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밥을 먹는 일이 불가능했었는데 전염병 시국덕분에
그게 가능해졌다.
제주도 전지훈련 앞두고 마지막 휴가를 받아서 집에 온 막내가 오기 전부터 먹고 싶다고 한
"갈비탕"
언젠가부터 우리집에서는 갈비탕은 사먹는게 아니라 집에서 가내수공업처럼 끓이는게 되어 버렸다.
다섯이서 충분히 먹을려면 끓이는 수 밖에는 없다.
그래 끓이자
화서시장에서 찜갈비는 호주산으로 사고, 잡뼈만 한우로 사서 핏물빼고 끓는 물에 튀겨내서
깨끗이 손질해둔 다음 마음을 다리듯이 푹푹 고았다.
한우잡뼈에서 우러난 갈비국물에, 고기는 호주산이었지만 오래 끓일수록 맛이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는
갈비탕
다섯명이서 저녁과 점심 두끼를 고기를 충분히 올린 갈비탕을 먹을 수 있었다.
그렇게 끓여내기까지 물론 나는 몇 시간을 서서 식당 아줌마처럼 일했쓰 -.-;;;
사진이 읎네
먹느라 바빠서
내가 갈비탕만 했음 말을 안한다.
하다하다, 집에서 치킨을 만들었다.
애초에, 엄마가 보낸 문제적 택배와 날아라 개천용때문이었다.
엄마의 문제적 택배는 브런치에도 문제를 확 일으켜서 브런치에 썼던 "언제나 무거운 엄마 택배"편에 하루 방문자가
만오천과 다음 날은 사천명이 방문해서 택배의 무게만큼 문고리가 뜨거울만큼 방문자가 대단했었다.

엄마가 보낸 택배꾸러미안에 들어 있던 닭정육 두 봉지를 한봉지는 볶음으로 해먹고
한봉지는 튀긴 거다.
날아라 개천용 막방의 진지한 시청을 위해서 미리 사다놓은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에 닭정육을
담가두어 닭냄새를 없애고
파인애플을 갈아넣고,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해두었다가
치킨파우더에 덤벙덤벙 섞어서 가마솥에 튀겨주었다.
뼈가 없는 치킨이라 180도에 7분이면 바삭한 치킨이 되었다.

맥주를 마셔가면서 닭을 튀기는 나는 진정한 달인아닌가
닭은 충분히 맛있었고, 은진이는 노랑통닭삘이 나는 맛이라며 칭찬을 해줘서 거기까진 좋았으나
남편은 공주님-.-
공주에서 발령이 안나서 반년 더 진짜 공주로 계셔야 되는 공주님께서 한말씀하셨다.
"앞으로는 치킨 이렇게 해서 먹으면 되겠네"
이럴때는 튀김 적정온도 180도를 넘는 빠지직 1000도로 남편분, 아니 남편노옴을 째려 봐주셔야 된다.
"님아, 치킨은 배달시켜먹어야 제 맛이고, 갈비탕은 나가서 사먹어야 제맛인거다"
하지만 남편을 이해하기로 했다.
눈치가 있으면 공주가 아니라 아래것이지
하여 우리집 화서동에는 공주님이 살고 계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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