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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봄 청소하다가 마음 청소했다.

by 나경sam 2025.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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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히 바쁜 일들은 해냈고, 지나갔다. 3월에 월급받는 거 이상으로 일을 했다 싶다. 3월이 제대로 자리잡으면 일 년 중 반은 지나간 것 같은 일의 특성 상 이정도면 괜찮은 출발이다.
내 자전거, 씽씽 잘 나가는 것처럼 말이지.
언덕길, 심호흡 한 번 하고 페달 마구 돌려. 기어 변속 2로 땡기고, 한 번도 쉬지 않고 언덕을 올라왔다.
이러다 꿀벅지 될 예정입니다.

자전거를 타면 될 것 같아요.

 
산불로 국가재난같은 상황이라도 필 꽃은 피어 있는 게 지나가다가도 한 번은 쳐다 보게 되는 봄이다.
눈에 보이는 곳 청소말고 붙박이 장 안에 안 입고 옷걸이에 걸려만 있던 옷들 버리고 서랍 정리하는 걸로 저녁을 보냈다.
 
청소하다가 열어본 판도라의 상자. 베냇 저고리 세 벌

삼남매 베냇저고리

 
전주 차산부인과, 대전 용산부인과, 대구 파티마 산부인과. 셋을 모두 다른 시와 도에서 낳고 나에게는 베냇 저고리와 얼굴 주름, 꽉 찬 나이가 남았고,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다.
 
남편이 봄 볕 좋은 날 삶아서 옥상에 널어야겠다고했다. 어른들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잠 한 번 실컷 자봤으면 했던 전쟁같던 애 키우던 시절이 그래도 좋은 때였고 그 때가 내 인생의 봄이었구나 싶다.갔ㄷ
그리고 그 봄이 그땐 긴 것 같았으나 이렇게 짧은 거구나. 
베냇 저고리 세 벌에 마음이 확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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