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식당109 청경채 김치 옥상에 청경채를 씨로 뿌렸는데, 배추처럼 커서 그 사이 몇 번을 잘라다 먹었는지 모르겠다. 별로 정성을 들이지 않았는데도 미안할 만큼 잘 자라는 것들이 있다. 올 해는 청경채와 적겨자가 그렇다. 청경채 김치 담그는 건 있는줄도 몰랐는데, 옥상에 청경채가 정신없이 자란다고 했더니 함께 일하는 선생님이 자기가 유치원에서 일할때 보니까 청경채 김치를 담그더라고 알려줬다. 엄마한테 못 배운 김치지만, 레시피 검색해서 소금으로 절인 청경채에 밀가루 풀 쑤고 새우젓에 액젓에 고춧가루, 생강가루, 매실 엑기스 섞어서 버무렸더니 아삭아삭한 청경채 김치가 만들어졌다. 아삭하고 시원한 맛에 한 번 먹어보고 깜짝 놀랐고 이게 정말 내가 만든 김치가 맞나 싶어 두 번 놀랐다. 봄과 여름사이에 딱 먹기 좋은 김치가 청경채 김치.. 2021. 5. 5. パンとスープとネコ日和 (빵과 스프와 고양이가 함께 하기 좋은 날) 小林聡美(코바야시 사토미) 주연의 드라마 2013년 4부작 텔레비젼 드라마였는데, 카모메 식당의 코바야시 사토미 주연의 영화다. 넷플릭스에서 지난 주에 본 뒤로 오늘까지 열번도 넘게 봤다. 저 드라마를 보면서 알게 됐다. 내가 갈등을 싫어하는 사람이구나, 특별한 전개없이 샌드위치와 스프를 파는 가게의 이야기일뿐인데 특별한 내용이 없고, 갈등이 없는 저 드라마를 열 번도 넘게 보면서도 재미없다는 생각이 안 들고 그저 평화롭다, 나는 저런 드라마가 좋다라고 느꼈으니, 그래서 카모메 식당도 열번 넘게 본거고 남극의 쉐프도 그렇고 빵과 스프와 고양이가 함께 하기 좋은 날 드라마도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스프에 꽂혀서 도전해봤다. 옥수수 스프 드라마를 또 보면서, 스프를 저녁으로 먹고.. 2021. 5. 1. 남편, 커피 남편이랑 사는 이유가 백가지도 넘는다. 연금도 있고, 연금 보험도 있고, 알고보면 가성비가 높은 남자다. 그래도 그것은 아직 나중의 일이고 지금은 커피 저 커피가 중요한 이유가 됐다. 정작 본인은 좋아하지도 않는 커피를 원두부터 골라와서 야매로 배운 드립 실력으로 주말이면 정성으로 내려준다. 아들과 딸에게는 얼 죽 아 나는 항상 떠 죽 아 커피를 내리는 모습은 뒷 모습부터 진지함*1000 요리라고는 할 줄 아는 게 다섯가지도 안되지만 당신은 커피 하나 내려주는 걸로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고 이미 내가 말한바가 있을만큼 그거면 됐다. 요리는 내가 해서 주면 되고 남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 가지만 제대로 할줄알면 되니, 큰 욕심없이 남편의 야매 드립 실력이 나날이 발전하길 은지니가 말하는 유타벅스의 점장은.. 2021. 4. 12. 엄마처럼 돼 버렸다. (갈치조림) 아직도 엄마가 가끔씩 말하는 요구르트와 환타에 대한 신세 한탄같은 말에 나는 엄마랑 어딜 가게 되면 꼭 환타를 사서 엄마 한 병, 나 한 병 마신다. 우리집의 가전제품은 텔레비젼- 냉장고 - 짤순이 - 세탁기의 순으로 영입되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집에 세탁기가 있는지 체크하는 항목도 있었던 거 보면 세탁기는 중요한 가전이긴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이 다섯인 우리집을 생각해보면 우리집 가전제품은 위에 쓴 순서의 반대로 들어왔었어야 했지만 불행히도 세탁기가 가장 나중이었기 때문에 엄마는 내가 중학생일때까지 다섯명 빨래, 엄마 아버지까지 일곱의 빨래를 맨주먹 붉은피 혼신의 힘으로 빨아 입혔다. 주말이면 엄마가 빨래를 모아놓고 반나절은 빠는 걸 본 적도 있었지만 그런 엄마를 보면서도 한 번도 고생하는구나, 우리.. 2021. 4. 12. "써브웨이 꺼져, 나경WAY" 또띠아로 만들어 먹는 써브웨이 도전 뭐 도전이라고 할 것도 없다. 오전 11시까지 판매하는 또띠아 써브웨이 두 번 사먹고 토요일 오전에는 집에서 만들어서 남편에서 조공 1. 또띠아를 유산지위에 깐다. 2. 또띠아 위에 계란 지단 올린다. 3. 파프리카와 베이컨을 올리고, 피자 치즈를 놓고, 머스터드 쏘스를 뿌린다. 4. 신문지에 지폐 숨기듯 꽁꽁 싼다. 에어 프라이어에 넣고 160도 3-4분이면 치즈도 녹고 마음도 녹는 써브웨이꺼져가 만들어 진다. 2021. 3. 28. 밀푀유나베 주말에 만들어 먹은 밀푀유나베 딸이 차곡차곡 4단으로 쌓아올린 배추-깻잎-고기의 조합을 이등분으로 자르고 육수는 다시팩으로 우려내서 보골보골 끓였다. 간장과 식초, 올리고당, 생와사비의 소스에 찍어서 먹는 밀푀유나베 처음 만들어봤는데 큰 솥을 다 비웠다. 잘먹고 잘쉬어야 되는 주말 그래야 또 일주일 열심히 살지 집에서 해먹는 밥이 좋다. 좋은 고기 사다 한 번쯤 또 해먹고 싶은 냄비요리다. 2021. 3. 17. "묻고 오십 개로 가" 우리집 체육인은 제주도로 연례 행사 전지훈련을 떠났고 이제는 직장인이 되어서 주말의 느낌을 지대로 알게 된 큰 애와 휴학계를 낸 둘째 아이들이 점점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나는 악덕 사장님 만두속을 큰 냄비에 만들어서 들이대줬다. "닥치고 더블로 가!" 만두피 기본이 25개 스물 다섯개로는어림쨉도 안되는 만둣속좀 보소 속은 내가 만들었지만, 만두가 안떨어지게 쫙 붙이는 재주는 없었다는 걸 몰랐을 뿐이고 그 특별한 재능은 은지니에게 있었다는 걸 알았을 뿐이고 큰 애는 집에 있었을 뿐이고 하여 만두는 둘이서 빚었다. 은지나, 너 휴학하면 보영만두에서 일해도 되것다 은지니 만두 만드는 것 보고 오빠가 하는 말 만두 모양도 예쁘고 손끝이 야무지게 잘도 만들어서 오십개를 은지니가 선빵하고 승범이가.. 2021. 2. 9. 우리집에는 공주님이 살고 있다. 다섯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밥을 먹는 일이 불가능했었는데 전염병 시국덕분에 그게 가능해졌다. 제주도 전지훈련 앞두고 마지막 휴가를 받아서 집에 온 막내가 오기 전부터 먹고 싶다고 한 "갈비탕" 언젠가부터 우리집에서는 갈비탕은 사먹는게 아니라 집에서 가내수공업처럼 끓이는게 되어 버렸다. 다섯이서 충분히 먹을려면 끓이는 수 밖에는 없다. 그래 끓이자 화서시장에서 찜갈비는 호주산으로 사고, 잡뼈만 한우로 사서 핏물빼고 끓는 물에 튀겨내서 깨끗이 손질해둔 다음 마음을 다리듯이 푹푹 고았다. 한우잡뼈에서 우러난 갈비국물에, 고기는 호주산이었지만 오래 끓일수록 맛이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는 갈비탕 다섯명이서 저녁과 점심 두끼를 고기를 충분히 올린 갈비탕을 먹을 수 있었다. 그렇게 끓여내기까지 물론 나는 몇 시간을.. 2021. 1. 26. 이전 1 ··· 5 6 7 8 9 10 11 ··· 14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