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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신 4월에는 엄마 생신. 엄마 연세가 만만치 않으니 이제 집에서 차려 먹는 이런 생일상 얼마나 더 먹을 수 있을까 싶었다.제철 쭈꾸미와 신선도 좋은 육회와 우리 엄마표 양념 꽃게 무침, 이걸 우리 식구들은 무젖이라고 부른다.양념 꽃게 무침이라는 뭔가 고상한 단어보다 그저 '무젖'이라고 해야 알아 듣는다. 꽃게 무젖이라고 하면 알아 들을려나, 귀로 우리말을 알아 들을 수 있을 때부터 '무젖'이라 들어서 다른 말은 대체할 말이 없고'무젖'에 있어서만큼은 엄마는 한복선이 앞치마 입고 뎀벼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이미 손녀들, 손자들에게까지 엄마의 '무젖'은 소울푸드로 돼버려서 애들이 우리에게 할머니에게 얼른 배우라고 재촉을 하지만나는 도저히 엄두도 안나고 엄마처럼 만들 자신이 없다. 사십대 후반 남동생이 홍천에서.. 2025. 4. 15.
매화꽃이 피나 봄 광양에서 온 광양댁 매화가 우리집 화단에 자리 잡은 지 3년됐다. 22년 3월 해남 전지 훈련 가 있던 셋째 보러 갔다가 사 온 매화 나무.해마다 어떻게튼 우리 집 척박한 화단에서 다만 몇 송이라도 작고 앙증맞은 꽃을 보여주고 초여름까지 연두잎도 보여주니나무 심은 보람을 해마다 느끼게 해 준다. 아주 초록색인 잎보다 시작하는 연두잎 색깔이 예뻐서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꽃망울 달린게 두 개, 핀 게 하나, 이번 봄에는 꽃이 세 송이 필려나. 잘 안보면 언제 폈는지 졌는지도 모르는 우리집 3년차 매화나무다. 그래도 나무 3년이라 그런지 줄기도 굵어졌고 뻗어나간 가지도 처음 우리집에 올 때보다 많아졌다.성장을 한 거다. 광양이 고향이었으니 경기도의 겨울이 얼마나 추웠을까. 그걸 두 해 보냈으니 이제 뿌리.. 2025. 4. 8.
오래 살았다. 31년. 해마다 돌아온다. 결혼 기념일. 한 분이랑 살고 있으니 새로울 것도 없는 결혼 기념일이지만 우리가 나이를 먹고 아이들이 커나가고 있다는 건 해마다 다른 느낌이긴 하다. 옛날 사진 찾아보면 나이 먹은거라는데, 요즘은 애들 어릴 때 사진을 보면서 남편이랑 웃을 때가 가아끔 있다. 우리도 나이를 많이 먹은 부부가 된 거다. 다들 지브리풍으로 사진들을 바꾸길래 오래 된 사진 찾아서 바꿨다.대전 살 때, 피렌체라는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먹었나보다. 즉석사진 아래에 피렌체라고 써 있었다.기억난다. 그 때, 식당에서 나왔던 물이 허브차였다. 애들 입맛에 그게 맞을리도 없고, 보리차에 5년 길들여진 유승범 입 맛에 맞았겠냐고요.물을 마시자마자 까다로왔던 입맛의 소유자, 승범군은 "웩"했다. 결혼기념일인지, 뭔지 특별한.. 2025. 4. 3.
평화 그 잡채 많이 편해졌다. 사람과의 관계도, 내 마음도, 내려놓고 떠나오고  TWO GO를 했더니 올 해가 편하다.성가대 총무도 그만, 합창단 회계도 그만. 나 아니면 안될 일 절대 읎다.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맡아서 할 수 있는 일들이고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귀찮기 때문에 하던 사람이 계속 해 주기를 바랄 뿐, 내가 잘해서 붙잡는 건 아니라는 말입니다. 성가대를 탈단하고 나니, 미사의 자유가 생겼다. 골라서 가는 미사. 9시 미사를 가도 되고, 미사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성가대에서 드리는 미사도 좋았지만 세례받는 그 시절로 돌아가서 신자석에서 드리는 미사도 좋음을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하나는 걸리고 둘은 유모차에 타던 시절, 세 놈 나이 합쳐서 10도 안되던 시절.나의 유일한 해방일지는 주일 미사.. 2025. 3. 31.
봄 청소하다가 마음 청소했다. 어지간히 바쁜 일들은 해냈고, 지나갔다. 3월에 월급받는 거 이상으로 일을 했다 싶다. 3월이 제대로 자리잡으면 일 년 중 반은 지나간 것 같은 일의 특성 상 이정도면 괜찮은 출발이다.내 자전거, 씽씽 잘 나가는 것처럼 말이지.언덕길, 심호흡 한 번 하고 페달 마구 돌려. 기어 변속 2로 땡기고, 한 번도 쉬지 않고 언덕을 올라왔다.이러다 꿀벅지 될 예정입니다. 산불로 국가재난같은 상황이라도 필 꽃은 피어 있는 게 지나가다가도 한 번은 쳐다 보게 되는 봄이다.눈에 보이는 곳 청소말고 붙박이 장 안에 안 입고 옷걸이에 걸려만 있던 옷들 버리고 서랍 정리하는 걸로 저녁을 보냈다. 청소하다가 열어본 판도라의 상자. 베냇 저고리 세 벌 전주 차산부인과, 대전 용산부인과, 대구 파티마 산부인과. 셋을 모두 다른 .. 2025. 3. 28.
자전거, 결국 다시 삼 민트 색깔 자전거 잃어 버린지 3년됐나. 있다 없으니 가까운 거리 갈 때 자전거가 있었더라면 할 때가 가끔 있었다.처음에는 열쇠를 잘 채워두다가 아무 일도 없이 자전거가 잘 있길래 어느 날, 맘 놓고 버스 정류장 근처에 세워두고 출근을 했는데, 시원하게 잃어버렸다.사진으로만 남아 있는 나의 민트 색깔 자전거. 어디서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나의 자전거는 잊기로 하고 오늘 당근에서 새로 자전거를 샀습니다. 7단 변속기어가 있어서 우리집 처럼 오르막이 있는 곳에 딱 인 자전거, 남편은 집 아래에서부터 내가 잘 타고 올라오는 지 쳐다봐줬고, 잘 타고 올라오자 감독처럼 오케이 싸인 주고 카라 미니벨로를 주차해주었습니다. 자전거가 있으니 아침에 필라테스 갈 때도 씽, 바람을 가르며 가고, 출근, 퇴근 해주던 남편의.. 2025. 3. 24.
꽃농사 시작. 옥상 식당 개장 겨울이었다가, 갑자기 초여름 같았던 토요일. 가고 싶어서 그동안 안달이 났던 '남사'로 꽃 사러 출동.명품만 아울렛이 있는 게 아니었다. 남사에 꽃 아울렛이 생겨서 꽃 사기가 좋아졌다. 12개씩 들어 있는 꽃을 4판이나 사고 꽃 아울렛 매장 옆에 있던 매장에서 나무 도마, 못난이 2개 득템. 옹이가 있거나 못 생긴 무늬가 있어서 못난이 도마지만 쓰는데 아무 지장없다. 그리고 우리집에 가서 쓸모있게 살면 잘난 도마되는거지. 파는 곳에서나 못난이 도마일뿐, 우리집 가서는 잘난 도마로 살자. 2개 샀고. 올 봄, 우리집 화단에서 남편의 꽃농사 모종이 될 작은 꽃들. 해마다 사는 비슷한 아이들이지만 새 봄에 다시 보는 작은 꽃들이 반갑습니다. 사는 건 내가, 꽃농사는 남편이. 저걸 사는 순간, 남편의 등은 반나.. 2025. 3. 23.
교토 가고 싶다. 하고 있는 일의 특성 상 3월은 숨쉬기도 바쁜 달이고 4월쯤 되어야 한 숨 돌리는 일이다보니 블로그 쓰기도 쉽진 않지만'일드 보기'는 쉬지 않았다. 오히려 바빴기때문에 나에게 주는 힐링 포인트로 더욱 집중하게 되는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이라, 요즘은 '핫스팟' 열심히 보고 컵라면 드라마 '만푸쿠' 감동하면서 봤다.겨울에는 '북쪽 고향에서'로 스트레스 풀어가면서 살았는데 작년처럼 힘 들일이 올 해는 없어졌다.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던직장 동료아니, 그들이 사라졌기때문에...세상은 상대적인것, 그들에게 나는 빌런이었을테고, 나는 그들때문에 힘들었던 2년을 보냈는데 발령은 세상 고마운 일,내가 가지 않고 그들이 떠나갔다. 세상의 공기가 달라진 것 같음, 아침이 즐거움, 출근이 즐거움. 그리고 봄이 즐거워졌다.얼.. 2025.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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