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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평화 그 잡채

by 나경sam 2025.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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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편해졌다. 사람과의 관계도, 내 마음도, 내려놓고 떠나오고  TWO GO를 했더니 올 해가 편하다.

성가대 총무도 그만, 합창단 회계도 그만. 나 아니면 안될 일 절대 읎다.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맡아서 할 수 있는 일들이고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귀찮기 때문에 하던 사람이 계속 해 주기를 바랄 뿐, 내가 잘해서 붙잡는 건 아니라는 말입니다.

 

성가대를 탈단하고 나니, 미사의 자유가 생겼다. 골라서 가는 미사. 9시 미사를 가도 되고, 미사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성가대에서 드리는 미사도 좋았지만 세례받는 그 시절로 돌아가서 신자석에서 드리는 미사도 좋음을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하나는 걸리고 둘은 유모차에 타던 시절, 세 놈 나이 합쳐서 10도 안되던 시절.

나의 유일한 해방일지는 주일 미사였고 남편은 주민등록번호 앞자리에 6자 붙은 놈들 같지 않게 나에게 일요일의 자유를 주었으니, 일요일에 나 혼자 미사보고 와서 집에서 쉬고 있으면 애 셋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서 혼자서 한 나절 이상을 놀아주던 사람이었으니 일요일은 쉼이 가능했다. 데리고 나갔기 때문에 혼자 있는 완전한 자유가 있었고 애들은 아빠가 있으면 나를 찾지 않았다. 그걸 가능하게 한 게 남편이고 나는 그래서 전주 아중리 부영 아파트 놀이터를 아직도 인생 놀이터로 생각한다. 그리고 남편은 아중리 부영 아파트에 살던 애기들의 아빠들에게는 빌런이었을것이다.

 

당신도 저 집 아빠처럼 애 좀 봐라 인간아


  하지만 남편이 데리고 나간 아이들의 꼴은 사실 이랬다.

 

셋째 머리는 산발에 신발은 벗겨지고, 그나마 짝짝이로 신고 있다. 승범이는 둘째를 보고 웃고 있는 거 같고.

 

 네살에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있던 둘째도 운동신경도 좋아서였지만 남편이 일요일날 데리고 놀면서 가르쳐줘서 다른집 아이들보다 빨리 롤러브레이드나 자전거를 배울수 있었다.

 

언니 신발 손에 끼고, "나는 언제 저거 타 보나" 눈독 들이고 있는 셋째의 애잔한 눈빛이 귀엽다.

 

나에게 평화를 안겨준 일요일 우리 아이들과 남편덕분에 그때 나는 홀가분하게 성당에 나가 미사드리고 휴가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봄 꽃보다 더 예쁜 아이들. 저 때는 닭발에 술 좋아하는 애들도 클지 상상도 못 했지만-.- 

삼십년 후딱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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