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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다시 시작하는 봄

by 나경sam 202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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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상추

 

 

씨를 뿌려놓고 비닐하우스처럼 만들어서 따뜻하게 해주고, 날이 좋은 날은 바람을 통하게 해줬더니

어느새 상추가 저렇게나 커버렸다.

물론 남편이 한거다.

나는 상추씨만 사다 줬을 뿐

 

남편이 옥상에 딴 살림차린 사람처럼 드나들더니 저렇게 만들었다.

 

주말에만 와서 올라가는 옥상이지만, 일주일동안 내가 옥상에 올라가는 횟수보다 남편이 주말에 올라 다니는 횟수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올라오는 부추도 십센치는 올라왔고, 옥상의 작은 화단같은 텃밭에도 봄이 왔다.

땅속에서 잠자던 것들이 하나 둘 같은 자리에서 올라오고 있다.

 

상추를 보고, 부추를 보면서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사는 것들은 식물이든 사람이든 언제나 기특하고 대견하다.

 

아직은 바람이 차지만

집앞 길을 따라 개나리가 몽글몽글 꽃몽오리가 보였다.

아침에 길을 걸어가면서 올 봄 처음으로 그렇게 개나리를 봤다.

 

한 달 동안 마음의 근신으로 인한 글의 근신

오늘 본 상추와 개나리 꽃봉오리로 근신 해제

 

꽃은 앞다퉈 필 것이고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봄도 확실히 올 것이고

지금껏 살던대로 다시 열심히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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