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26 "섬 트래블러 비양도" 가파도에 이어 오늘은 비양도 투어 압정처럼 박아놓은 섬위에 빼곡이 드러찬 청보리밭 가파도에 비하면 비양도는 참 그저 그런 작은 섬 한 바퀴 다 도는 데 한 시간도 안 걸리는 가파도만큼 미니 섬이었다. 한림항에서 보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까운 섬이라 배를 타고 15분이면 닿는다. 아주 옛날에는 제주 본토와 맞닿아 있었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섬으로 분리가 되었다나 그런다. 한림 항에서 배를 타기 전 "금능해수욕장" 모래가 희고 예쁜 해수욕장이 있다. 제주도로 처음 이사가서는 곽지해수욕장만 열심히 다니다가 얼마쯤 지나서는 협재 해수욕장으로 본거지를 옮겨서 놀다가 그것도 지루해졌을 때 금능해수욕장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바다가 해수욕장이 다 거기서 거길일것 같아도 조금씩 다른 뭐 그런 게 있었다. 금능.. 2020. 4. 14. "가파도 청보리밭" 바람이 세게 불어 보리 밭 옆을 지나갈 때 솨아 솨아 소리가 났었다. 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실기시험 지정곡으로 "보리밭"을 불렀어야 했는데 우리반 영신이가 발음이 좋지 않아 "보리이 바압 사아잇길로" 라고 불러서 승질 드러운 음악 선생님이 점수를 아주 형편없게 줘서 영신이는 울었었고 우리는 영신이가 노래 부를 때 보리밥이라고 할 때 큭큭대고 웃었던 "보리밭"이다. 우리나라 섬 중에서 표고가 가장 낮은 섬이 가파도라고 한다. 바다에 압정처럼 박혀 있는 섬이라는 비유를 보고 정말 딱 들어맞는 비유라고 생각했었다. 제주도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유채꽃밭도 갈아 버린다는데 그래도 어딜가나 유채꽃도 보이고 버스를 타고 가다 만나는 해안도로도 멋있고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곳이긴하다. 모슬포 .. 2020. 4. 11. "오 나의 제주" 연심언니가 내 블로그를 안보니까 맘 놓고 얼굴을 저렇게 공개하고 - 알믄 난리날끄라 ㅋ 2003-2005년 제주 살이에 연심언니 학교 동기로 만나서 나에게 제주하면 떠오르는 사람중에 한 사람이 되었다. 애들 키우면서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던 전문대학 음악과에 다시 들어가서 말도 못하게 고생하면서 2년을 보냈다. 외워지지도 않는 나이에 악보보고 외워가면서 젊은 애들 앞에서 향상 곡 덜덜 떨면서 치고 중간 실기 기말 실기 덜덜 떨어가면서 보느라 퍽이나 애 써가면서 2년을 다녔었다. 누가 하라고 했으면 그렇게 했겠나! 뭐든지 자발적 의지라는게 가장 무섭다. 체르니 40번의 10번쯤 치다 어설프게 그만뒀던 피아노를 제대로 배워서 우리 애들은 내가 가르쳐야겠다는 참으로 바람직한 마음으로 가볍게 들어 간 학교였으.. 2020. 4. 9. "어쩌다 고사리" 고사리를 제주도 살 때 처음 꺽어봤다. 고사리를 직접 꺽어보기 전 내가 알 던 고사리는 삶아서 새까맣게 말려진 고사리였을 뿐 고사리가 저렇게 파랗고 통통한 줄기를 가진 식물인줄 몰랐었다. 들판에 나가면 천지가 고사리밭이라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산에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평평한 평지 풀숱에 땅에서 뿅하고 올라와 있다. 여름에 이사를 하고 한 해 넘겨 봄에 관사 보도블럭위에 고사리를 삶아서 널어 놓은 것을 보고서야 고사리를 끊어볼까 생각했었고 혼자가기는 좀 무서워서 은진이를 데리고 갔었다. 그때 수민이는 어디에 있었나 -아마 누구네 집에라도 놀러가 있었을 것이다. 이상하게 붙임성이 좋았던 아이라 때가 되어도 굶지도 않고 남의 집에서 밥도 잘 얻어 먹고 다녔었다. 승범이는 어디에 있었을까 동네 애들이랑 벌레 .. 2020. 4. 5. "오 나의 서귀포2" 내가 이중섭도 아니고 "오 나의 서귀포"는 쫌 그렇기도 하지만 한달 살려고 마음먹었더니 서귀포가 좋아졌다. 호기심이 뇌 구조의 반 이상일게 틀림없는 나로서는 결정을 하고 나면 그게 갑자기 좋아져버리는 병이 있다. 그러다가 탁하고 놔버리는 것도 순간이긴 하지만 호기심 많은게 아주 나쁜지많은 않은 것 같다. 나를 움직이는 8할이 호기심 아닐 까 싶다. 교토에서 보낸 12개월 가끔씩 아주 그립게 생각이 났다. 골목에 떠 돌던 달달한 간장 냄새 쓰레기를 얌전히 치우시던 옆 건물의 관리인 아저씨 새로 생긴 채소가게의 싸고 신선했던 채소들 갓 구워낸 빵을 나르던 보로니아의 아줌마들 얼마전에는 NHK에서 "사라메시"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학교 가느라 늘 뛰어 다녔던 카와라마치 상점가가 나왔다. 잠깐이었지만 그 골목의.. 2020. 4. 4. "오 나의 서귀포" 한달을 살러 가는데 저렇게 작은 가방이냐고 남편이 그랬을 때 저걸로 한달 짐 다 꾸려서 갈 수 있다고 큰소리 쳤지만 막상 짐을 싸보니 우리 엄마 황여사 말마따나 "아나 택도 없다" 분홍색 가방에 꾸역꾸역 짐을 밀어넣고 감기가 걸릴 거란 전제하에 감기약까지 밀어넣고 가방안이 한 치의 틈이 없게 싸서 집을 나섰다. 생협 그만두고 기습적인 이틀을 그아말로 죽게 아프고- 또 죽게 아플만한 병이 있었으니 "치질수술" 결국 하고야 말았다. 몸살이 지나간 자리-이제는 치질이 괴롭혀 내 발로 걸어가서 그날 당장 수술을 하고 승범이 손을 잡고 퇴원을 하고 집에 왔다. 승범이 낳고 생겼던 치질 부끄러워서 말하기도 그렇기는 하지만 병이라고 생각하면 뭐 부끄러워할 만 한 일도 아니고 누구라도 수술을 미루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2020. 4. 3. "정리 끝 몸살" 금요일까지 일하고 나오는 직장 - 소연씨가 "점장님 벌써 가게" 허둥지둥 하던 모습으로 나를 배웅해주고 소연씨한테 삥뜯어서 한봉지 가지고 나온 "우리밀 짱구" 생협에서의 최애 과자였다. 한봉지 까서 우드득우드득 소리 내면서 안양역까지 걸어오는데 직장은 없어졌지만 사람은 남았다는 기분 재고이동차 전 점을 돌다 나를 보고 퇴근하려고 서둘러서 돌아왔다는 ㅇㅇㅅ씨나 커피 좋아한다고 르완다분쇄커피와 쵸코렛 들려주던 ㅅㅇ씨 미들근무 끝내고 차로 수원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하던 ㅁㅅ씨 직장은 사라졌지만 사람은 남았다. 그 리 고 토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새벽까지 정말 죽게 아팠다. "이렇게 아플수가 있을 까"누워도 아프고 서 있어도 아팠고 급기야 "코로나가 아닐까" 괜한 걱정까지 했지만 열이 없었던 걸로 봐서 코로나는 .. 2020. 3. 26. 그냥 흰머리로 살기로 했다 결국 염색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얘기다. 서른 살 갓 넘어서부터 흰머리가 쑥쑥 나기 시작했다. 애를 셋 그것도 둘째와 셋째는 간격이 민망할만큼 짧게 낳아서 앞뒤로 업고 안고 키웠어도 셋을 자연분만한 엄마치고는 관절 튼튼 팔팔한 관절이라서 살면서 어디 한군데 골절이라는 걸 모르고 살았으니 나야말로 출산에 특화 아니 최적화된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었나보다. 하지만 머리카락은 취약했으니 승범이 낳고 쑥 은진이 낳고 쑥 수민이 낳고는 머리가 빠지다 못해 흰머리가 쑥쑥 나기 시작했다. 서른 한 살에 흰머리가 소복했다. 그래도 그게 이상하다는 자각도 못했을만큼 육아에 치였었다. 둘이나 셋이나 그게 그거 같았어도 막상 셋을 낳고보니 세상에 아이 키우는 일이 가장 어려웠어요 라고 하고 싶을만큼 힘들었다. 머리빠져 흰머리.. 2020. 3. 20. 이전 1 ··· 58 59 60 61 62 63 64 ··· 104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