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씨를 뿌려놓고 비닐하우스처럼 만들어서 따뜻하게 해주고, 날이 좋은 날은 바람을 통하게 해줬더니
어느새 상추가 저렇게나 커버렸다.
물론 남편이 한거다.
나는 상추씨만 사다 줬을 뿐
남편이 옥상에 딴 살림차린 사람처럼 드나들더니 저렇게 만들었다.
주말에만 와서 올라가는 옥상이지만, 일주일동안 내가 옥상에 올라가는 횟수보다 남편이 주말에 올라 다니는 횟수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올라오는 부추도 십센치는 올라왔고, 옥상의 작은 화단같은 텃밭에도 봄이 왔다.
땅속에서 잠자던 것들이 하나 둘 같은 자리에서 올라오고 있다.
상추를 보고, 부추를 보면서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사는 것들은 식물이든 사람이든 언제나 기특하고 대견하다.
아직은 바람이 차지만
집앞 길을 따라 개나리가 몽글몽글 꽃몽오리가 보였다.
아침에 길을 걸어가면서 올 봄 처음으로 그렇게 개나리를 봤다.
한 달 동안 마음의 근신으로 인한 글의 근신
오늘 본 상추와 개나리 꽃봉오리로 근신 해제
꽃은 앞다퉈 필 것이고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봄도 확실히 올 것이고
지금껏 살던대로 다시 열심히 살기로 했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인가족의 주말 (0) | 2021.03.28 |
---|---|
"뒤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갈 것" (0) | 2021.03.24 |
동태전,고추전,새우전(feat:유은진) (0) | 2021.02.13 |
남편을 오래오래 살리기로 했다. (0) | 2021.02.13 |
우리끼리 설 지내기 이브 (0) | 2021.02.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