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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을 거침없이 부르던 우리집 3번 생일 아직 생일은 아니지만 생일에는 집에 못 올 것 같아서 왔을 때 생일잔치를 했다. 아이들 생일이 2,4,6월로 두달 간격이고 남편과 나는 하반기에 있으니 수민이 생일이 애들 생일로는 끝이라 이걸로 또 한해가 가나 그런 기분도 든다. 대구에서 낳고 아이엠에프로 공무원 보너스가 삭감이 됐어도 도저히 에어컨을 달지 않을 수 없었던 대구의 3층 관사에서 십 오개월도 터울이 안 지던 둘째가 쥐어 뜯을까봐 잡동사니 넣어두고 잘 쓰지도 않던 골방에 아기 침대 하나 대여해서 가둬놓고 키우던 셋째 생각보다 은진이가 아기였지만 동생을 받아들이는게 빨라서 질투고 뭐고 없이 순하게 동생을 인정하는 바람에 골방을 탈출했지만 생각해보니 은진이가 동생을 사람으로 생각하기 보다 뭔가 움직이는 장난감처럼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저도.. 2021. 6. 1.
금요일에는 뒤를 안돌아봐- 원웨이 티켓 끊어버려!! 다시 태어나면 가수로 살고 싶다. 가운데서 노래부르는 저 여자처럼 눈 동그랗게 뜨고 빨갛게 입술 칠하고 푹 파진 드레스 입고 혀를 있는대로 굴려가며 팝송을 부르는 멋진 가수가 되고 싶다. 옛날 가게 문 앞에 쳐진 발처럼 머리에 플라스틱 구슬도 주렁주렁 달고 조명 받아가면서 원웨이 티켓을 부르고 싶다. 방미가 남철 남성남 아저씨들 춤에 맞춰서 "날 보러 와요"를 불렀을 때 국민학생이었지만 깜짝 놀랐었다. 저렇게 노래를 못 부르는데도 가수가 될 수 있구나 했었다. 방미가 코메디언이었다가, 가수로 업종 변경해서 첫 데뷔곡이 "원웨이 티켓" -날 보러와요 라는걸 알다니, 나 진짜 옛날 옛날 사람 맞다. 석달 기간 만료로 출근하는 마지막 금요일 공주에서 달려 온 공주님의 차를 학교 앞에서 타고 달려 달려 롯데마트.. 2021. 6. 1.
오전에는 아령들고, 저녁에는 맥주잔 들어 버려!! 성당 언니들이랑 저녁에 맥주 모임 소피아,데레사,안투사 누가 들으면 러시아 여인네들인줄 알겠지만 성당 언니들이랑 급, 교촌 회동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 치킨이랑 맥주가 얼마나 맛있게요 정신없이 치킨에 맥주를 마시면서 오전에 운동하면서 불태웠던 칼로리들을 재소환 하지만 후회는 없다. 너무 맛있었으니, 그리고 언니들이랑 하는 대화속에는 배울 게 꼭 들어 있다. 요즘 하루의 일과가 똑같은 반복이었다. 오전 7시 50분 피트니스 도착, 두시간 미친 듯이 운동했었다. 마스크 끼고 흰머리 휘날리며 런닝머신을 뛰고 아령을 사정없이 들었다 놨다 하는 나를 보면 서 미친 할망구 아닌가 할 정도로 운동에 진심인 한달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운동 끝나면 버스 타고 학교로 한 시간 반-그리고 다섯시 퇴근 하고 집에 오면 여.. 2021. 5. 23.
금요일은 빨간 맛 한 주가 마무리 되는 금요일 저녁은 잠 자기도 아까운 기분이 들어 밥을 먹고 남편이 내려주는 드립 커피를 카페인 신경쓰지 않고 마셔 버린다. 일찍 들어 온 큰 애까지 금요일 저녁이면 밥공기가 두개였는데 모처럼 세개다. 항상 다섯개의 밥공기가 있던 때도 있었는데 다섯이 머리 맞대고 밥 먹을 일이 한 달에 한 번이면 많은거니 이제는 남편 만 우리집 식구거니 하고 살아야 될 것 같다. 석달 동안 일하는 대체 전담사로 들어가긴 했지만 여차저차하면 조금 더 연장해서 일할 수 있지 않을 까 했는데 복직하기로 한 전담사가 6월 1일자로 복직을 한다는 통보를 금요일 오후에 받고 잠시 마음이 허전했다. 다음 주 일주일만 하고 그만 한다고 생각하니 내가 안해도 되는 걱정거리들이 마음에 쓰였다. 화장실만 갔다하면 삼십분은 .. 2021. 5. 23.
어버이날 다른 집도 이렇쥬 어버이날이라고 꽃과 용돈과 아웃백에서 식사 선물까지 구미에서 올라 온 셋째까지 다섯이 식사 하는 일은 가족관계증명서까지 들이밀고 허가를 구해야 되는 일이 됐지만, 기쁜 마음으로 사십 분 웨이팅을 감수하고 애경 아웃백 입성 아웃백은 언제나 옳다. 어린이날,생일,성탄절,부모님 생신, 추석, 설날 한 때는 모두 내가 챙겨줘야만 되는 날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셋이 모두 대학생이 되고 용돈을 스스로 벌어서 쓰면서부터 애들이 무슨 날이라고 이름붙은 날이면 용돈도 주고, 밥도 사주고 어른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셋이서 분담해서 하거나, 그때그때 형편 좋은 놈이 더 내는 것 같기도 하고, 형편이 좋지 않은 놈은 상황에 따라 패쓰도 시켜가면서, 자기들끼리 융통성을 발휘해가면서 셋의 친화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나름대로 행사를.. 2021. 5. 12.
청경채 김치 옥상에 청경채를 씨로 뿌렸는데, 배추처럼 커서 그 사이 몇 번을 잘라다 먹었는지 모르겠다. 별로 정성을 들이지 않았는데도 미안할 만큼 잘 자라는 것들이 있다. 올 해는 청경채와 적겨자가 그렇다. 청경채 김치 담그는 건 있는줄도 몰랐는데, 옥상에 청경채가 정신없이 자란다고 했더니 함께 일하는 선생님이 자기가 유치원에서 일할때 보니까 청경채 김치를 담그더라고 알려줬다. 엄마한테 못 배운 김치지만, 레시피 검색해서 소금으로 절인 청경채에 밀가루 풀 쑤고 새우젓에 액젓에 고춧가루, 생강가루, 매실 엑기스 섞어서 버무렸더니 아삭아삭한 청경채 김치가 만들어졌다. 아삭하고 시원한 맛에 한 번 먹어보고 깜짝 놀랐고 이게 정말 내가 만든 김치가 맞나 싶어 두 번 놀랐다. 봄과 여름사이에 딱 먹기 좋은 김치가 청경채 김치.. 2021. 5. 5.
어린이였던 그때 - 지금은 어른이 - 나중에는 노인이 되겠지 이름표까지 달고 있는 걸 보니 엄마도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하긴 다섯을 건사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고, 나하고 바로 아래 여동생을 빼놓고는 나머지는 전부 엄마 손을 타는 어린것들이었으니 엄마가 이름표 달려 있는 걸 못보고 안떼준것도 이해가 된다. 사진속의 나도 이름표 달려 있는 걸 스스로 뗄 나이로도 보이지만, 이름표는 그냥 옷처럼 달고 다녔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늘 달고 다녔던 이름표 덕을 본 적도 있었으니 학교 운동장 옆 나뭇가지에 옷을 걸어놓고 고무줄을 한 다음, 윗 옷을 나무에 걸어놓고 집으로 왔는데 어떤 애가 윗옷에 붙어있던 이름표를 보고 우리 집으로 가져다 준적도 있었다. 저녁 먹다가 이름표 달린 내 윗옷을 받고서야 옷을 나무에 걸어두고 온 줄 알았으니, 덤벙대기가 아마 우리 반 여자애들.. 2021. 5. 5.
パンとスープとネコ日和 (빵과 스프와 고양이가 함께 하기 좋은 날) 小林聡美(코바야시 사토미) 주연의 드라마 2013년 4부작 텔레비젼 드라마였는데, 카모메 식당의 코바야시 사토미 주연의 영화다. 넷플릭스에서 지난 주에 본 뒤로 오늘까지 열번도 넘게 봤다. 저 드라마를 보면서 알게 됐다. 내가 갈등을 싫어하는 사람이구나, 특별한 전개없이 샌드위치와 스프를 파는 가게의 이야기일뿐인데 특별한 내용이 없고, 갈등이 없는 저 드라마를 열 번도 넘게 보면서도 재미없다는 생각이 안 들고 그저 평화롭다, 나는 저런 드라마가 좋다라고 느꼈으니, 그래서 카모메 식당도 열번 넘게 본거고 남극의 쉐프도 그렇고 빵과 스프와 고양이가 함께 하기 좋은 날 드라마도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스프에 꽂혀서 도전해봤다. 옥수수 스프 드라마를 또 보면서, 스프를 저녁으로 먹고.. 2021.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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