에 뭘 많이 들고 있을때

하루를 잘 산 것 같으니

이또한 인간의 어리석음의 단면인지

그래도 좋다.

하루를 잘산것 같았던 날들이 있었으니

소피아 언니를 이틀 연속 만나 일주일분 수다 대 방출, 많이 걷고, 좋은 데 가서 좋은 것들도 보고

커피 나무 얻어다 심었고 귀한 유기농 복숭아까지 두바구니쯤 집어 주는대로 염치없게 받아왔다.

마침 주문해뒀던 대석 자두까지 배송된 날이라 풀어놓고 보니 보따리마다 먹을 것 천지다.

 

유기농 복숭아, 대석 자두,정록카페 통밀빵, 정록카페 바게트

 

정록 카페 주인님 컬렉션 베개

 

1층엔 주인의 컬렉션과 오래된 귀한 물건들로 채워놓고 2층엔 방사유정란과 통밀로 구운 빵들의 제빵소가 있던 곳

돈만 보고는 못 할 일이란 걸 그냥 쓱 봐도 알 수 있던 곳이다.

 

베개 옆 귀에 수놓아진 百年이나 康寧, 一心, 幸福

한땀한땀 마음을 다해 수놓은 글귀처럼 저 베개를 베고 자면서 백년을 채우고 건강하게 한마음으로 살았으면 했겠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이 세상에 태어나 무엇이 되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가 있다는 걸 아는 나이가 됐다.

 

매일 베고 자는 베개처럼만 되면 훌륭한 사람되는거다.

하나 빼서 가져오고 싶어도 작고 낡은 베개 한 개 값이 잘은 몰라도 아주 비싸다하니 탐낼 일은 아니고-.-

 

카페 장식품 소품 액자 "나도 한때는 이뻤었다"

 

 

이번 생 어차피 얼굴로 승부는 못봤으니 마음이라도 이쁘게 살란다. 액자를 보면서 잠시 생각했다.

베개 옆귀퉁이 글씨처럼 살기도 어렵지만 마음이 예쁘게 살기도 얼굴 예쁘게 살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긴 하다.

드라마 마인에서 재벌집 사모들의 성경공부 모임에서 엠마 수녀님이

그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요트도, 좋은 집도 주식도 재산도 살아서는 내것이지만 죽으면 모두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되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가치관은 살아서도 내 것 죽어서도 내 것이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집에서 잘살아보자 커피나무야, 잘 키워서 열매를 보겠어!!

 

커피는 오늘부터 1일이지만 오이는 옥상에서 눈치없이 쑥쑥 잘도 자라, 아침 저녁이 다르다.

 

 

눈치없이 잘만 크는게 아니라 눈치없이 가시도 사나운 우리집 오이는 옥상에서 곧바로 승범이 아침 샌드위치로,

방사유정란과 피클을 다져서 마요네즈+케첩+레몬즙 찍+머스터드 소스

정록 카페 통밀빵 위에 얹고 향기가 마트 오이 무릎 꿇리는 우리집 옥상 오이 썰어서 올려주면 입맛 까다로운 승범군이

아무 말 없이 먹는 달걀 샌드위치가 된다.

 

 

 

승범이 아침 상을 브런치 스똬일로 차려주고

스물 일곱 먹은 아들이 먹을 자두도 사실은 껍질 벗겨 주는 게 나다.

껍질은 시어서 나도 벗겨먹으니 아들놈도 그 입맛이 그 입맛이겠지 하며 꼭 벗겨서 준다.

주면서 말은 꼭 한다.

 

"승범아, 아들이니까 껍질도 벗겨서 주는 거야. 남편한테는 어떻게 주겠냐?" 물으면

 

그러면 유머 코드가 나랑 맞는 구석이 있는 아들이 말한다.

 

"씻어서 주면 다행 아닌가 ㅎㅎㅎ"

 

이번 주도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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