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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딸, 사는게 딴판이 되었다. 출근 이주째, 성동일 얼굴에서 아들얼굴이 보였다. 새해 들어 달라진 점 아들이 출근을 시작했다. 10시 출근 - 7시 퇴근이라 아침 시간이 그다지 빡센것은 아니지만 수원에서 뱅뱅사거리까지 출근이 만만한 것은 아니어서 오고 가며 축 늘어지고 사무실에서는 그동안 하지도 못했던 일 하느라 머리와 몸이 힘들었을테고 첫 날 집에 돌아와서 했던 말이 이거다. "그동안 아빠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더라" 한숨을 쉬면서 하는 아들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아니이, 이 쌍놈의 쉬키, 나도 열심히 일하면서 살았는데, 아들 눈에는 아빠만 보였나보다 섭섭*1000이었지만 영하 20도에 가깝게 추웠던 일주일동안 볼터지게 다니고 밤 10시 다 되어서 집에 돌아와 사무실에서 못 한 일 자료조사 한다고 방에서 일하는 걸 보니 안됐구.. 2021. 1. 16.
집콕, 날아라 개천용 정주행, 낮술 와인 영혼까지 탈탈 털어서 보던 날아라 개천용이 배성우 음주운전으로 잠시 주춤했을 때 배성우 욕을 매일 두바가지씩 퍼부어대면서 결방의 시간을 견뎠다. 오십 평생 처음으로 배우에게 팬심이라는게 마악 생겼는데 음주운전으로 중도하차하고 드라마는 결방 사태에 똥싼것도 모자라 그걸 깔아뭉개버렸으니 처음으로 생긴 팬심은 그렇게 날라가버렸다. 역쉬나, 나와 팬심은 맞질않아 남들이 BTS아미가 될 때 나는 아미가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으나 날아라 개천용을 보면서 배성우 팬클럽이 있다면 찾아가서 조용히 가입할 생각도 있었는데 썩을, 줸장, 욕을 해주고 박삼수 기자 역할 배성우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실제 있었던 사건에 대한 드라마 재구성이라서 정신줄을 놓고 봤다. 이주동안 결방하다가 올 해 들어 다시 시작된 방송이 금요.. 2021. 1. 10.
さようなら!2020 일년도 빠르고 십년도 빠르고 오십년도 이렇게 금방일줄 몰랐는데 어느 날 2020년이 가고 인생 중반이다. 지나 간 2020년을 1월부터 쭉 돌아보았다. 1월부터 3월까지는 어찌 되었든 생협에서 일을 하면서 마무리하던 시간이었다.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매출을 일으켜줘야 되는 곳에서 재미로만 일을 할 수는 없고 누구든 더 잘할수 있는 사람이 일해줘야 되는 곳이 맞는 곳이었다. 압박감이 최상에 달해 정신줄 나갈 만큼 힘들다고 느꼈을 때 결국 그만 두었다. 2월 달력 근무표에서 낯익은 이름들 발견 미심,현자,소연,영희 그래 한 때 함께 힘든 일 나누면서 일하던 동료들이었다. 다들 어디에서 있건 행복하게 지내기를.. 3월 21일 그만두면서 먼저 머리를 탈색했다. 더이상 흰머리 염색을 하지 않겠다는 내 머.. 2021. 1. 5.
크리스마스 빵 파네토네 건포도와 오렌지필이 촘촘히 박혀 있는 파네토네(panettone)는 이탈리아 밀라노가 발상지로 예부터 축하할 때나 크리스마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빵입니다 수원교구 카톨릭 오케스트라 파트 선생으로 있는 아들 딸을 두면 좋은 점이 교구 신년 음악회 티켓을 10장쯤 받을 수 있다는 것과, 주교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선물들을 가끔 받는다는 것이다. 부활이 끝나면 미사용 포도주 마주앙을 받거나, 크리스마스에는 파네토네라는 크리스마스용 빵과 주교님 성함이 새겨진 수첩을 받았다. 내 얕은 신앙으로는 아무래도 받기 어려운 주교님 선물을 애들 덕분에 낙하산처럼 받는 호사스러움을 누린다. 많이 달지 않고 식후에 커피와 먹기 딱 좋은 디저트 은진이 말마따나, 앉은 자리에서 넷이 설탕 한방울 안남기고 작살을 냈으.. 2020. 12. 21.
샤부샤부와 꼬막 비빔밥 눈이 내린 일요일 아침 성당 갈 수도 없는 시국이 되고 보니, 오전이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 마트에 가서 샤부샤부용 장을 봐다가 점심은 꼬막 비빔밥과 샤부샤부로 가즈아!! 찍어 먹는 쏘스는 폰즈쏘스 없이 그냥 집에 있는 간장에 무화과 식초와 매실 섞어서 대충 만들어 놓고 육수용 국물 내서 채소를 한 소쿠리 쌓아놓고 샤부샤부를 해 먹었다. 꿈꾸는 할멈 블로그를 보니, 고기를 넣기 전에 연근을 미리 넣고 끓여야 소고기의 피맛이 안난다고 써 있길래 연근도 한 접시 썰어 놓고 미리 끓였다. 완전한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될수있으면 채식주의자를 지향하는 터라 굴 샤부샤부는 내가 해 먹을 거고 고기는 남편이랑 애들 거, 입맛 통일도 이렇게 어려우니 나라 통일이야 말하면 입만 아프다. 자기 일로, 친구 일로 한꺼번에.. 2020. 12. 15.
굴보쌈 코로나로 순교하기 전에 밥하다 순교할 것 같은 주말을 보냈다. 구미에서 그 분이 오시면 바빠지는 나의 부엌 자연산 굴과 보쌈 용 삼겹살은 화서시장에서 사고 배추와 무는 언니네 텃밭에서 받은 걸로 충당하고 집에 도착한 지가 열시가 넘는 셋째의 허기진 배를 위해 보쌈을 만들었다. 무는 미리 설탕과 소금에 절여,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 매실 참기름만 넣고 보쌈 먹기 직전에 맞춰서 무쳐 놓고 굴은 찬 물에 소금 풀어 껍질이 달라 붙어 있는 곳은 없는지 손으로 만져가며 씻어 놓았다. 된장과 울금가루 풀어 넣고 양파 한 개 넣고 월계수 잎 몇 조각 넣고서 물이 끓은 다음에 고기를 넣고 푹 끓여서 보쌈을 만들었는데 맛있다고 애들이 난리였다. 우리 은진이만 먹지 못했던 굴보쌈 둘을 배불리 먹였으나 하나가 빠져 있으면 그.. 2020. 12. 15.
엄마의 부엌 영통 렛슨 마치고 서울로 안가고 우리집으로 온 둘째와, 동생이 왔다고 집으로 일찍 들어 온 오빠란 사람과 맘 좀 잡아보고 운동 좀 하려는 데 코로나 땜에 문닫은 피트니스 센터를 보면서도 그다지 아쉽지 않은 나 세사람이 함께 있는 이른 저녁 시간은 요 근래 드문 그림이었다. 돌아가신 밥아저씨에게 그림 한 편 부탁하고 싶은 화서동 우리집 밤 풍경 새 밥을 안쳐놓고, 고등어 한 마리를 온 집안에 냄새 풍기면서 구워놓고, 어머니 김장 김치 잘라 놓고 어젯 밤에 덕선이 어매만치 손이 큰 내가 맘 먹고 큰 솥으로 한 솥 만들어 놓은 자장 곁들이고, 참치 김찌 찌개랑 함께 차려줬더니 그으래. 니들이 입맛 제대로 된 인간들 맞구나 맛있지 않음 사람 새끼도 아니다 싶은 저녁 밥 앞에 둘다 한결같이 "맛있다. 쩝쩝쩝, 후.. 2020. 12. 9.
나는 오락실 집 딸이었다. 1. 아버지 제삿날이다. 코로나도 그렇고, 오늘 내려 갔다가 저녁에 다시 올라와야 된다는 부담때문에 제사에 내려가기를 맘 접었다. 엄마는 아마 어제 쯤에 손이 가는 제사 음식은 이미 해 놓았을 것이고, 오늘 올케는 그냥 가서 상만 차리면 되게끔 아버지 제사 셋팅은 끝났을 것이다. 비정규직 일자리에, 그것도 늘 하는 일도 아닌, 사개월 일하는 게 하필이면 아버지 제사와 딱 맞춰서 하고 있어서 나도 못가고, 둘째는 화원을 하니까 가뜩이나 군산에 확진자가 확확 늘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못 내려가고, 셋째는 부산에 사니까 다녀 가기가 그래서 그렇고, 넷째는 대학원 시험이 하필이면 오늘이라 못 간다 그러니 아들 하나 있는 우리집 귀남이만 제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아주 많은 나이도 아닌데, 엄마는 점점 밤 잠이 .. 2020.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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