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 일요일 아침
성당 갈 수도 없는 시국이 되고 보니, 오전이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
마트에 가서 샤부샤부용 장을 봐다가 점심은 꼬막 비빔밥과 샤부샤부로 가즈아!!
찍어 먹는 쏘스는 폰즈쏘스 없이 그냥 집에 있는 간장에 무화과 식초와 매실 섞어서 대충 만들어 놓고
육수용 국물 내서 채소를 한 소쿠리 쌓아놓고 샤부샤부를 해 먹었다.
꿈꾸는 할멈 블로그를 보니, 고기를 넣기 전에 연근을 미리 넣고 끓여야 소고기의 피맛이 안난다고 써 있길래
연근도 한 접시 썰어 놓고 미리 끓였다.
완전한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될수있으면 채식주의자를 지향하는 터라 굴 샤부샤부는 내가 해 먹을 거고
고기는 남편이랑 애들 거,
입맛 통일도 이렇게 어려우니 나라 통일이야 말하면 입만 아프다.
자기 일로, 친구 일로 한꺼번에 겹쳐서 바쁜 둘째는 집에 못오고 서울에 있었는데
데려다 함께 멕이질 못하니 에미 맘은 또 신경이 쓰이는데
약올려야겠다면서 영상통화를 하는 큰 애를 막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둘째가 심술이 난 것이다.
오라고 했으면 와서 먹었을텐데, 부르지 않았다고 서운해했다.
친구 엄마 돌아가셔서 장례식장 갔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딸이 안스러워서 집에 들르지 말고
서울 원룸에 가서 쉬라고 한 게 잘못이었다.
맛있는거 하면 함께 나눠먹고, 챙기고 했어야 하는데 아이가 피곤할까봐 집에 오라고 하지 않고
남은 가족들끼리 집밥을 맛있게 해서 먹었으니 둘째 마음에는 속상했던것이다.
결국 나는 나대로 밥하느라 주말 내내 힘들었고 자식 마음은 상하게 한 꼴이 되고 말았으니
애 셋 엄마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니들도 나중에 애들 낳아서 키워봐라 이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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