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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맛있어서 미안했던 참외 비가 징그럽게, 너무 내려서 결국 우리 아랫집은살짝 비가 비친다는 민원이 들어왔고 첫 해 둘 째해 같았더라면 어쩌나 어쩌나, 당장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잠도 못잤을 정도로 불편한 마음이었겠지만 이제 마음에도 굳은 살이 박혔다. 비가 그치면 괜찮아지겠지 라는 마음으로 오늘이 되었고 그동안 더 이상의 전화는 없었으니 해결이 되었으리라 그냥 그렇게 믿는 게 마음이 편하다. 사람도 나이 먹으면 여기저기 아픈 것 처럼 집도 서른 가까이 되었으니 약한 부분에 빗줄기가 들어갔을것이고 그나마 아랫집 한 집만 그랬다니 다행이다 싶기까지했다. 옥상에 넝쿨만 무성했던 참외를 남편이 해체하고 열매라고 열려있던 참외를 한 개 따서 주었다. 두 개 열렸었다. 한 개는 노란 색이 들었고 그나마 한 개는 파란 색이었다. 남편이 만.. 2020. 8. 11.
그렇게 가족이 되어 간다. 아주 더울 때 있는 시어머니 생신 그래도 지금은 시원한 식당에서 만나 거기서 밥 먹고 2차는 카페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고 3차만 시댁으로 가서 마무리 술 한잔 마시고 돌아오니 십 년 전 쯤과 비교하면 며느리 만만세 시댁 입구에 현수막이라도 걸어야 될 판이지만 그래도 시댁 가기 전 날이면 심호흡 한 번에 마음을 다 잡는다. 결혼 생활 이십 육년 차에 오십이 넘은 며느리가 이런 마음이라는 게 참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시어머니는 엄마가 될 수 없고 동서들은 내 여동생이 될 수 없다. 시댁 담장만 봐도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드는 게 아니라 이제 정말 도착했구나 싶은 마음부터 드는 건 스물 일곱 결혼했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결론은 시댁 식구는 가족이 될 수 없다. 아니 가족이어서는 안된다. 적당히 거리감이.. 2020. 8. 4.
엄마의 그릇 군산 친정에서 오년 전 쯤 가져 온 엄마의 그릇이다. 군산 친정에서 우리 오남매가 저 밥공기에 밥을 담아 먹고 자랐고 지금은 우리 애들이 저 밥 공기를 쓴다. 행남자기 그릇 시리즈였는데 밥공기만 있었던게 아니라 커피잔셋트에서부터 도자기 커피 포트까지 일체 셋트로 되어있었다. 엄마가 그릇계를 해서 샀다고 했었다. 그릇을 사서 그릇장안에 진열만 하다가 실제로 가족들이 저걸 쓴 것은 한참후에 썼다. 우리가 썼던 것보다 그릇장 안에 있는 걸 유리너머로 본게 더 많았던 엄마의 그릇이다. 아까워서 못 쓰다가 누가 왔을 때나 잠깐 쓰다가 다시 닦아서 얼른 그릇장안으로 들여 놓았던 엄마의 귀하디 귀한 행남자기 그릇셋트가 밥공기와 국 대접이 나한테 왔다. 나는 어렸을 때 그릇장앞에서 커피잔이며 밥공기의 자잘한 꽃무늬와 .. 2020. 7. 26.
언니네 텃밭 꾸러미 언박싱 삼시세끼에서 유해진이 차승원을 부를 때 "차"라고 하듯이 나도 "차"라고 부르는 차돌처럼 야무진 선생님이 있다. 어느샌가 "차" 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이름 다 붙여서 부르는 것보다 "차"라고 부를 때 내 맘은 더 정겹다. 사실 안 지는 십년도 안되었는데 그 전부터 알았던 것같은 사람 삼 주 전인가 점희샘이랑 차랑 나랑 셋이서 맥주 마시다가 차가 알려 준 언니네 텃밭에 나도 조합원가입을 하고 꾸러미를 신청했다. 그게 오늘왔다. 이름도 참 거시기하게 마음에 들었다. 언니네 텃밭 정확한 명칭은 언니네 텃밭 여성농민 생산자 협동조합이다 생산원칙이 있다. 친환경 농산물 공동계획 공동 생산 제철 농산물 토종 씨앗농산물 내가 받는 꾸러미는 무안공동체 언니들이 보내 주는 제철 꾸러미다. 방사유정란과 무농약 초당옥수수.. 2020. 7. 23.
귀염둥이 막내 금박휴가 군대가있는 군인들보다 집에 더 못 오는 우리 수민이 시합마치고 감독이 금박줬다고 집에 왔다. "금박" 운동하는 자녀들을 둔 사람들은 알아듣는 용어지만 나도 처음에 금박이라는 단어를 들었을때는 생소했었다. 중학교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했으니 집 떠나있은지 우리집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 얼마나 집이 그리웠을까 싶다. 하지만 그런 만큼 철도 일찍 들어서 빨래 너는것도 개는 것도 군인못지 않게 각잡아 널고 개고 단체생활하느라 일찌감치 단련되고 숙련된 것들이 우리 수민이에게 보인다. 엄마 밑에 있었더라면 자기 빨래나 개고 살았을까 자기 빨래나 세탁기에 넣어두면 잘했다고 칭찬받았을 정도 일텐데 세탁기에 세제넣고 섬유유연제 넣는 것까지도 운동선수 특유의 고집이 있어서 그대로 해야 빨래도 한 것 같다고 하니 집 밖의생활.. 2020. 7. 19.
우리집 식생활 탐구생활 뭣이 중헌디 뭣이 중혀 먹는 게 중하다. 남편은 그다지 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나는 한 잔씩 기분 나면 마셔줘야 된다. 수민이 예천 경기보고 마트로 장보러 가서 사 온 저녁거리로 밥없이 저렇게 간단하게 한 상 차려 먹고 저녁은 끝 맥주병처럼 생겼으나 와인 스파클링 와인이라 달달하고 청량감이 있어 오징어 숙회와 딱 맞는 조합 케잌은 또 왜 그렇게 먹고 싶은지 주말에는 단 게 땡겨 가끔씩 케잌이 먹고 싶다. 이마트에서 사 온 포트메리온 워터가든 케잌스탠드에 오징어 숙회 올려놓고 무김치 데코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긴 하나 밥은 없어도 저렇게 먹어줘야 한 끼 먹은거 같으니 어쩔수 없다. 케잌 올려 놓자고 산 접시는 딴 걸 놓고 케잌은 평접시에 그럴거면 케잌 접시는 왜 샀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내 맘이다. 앤이.. 2020. 7. 14.
니가 왜 거기서 나와 - 유수민- 더워서 밖에 나가기도 싫은 오늘 우리집 유수민 여자대학부 400m 결승 나가서 역전승 먹었다. 짱 먹었다는얘기 쥐 정신나간 아나운서랑 해설하는 인간, 우리 수민이는 예상하지도 못했던 선수라서 안중에도 없다가 나중에 수민이 1등으로 들어오는 데도 헛소리 만랩 그나마 아나운서는 나중에 정신차리고 유수민이 1위로 들어온다고 해설하는데 끝까지 정신줄이 나간 해설하는 인간은 1등으로 들어오는 선수가 누구인지 모르네 몰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각으로 해설하는 해설자 때문에 열 받았지만 그래도 수민이는 꿋꿋이 1등으로 자기 페이스 유지하면서 들어왔다. 자식이 셋이라도 음악 둘에 운동 하나라서 공부했던 자식은 없지만 다 키운 건 아니래도 키워보니 운동하는 놈이 가장 힘들어했다. 그래서 내가 항상 말 했었다. 승범이.. 2020. 7. 9.
남편아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봄부터 바람이 나서 드나들던 옥상 텃밭이 남편이 들인 정성만큼 수확물을 내주기 시작해서 나는 상추 한 포기 사다먹지 않고 여름을 보내고 있다. 부부의 세계를 애플수박이랑 고추랑 찍었다. 정성을 들이고 또 들여 줄기가 뻗어나갈 스파이더맨 거미줄같은 작품을 만드는 걸 보고 내가 웃다못해 비웃었는데 이게 저렇게 줄기를 뻗어나갈 줄 몰랐다. 설치미술 작품처럼도 보이는 남편이 만든 그물망 위로 애플수박인지 참왼지 납작 엎드려서 위로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남편아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2020.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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