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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티켓을 끊었다-여행 끝" 오늘 아침 렌터카를 빌리러 제주공항으로 넘어가는데 버스에 탄 제주도 아줌마 "주공 6단지 감쑤꽈" 투박한 제주도 사투리 귀에 쏙 박혔다. 잊고 있었네 저 사투리를 예전 우리 관사에서도 내 또래 아줌마 중에서 제주도가 원래 고향인 사람들은 저렇게 "꽈"를 붙였었다. "밥 먹었수꽈" 옆 동의 수빈이 네도 우리 집처럼 아이가 셋이었고 그 집 둘째와 우리 수민이가 동갑이어서 우리 수민이는 그 집에 가서도 잘 놀았었는데 수빈이 엄마가 오리지널 제주도 아줌마라서 사투리를 많이 썼었다. 우리 수민이가 아마 그 집에 가서 놀다가 제주도 사투리 "무사"를 배워 온 게 아닌가 지금에서야 추정이 된다. 수빈이 엄마가 나한테 하던 제주도 사투리는 다정하게 들렸었다. "무사 아침마다 이불을 넘수꽈" 수빈이 엄마랑 친하게 지냈기.. 2020. 4. 27.
"안녕 서귀포 잘있어" 소피아 언니가 알려준 "서귀포를 아시나요" 함께 다니면 눈과 귀와 입의 수준이 높아지는 소피아 언니 제주도에서 어제 돌아갔다. 서귀포 한 달 살이가 권태기에 접어들 때 소피아 언니 부부를 만나 다시 여행 모드로 돌아가 그 집 렌터카로 반나절 돌아다니고 언니네가 묵었던 "헤이 서귀포"에서 아침 조식을 얻어먹고 언니네 호텔에서 서귀포 항을 바라보고 배철수 음악 캠프를 5초쯤 듣고 조미미의 "서귀포를 아시나요"를 한 소절쯤 불러보고 웃었다. 처음에는 무슨 노랜지 모르겠더니 저 노래도 내 기억 어느 한 구석에는 남아 있는 노래다. 언니가 알려줘서 들어봤더니 저 노래 기억이 난다. 조미미의 저 얼굴 하며 저 노래도 유년의 내 기억의 한 자락이다. 내 고향이 만약 서귀포였더라면 나는 저 노래를 듣고 한 번은 울었을.. 2020. 4. 25.
"누가 니 뒤에 개 풀어놨냐" 내 친구 희정이가 나한테 한 말이다. "왜 그렇게 극성맞게 살어? 누가 니 뒤에 개 풀어놨냐" 아 놔 진짜 이말듣고 정신없이 웃었다. 가죽공방 차려서 "강쌤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내 친구 강희정이야 말로 나한테 그런 말 처지가 못되게 십오년쯤을 한결같이 손에서 바늘 놓지 않고 퀼트하고 인형 꼬매고 가방도 만들고 이제는 자기 이름으로 가죽가방까지 만들어서 주문제작하고 있는 주제에-.- 너야 말로 누가 뒤에서 개 풀었냐 이년아 스무살때 내 학번 873070과 희정이 학번 873069 앞 뒤 학번으로 만나 벌써 삼십 삼년째이니 이년 저년해도 하나도 맘상하지 않을 몇 되지 않을 사람중 하나다. 아니 희정이 말고는 이년저년 할 만한 친구도 없지 싶다. 희정 "제주도에서 잘 지내고 있냐" 나 "벌써 이십일 지났어.. 2020. 4. 22.
"오 마이 소길리" 우리 가족에게 제주도는 "소길리" 제주도에 살았던게 아니고 "소길리"에 살았다는 표현이 맞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싸우는 소리 자전거 타던 소리 수민이 울음소리가 남아 있는 관사 전주에서 이사들어 오기 전 "라동"에 배정받았는데 월드컵 조로 비유하자면 "죽음의 조"에 해당되는 "동"이라는 남편의 말이 있었고 그것은 바로 "술"을 말하는 것이었으니 "라동"사는 직원들은 자체 회식이 따로 있어서 한달에 한 번 꼴로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저녁을 냈었다. 라동 101호 우리집도 저녁을 냈고 다음 달은 정민이네 또 그 다음달은 인애네 뭐 그런 식으로 돌아가면서 고기도 구워먹고 술도 몽창 마시고 그러느라 "죽음의 조"였던 것 다른 동 아저씨들은 알아서 밖에서 마시고 들어왔고 자체 동 회식은 없었지만 우리 동 아저씨들은.. 2020. 4. 19.
"섬 트래블러 우도" 나의 만능버스 201번 서귀포에서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지루하게 달리는, 그래서 제주시까지 나가는데 무려 두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어차피 출근할 곳이 없으니 달리고 달리는 201번 버스가 좋다. 출근한 곳이 없어도 여전히 아침마다 울리는 일곱시 알람 은근히 원칙 고수자가 바로 나다. 201번 버스 짝궁은 202번 이 두 버스 한번 씩만 타면 반나절은 그냥 간다. 저 마법의 버스 201번 202번 버스만 타면 일단 삼십분은 자고 본다. 안잘래야 안 잘 수가 없는 마법의 침대버스다. 202번을 타면 서쪽으로 돌아 북쪽 제주로 가고 201번을 타면 동쪽으로 돌아 북쪽 제주로 간다. 이 두 버스를 타면 제주도가 얼마나 넓은 섬인지 알게 되는 깨달음의 버스 비양도 갈 때는 202번 버스를 탔고 우도에 가려면 201번.. 2020. 4. 16.
"섬 트래블러 비양도" 가파도에 이어 오늘은 비양도 투어 압정처럼 박아놓은 섬위에 빼곡이 드러찬 청보리밭 가파도에 비하면 비양도는 참 그저 그런 작은 섬 한 바퀴 다 도는 데 한 시간도 안 걸리는 가파도만큼 미니 섬이었다. 한림항에서 보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까운 섬이라 배를 타고 15분이면 닿는다. 아주 옛날에는 제주 본토와 맞닿아 있었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섬으로 분리가 되었다나 그런다. 한림 항에서 배를 타기 전 "금능해수욕장" 모래가 희고 예쁜 해수욕장이 있다. 제주도로 처음 이사가서는 곽지해수욕장만 열심히 다니다가 얼마쯤 지나서는 협재 해수욕장으로 본거지를 옮겨서 놀다가 그것도 지루해졌을 때 금능해수욕장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바다가 해수욕장이 다 거기서 거길일것 같아도 조금씩 다른 뭐 그런 게 있었다. 금능.. 2020. 4. 14.
"가파도 청보리밭" 바람이 세게 불어 보리 밭 옆을 지나갈 때 솨아 솨아 소리가 났었다. 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실기시험 지정곡으로 "보리밭"을 불렀어야 했는데 우리반 영신이가 발음이 좋지 않아 "보리이 바압 사아잇길로" 라고 불러서 승질 드러운 음악 선생님이 점수를 아주 형편없게 줘서 영신이는 울었었고 우리는 영신이가 노래 부를 때 보리밥이라고 할 때 큭큭대고 웃었던 "보리밭"이다. 우리나라 섬 중에서 표고가 가장 낮은 섬이 가파도라고 한다. 바다에 압정처럼 박혀 있는 섬이라는 비유를 보고 정말 딱 들어맞는 비유라고 생각했었다. 제주도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유채꽃밭도 갈아 버린다는데 그래도 어딜가나 유채꽃도 보이고 버스를 타고 가다 만나는 해안도로도 멋있고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곳이긴하다. 모슬포 .. 2020. 4. 11.
"오 나의 제주" 연심언니가 내 블로그를 안보니까 맘 놓고 얼굴을 저렇게 공개하고 - 알믄 난리날끄라 ㅋ 2003-2005년 제주 살이에 연심언니 학교 동기로 만나서 나에게 제주하면 떠오르는 사람중에 한 사람이 되었다. 애들 키우면서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던 전문대학 음악과에 다시 들어가서 말도 못하게 고생하면서 2년을 보냈다. 외워지지도 않는 나이에 악보보고 외워가면서 젊은 애들 앞에서 향상 곡 덜덜 떨면서 치고 중간 실기 기말 실기 덜덜 떨어가면서 보느라 퍽이나 애 써가면서 2년을 다녔었다. 누가 하라고 했으면 그렇게 했겠나! 뭐든지 자발적 의지라는게 가장 무섭다. 체르니 40번의 10번쯤 치다 어설프게 그만뒀던 피아노를 제대로 배워서 우리 애들은 내가 가르쳐야겠다는 참으로 바람직한 마음으로 가볍게 들어 간 학교였으.. 2020.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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