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27 감자 옹심이 김장 때 만들고 남은 육수를 가지고 와서 얼렸다가, 옹심이를 끓였다. 물론 남편이 분노의 감자 갈기를 해서 만든 옹심이다. 처음 해 먹을 때는 감자를 여섯개쯤 갈았으나, 모자라서 만두를 넣고 해먹었고 며칠 후에 옹심이를 해먹을 때는 감자를 스무개쯤 갈았나^^;; 감자를 갈아서 면보에 짜고 가라앉은 감자 녹말과 반죽을 해서 새알처럼 만든, 제법 손이 많이 가는 옹심이 승범이는 사골 국물에 끓인 옹심이가 좋다고 했지만, 시원한 채소 육수에 맑게 끓이는 옹심이가 나는 더 좋다. 옹심이 영심이든 감자는 남편이 가는 거니까 이번 주에도 한 번 더 해먹기로~~ 2020. 12. 4. 아직도 막내가 어린 줄 알았다. 운동을 하고 있는 데 뚜민이 한테 전화가 왔다. 뚜민 - "옴마, 나 똥이 안나와?" 나 - "왜-.- 얼만큼됐어?" 뚜민 - "몰라 며칠됐는데, 앙" 나 - "일단 요구르트 마시고 똥싸믄 전화해" 우리의 더러운 대화는 똥으로 시작해서 똥으로 끝났고 나는 공주에 계시는 공주님에게 전화를 해서 막내의 똥상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나 - "요보, 뚜민이가 똥을 못쌌데" 공주님 - "무슨소리야, 그럼 우리가 파러 가야지,끊어 봐" 뚜뚜뚜 - 전화 끊어지는 소리 공주님 입에서 똥을 파러 간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나왔고 공주님은 정작 급하게 뭘 해야 될 때는 "가만이 있어보라는 둥" "당장 어떻게 안된다는 둥" 꽤나 느긋하고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막내의 똥앞에서는 굴착기 기사가 되어 일단 내 전화를 급하게 .. 2020. 11. 25. 두달넘게 운동을 해보니, 피트니스에 나가서 운동을 하기 시작한 지 두달이 넘었다. 이거슨 기적같은 일로, 내 인생에서 운동을 꾸준히 두달 이상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안 빼먹고 가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피트니스 센터에 가기 전 심호흡 한 번 문열림 버튼 누르면서 또 한 번 아령 들면서 또 한 번 운동이 습관이 되고, 당연한 것이 되려면 얼만큼의 시간이 필요할 지 한숨이 나오지만 두달 보름 정도 지난 지금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체중은 1킬로 감량됐고 체지방은 그보다 더 감량에, 근육량은 늘었으니 이만하면 성공적인 아니, 슬기로운 운동생활이 맞다. 물론 피트니스센터에서 트레이너들은 개인 피티를 받지 않는 나같은 아줌마들에게는 불친절이 옵션이고 필수라서 기구를 쓰고 있을 때도 자기 회원.. 2020. 11. 25. 미칠것같은 금요일 매일 하던 원격수업을 월, 금만 하게 되었을 때 시집살이하다 분가한 것 처럼 마음이 그렇게 편안하더니 이것도 월요일은 월요일대로 금요일은 금요일대로의 원격수업 스트레스라는 게 있어서 오늘이 바로 그 날이었다. 그는 늘 지각을 한다. 9시가 되어도 오지 않는 그의 빈자리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올까, 안 올까" "오면 어떻게 대처를 하지, 이 시간까지 안오는데 설마 오겠어" 설마는 늘 사람을 잡는다. 뒷에 맨 형광색으로 빛나는 가방이 그의 머리통을 지나서까지 아우라를 뿜으며 후문 쪽으로부터 서서히 걸어오고 있다는 걸 교실 창문으로 보고야 말았으니 올게 오고야 말았구나 욕은 입과 찰떡궁합이고 복도는 뛰라고 있는 곳이지, 걸으라고 만들어진 곳이 아니고 친구는 욕하라고 있는 거지, 서로 사이좋게 지.. 2020. 11. 20.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지지난주 금요일에는 선미언니네 엄마가 돌아가신 강릉으로 조문을 다녀오고 이번주 토요일은 수연이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삼성병원으로 조문을 다녀왔다. 딸의 계원예고 동기 엄마들의 부모님들이 한겨울 숲속 커다란 나무 쓰러지듯 그렇게 돌아가셨다. 용진이네 외할아버지도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고 그 집은 부고도 안알려서 조문도 못했고 미사중에 짬짬이 기도만 할 뿐이다. 부모님들이 그렇게 돌아가신다. 우리 아버지도 벌써 6년이 되어간다. 은진이가 고등학교 1학년때 돌아가셨고 승범이는 아직 군대에 있을 때다. 집에서 쓰러지시고 딱 2주동안 일반 병실에 계시다가 중환자실 들어가신지 일주일만에 가셨다. 전북대 병원에 계실 때 두번 갔었고 군산 의료원 중환자실에 계실 때 두 번이나 갔나 싶다. 부모가 그렇게 우리.. 2020. 11. 16. 시간이 지났어도 사과는 필요하다. 지난 주 금요일 갑자기 가게 된 상가가 강릉 이제 우리 나이는 부모님들이 대부분 요양병원에 계시거나 돌아가셨거나, 아프시거나 우리 엄마처럼 팔팔하게 내가 늘 말하는 어른 ADHD 처럼 돌아다니는 분도 드물어졌다. 우리 시부모님만해도 팔십 넘으시면서부터는 더 확실히 노인이 되신것같다. 아는 언니 엄마가 돌아가셔서 강릉으로 가면서 일주일을 마감했다. 구미에서 휴가받아 온 막내를 데리고 버스타고 갔다가 다음 날 남편이 데리러 와줘서 강릉 투어 하고 수원행 강릉 중앙시장 감자바우에서 옹심이로 아침먹고 승범이는 강릉에 연주하러 올 때 마다 간다는 포남 사골 옹심이 집을 추천해줬지만 우리는 그냥 맑은 육수에 끓여진 옹심이로 아침 강원도에 왔으니 옹심이지 글쎄 나는 일부러 두 번 먹고 싶은 맛은 아니었다. 커피는 테.. 2020. 11. 11. 고추따게 확! 일어나 공주에서는 공주님이지만 집에 와서는 집노비쯤 되는 남편님이 아직도 쿨쿨 자는 토요일 아침 일어나! 고추따게 남편이 벌떡 일어나면서 후덜덜-.- 아이 무셔라!! 아니 뭐가 무섭다는 거여. 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길 뿐 그리하여 우리 부부는 옥상에 올라가 남은 고추와 가지를 땄다. 가지도 넣고 고추도 마음 껏 썰어넣고 닭갈비를 해 먹었다. 2020. 11. 2. 남편의 미역국은 훌륭했다. 블로그를 시작한 다음부터는 집에서 흔히 해 먹는 음식 하나만 차려도 핸드폰부터 꺼내기 때문에 이제 남편은 먹기 전에 잠깐 기다려야 된다는 걸 안다. 하지만 훌륭한 미역국은 사진을 찍지 않았다. 사진으로 찍기에도 아까운, 맛은 더 훌륭한 미역국이었기 때문에 사진이 필요없다. 내 생일이라고 미역국을 커다란 곰솥에 하나 가득 끓여 놓고 공주로 갔다. 곰솥에 하나 가득이라, 누가 보면 애 낳은 산모가 일주일은 먹을 미역국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까지 가서 심지어 돈도 있었음에도 - 남편이 용돈을 몇 달동안 공주에 짱 박고서 모아서줬다. 남편이 준 오만원권 여러장이 봉투에 있었는데도 사고 싶은 물건을 사지 못한 나라는 사람을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한 숨을 쉬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 2020. 10. 27. 이전 1 ··· 51 52 53 54 55 56 57 ··· 104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