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친정에서 오년 전 쯤 가져 온 엄마의 그릇이다.
군산 친정에서 우리 오남매가 저 밥공기에 밥을 담아 먹고 자랐고 지금은 우리 애들이 저 밥 공기를 쓴다.
행남자기 그릇 시리즈였는데 밥공기만 있었던게 아니라 커피잔셋트에서부터 도자기 커피 포트까지
일체 셋트로 되어있었다.
엄마가 그릇계를 해서 샀다고 했었다.
그릇을 사서 그릇장안에 진열만 하다가 실제로 가족들이 저걸 쓴 것은 한참후에 썼다.
우리가 썼던 것보다 그릇장 안에 있는 걸 유리너머로 본게 더 많았던 엄마의 그릇이다.
아까워서 못 쓰다가 누가 왔을 때나 잠깐 쓰다가 다시 닦아서 얼른 그릇장안으로 들여 놓았던 엄마의
귀하디 귀한 행남자기 그릇셋트가 밥공기와 국 대접이 나한테 왔다.
나는 어렸을 때 그릇장앞에서 커피잔이며 밥공기의 자잘한 꽃무늬와 도자기 커피 포트를 보는 걸 좋아했었다.
실제로 우리집에 아줌마들이 놀러오면 커피보다는 미숫가루를 타서 스텐 대접에 줬으면서
엄마는 그릇계를 해서 행남자기 그릇셋트를 들여놓고 그걸 쓰지도 않으면서 좋아했던것같다.
커피가 병으로 있었지만 아끼고 아끼다가 미숫가루를 탈 때 한숟갈 크게 퍼서 함께 섞어서 젓는 걸 봤을 뿐
엄마가 커피를 타서 행남자기 커피잔에 마시는 걸 본 적은 없었다.
사각형 맥스웰 커피 믹스가 나왔을 때부터 우리 엄마는 커피 믹스를 좋아했다.
하루에 한 잔 맥스웰 커피 믹스 빨간색을 마셨는데 그럴 때도 제대로 된 커피잔에 마시지는 않았다.
행남자기 그릇셋트 중에서 밥공기와 대접은 우리 밥상위에 얼렁뚱당 올라왔지만 절대로 커피잔만은 쓰지 않으셨다.
엄마가 그렇게 아끼고 아끼던 행남자기 커피잔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밥그릇 국대접을 나한테 준 줄도 모르고 엄마는 우리집에서 저 밥공기를 보고 굉장히 반가워하면서
"오메 우리 그릇이 여기 있었네"하셨다.
토요일 저녁은 어김없이 규칙적인 음주생활
일주일에 한 번 와인으로 규칙적인 음주생활 실천중이다.
알바 두 탕을 온몸으로 뛰고 맞이한 토요일
와인아니라 뭣인들 맛있지 않을 까
자는 것도 아까웠던 토요일 저녁이었다.
그만큼 고되고 고된 일주일이었다.
알고보니 오늘이 중복이라 급하게 사다 달이고 달인 삼계탕
남편,은진이,승범이
3인 3닭
내가 엄마 그릇을 추억하는 것처럼 우리 애들도 엄마 밥을 그리워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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