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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어버이날 다른 집도 이렇쥬

by 나경sam 2021.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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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이라고 꽃과 용돈과 아웃백에서 식사 선물까지

구미에서 올라 온 셋째까지 다섯이 식사 하는 일은 가족관계증명서까지 들이밀고

허가를 구해야 되는 일이 됐지만, 기쁜 마음으로 사십 분 웨이팅을 감수하고 애경 아웃백 입성

 

아웃백은 언제나 옳다.

 

다섯의 장점은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는 점!!

 

애들한테 받는 용돈이 언제쯤 되어야 미안하지 않을까, 내가 주는 건 아깝지 않은데 애들한테 받는건 아직도 아까움요-.-

 

어린이날,생일,성탄절,부모님 생신, 추석, 설날

한 때는 모두 내가 챙겨줘야만 되는 날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셋이 모두 대학생이 되고 용돈을 스스로 벌어서 쓰면서부터

애들이 무슨 날이라고 이름붙은 날이면 용돈도 주고, 밥도 사주고 어른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셋이서 분담해서 하거나, 그때그때 형편 좋은 놈이 더 내는 것 같기도 하고, 형편이 좋지 않은 놈은 상황에 따라 패쓰도

시켜가면서, 자기들끼리 융통성을 발휘해가면서 셋의 친화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나름대로 행사를 치르는게

우리 눈에는 다 보이고, 내가 돈은 없어도 애들 사이좋게 키운 거 그거 하나는 참 잘했구나 싶어서 뿌듯하다.

 

집에 돌아와서

셋이서 똑같은 잠옷 입고 짱구춤같은 춤 공연이 사실 젤 재밌었다.

승범이가 수원 집에서만 입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고 사둔 잠옷이 세벌 있다.

셋이 모두 집에 있을 때 똑같은 잠옷을 입고, 좁은 거실을 왔다갔다 하면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데

넷플릭스에서 본 "빵과 스프와 고양이가 함께 하기 좋은 날" 이라는 영화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뜬금없는 춤을

승범이가 셋이서 추자고 해서

행동파 은진이는 화면보고 붙여넣기 수준으로 춤을 췄다.

 

같은 잠옷을 입은 애들 둘이 같은 춤을 추고, 수민이는 언니 오빠 살짝 미친거 아닌가 표정으로 보고 있고

 

똑같은 잠옷을 입은 남매가 이걸 보면서 똑같이 췄다. 수민이만 제 정신^^

 

어렸을 때는 내복입고 셋이서 춤도 많이 췄는데, 진짜 오랫만에 묻지마 삼남매의 막춤을 봤다.

내가 처음 인터넷으로 뭔가 가입해서 닉네임을 정했을 때 최초의 닉네임이 "묻지마 삼남매"였었다.

 

웹툰의 "묻지마 육남매"를 보고서 정한 이름이었는데, 내가 생각해도 잘 지은 닉네임이다 싶었다.

삼남매 엄마로 사는게 힘들기도 했었고, 남들보다 평균 한 명 더 있을 뿐인데 힘들기도 했었지만

뭐든 할 일이 있을 때 자기들 끼리 1/n 을 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기도 하는 걸 보니

셋 낳기를 참 잘했다 싶다.

 

수민이가 써준 어버이날 감사 편지는 죽을 때 관속에 담아갈까 싶다.

아빠한테 한 통, 나한테 한 통

막내라 혀짧은 소리만 하는 줄 알았더니, 어느새 이렇게 커서 부모 마음도 알아주고 철이 제대로 났다.

우리집만 이런게 아니라 다른 집들도 이렇게 보냈을 어버이날

 

부모들 모두 힘내서 다들 잘 살기를

아무 일 없이,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또 내일처럼 그렇게 편안하게 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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