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식당

금요일은 빨간 맛

by 나경sam 2021. 5. 23.
728x90
반응형

부대찌개,옥상 상추 겉절이,아스파라거스와 마늘쫑 장아찌

 

 

한 주가 마무리 되는 금요일 저녁은 잠 자기도 아까운 기분이 들어 밥을 먹고 남편이 내려주는 드립 커피를

카페인 신경쓰지 않고 마셔 버린다.

 

일찍 들어 온 큰 애까지 금요일 저녁이면 밥공기가 두개였는데 모처럼 세개다.

 

항상 다섯개의 밥공기가 있던 때도 있었는데 다섯이 머리 맞대고 밥 먹을 일이 한 달에 한 번이면 많은거니

이제는 남편 만 우리집 식구거니 하고 살아야 될 것 같다.

 

 

석달 동안 일하는 대체 전담사로 들어가긴 했지만 여차저차하면 조금 더 연장해서 일할 수 있지 않을 까 했는데

복직하기로 한 전담사가 6월 1일자로 복직을 한다는 통보를 금요일 오후에 받고 잠시 마음이 허전했다.

 

다음 주 일주일만 하고 그만 한다고 생각하니 내가 안해도 되는 걱정거리들이 마음에 쓰였다.

 

화장실만 갔다하면 삼십분은 기본이라 없어진줄 알고 찾으러 갔더니, 혼자서는 뒷처리를 못해

결국 화장실 청소하시는 분이 닦아줘서 교실로 돌아온 땡땡이의 비밀을 알고 나서

"땡땡아, 그런게 너만 힘든게 아니야, 다른 애들도 사실은 못할수도 있어, 그런데 하는것처럼 그러는걸꺼야"

용변 본 후에 자기 혼자서 못하겠다고 울던 아이에게 잘할수 있다고, 늦게 와도 화장실로 찾으러 가지 않으테니

맘 편하게 용변 보고 오라고 해줬더니

마침 금요일 오후에 화장실 다녀 온 땡땡이가 나에게 와서 조용히 말했다.

 

"선생님, 저어 혼자서 닦았어요"

"잘했다, 잘했어, 그래 "앞으로는 더 잘할수 있을거야"

축하한다며 사탕을 원하는 맛으로 고를 수 있는 특혜를 줬다.

 

"왜, 땡땡이만 사탕 줘요?"

물어보는 다른 아이한테 차마 땡땡이가 화장실 가서 응 싸고 혼자서 잘 닦았다고 말은 못하고

다른 말로 둘러댔지만, 화장실 성공담을 말하던 아이는 나한테 진심으로 자랑하고 싶은 표정이었기 때문에

사탕을 상으로 받아도 마땅했다.

 

선생님이 오시기 전, 화장실 성공담이 성사돼서 다행이다.

 

기다려줘야 되는 아이들이 있고, 말안해도 눈치로 다음일이 뭔지 아는 애들도 있고 아이들의 성격이나

헹동이 다양한데, 이제 겨우 알것 같은데, 할만 하니 그만 해야 되는게 아쉽지만

땡땡이 화장실 성공이 6월 1일 전에 끝났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부대찌개에 빨간 맛으로 저녁을 먹고 드립커피 한 잔에 일주일 피곤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고

남은 일주일 즐겁게 다니기로,

 

내 밥 먹고 내가 힘을 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