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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설을 앞두고 나름 대청소를 하다가 1995년도에 들어 둔 남편의 종신보험 증권을 발견
그걸 가입해뒀다는 것을 몰랐을 리는 없고 남편도 나도 다 아는 사실이었지만
둘다 자세한 내용은 묻어둔 채 이십 육년이 지났던거다.
한달에 육만이천사백오십원씩 15년을 납입했다.
남편 월급이 백만원이 안됐을 때 시작한 보험이었으니 그 당시로서는 큰 돈이었다.
육만원이 지금에야 치킨 세마리 값밖에는 안되지만 95년도, 우리집에서는 비중있는 돈이었고
15년동안 육만원의 보험일망정 깨고 싶었던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참고 견디고, 묻어뒀더니 만기는 훌쩍 지났고 이제 탈 일만 남았다.
천만원정도 납입했을 뿐인데 열배도 넘는 돈을 타게 끔 셋팅이 되어있는 연금보험 증권 한장에 남편이
잠시 부자가 된 것처럼 기쁘다고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렇지만 보험을 들었던 당시
남편은 서른 한 살 나는 스물 일곱이었다.
남편 나이 육십이 될 때 나오는 보험금을 우선은 십오년 납입하고 기다렸다가 육십에 탄다는 것은
서른 한살,스물 일곱이 믿고 기다리기에는 뜬구름 잡는이야기같았으나
거짓말처럼 세월은 흘러
남편은 거짓말 같은 육십이 곧 올 것이고
보험금도 그때부터 남편의 종신동안은 삼성이 망하지 않는 한 나올것이다.
종신형 보험이기 때문에 자기가 누워만 있어도 돈이 나온다면서
호흡기만 꽂고 있어도 돈이 되는 인간이라며
갑자기 남편 주가가 테슬라주가 되었다.
적당히 살다 죽을려고 했는데 될수 있는 한 오래 살아야겠다는 목표가 생긴 남편
제발 오래오래 살아주라
내 바램이다.
남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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