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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5월에 꾼 이틀 밤의 꿈"

by 나경sam 2018.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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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꾼 이틀 밤 꿈"


한여름 밤의 꿈도 아니고 5월에 꾼 이틀밤의 꿈이다.


하지만 꿈은 아니고 현실맞다.


지난주 토요일 교토역에서 만나서 오늘까지 함께 자고 먹고

어디서? 호텔이지

오랫만에 뽀송뽀송하고 쿠션좋은 침대에서 이틀을 코를 골면서 꿀잠을 잤다.


나때문에 트리풀룸을 예약하고 셋이서 일박이일이 아니라 이박삼일을 찍었다.

알바때문에 계속 있을 수는 없었지만

첫 날 함꼐 간


"금각사"



킨카쿠지[금각사(金閣寺)]

                                                                         

킨카쿠지는 아시카가 요시미쓰(足利義滿)가 1397년 개인 별장 용도로 건축한 것이다.

 원래 이름은 녹원사(鹿苑寺)였으나, 스님들의 사리를 보관하는 전각에 금박을 입혀 지금의 킨카쿠지, 즉 금각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1950년 방화로 모두 소실되었으나 1955년 복원되었으며, 지금은 교토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다.

 전각 바로 앞에 있는 호수 경호지(鏡湖池)에 비친 금빛 찬란한 전각의 모습 또한 장관이다.

1994년 교토 문화재의 구성 요소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실제로 보면 저 금빛이 24케이 순금처럼 금박이 생생해서 정말 멋지고

물에 비친 모습과 한 셋트처럼 연결되어져 보이는것도 색다른 풍경이었다.


"역시 금은 24케이가 진리"

함량 떨어지는 18케이 14케이는 퀄리티 떨어지는 걸로 결론 내고

금각사 앞 호수에도 마치 정원처럼 나무를 심고 꾸며 저 작은 호수가 그냥 호수가 아니라

정원이라고 생각하고 관람하면 된다.

(금각사 후면에서 보면 물위에 펼쳐진 정원을 볼 수 있다)


가을에 단풍이 들 때 오면 저 금빛과 어떤 느낌으로 어울릴지 보러 오고 싶다.


쿄토 시내 가와라마치에서 버스 205번을 타고 40분쯤 가면 금각사였고

다시 오던 길을 되짚어 버스를 타고


"도시샤대학교"

"윤동주"시인과 "정지용" 시인의 시비를 찾아서 갔다.


"정지용시인 시비"



"윤동주 시인 시비"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원고지에 옮겨 쓰면서 의미를 되새겨 보던 떄도 있었는데

직접 시비에 씌여 있는 "서시"를 읽고 있는 기분이 참 이상했다.


역사가 오래 된 도시샤 대학교는 학교 전체가 붉은 벽돌 계열의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고 캠퍼스가 오밀조밀하고 높낮이가 없이 평평하게

펼쳐져 있어서 대학교라기보다는 고등학교 교정같은 느낌이었다.


토요일 오후였지만 대학생들이 앉아서 떠들고 있거나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편안해보였다.

물론 그 애들도 다들 그 나이에 맞는 고민들이 있고 어려움이 있겠지만 젊다는건

짙은 초록의 잎을 보는 것처럼 싱그럽다.


 그런 나이에 윤동주 시인은 이 나라에서 목숨을 읽었다는 것이 참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


"금각사를 본 후에는 도시샤 대학에 들러 시인의 시비를 찾아보고 시를 한 번 읽어보기를"


토요일 금각사와 도시샤 대학 두 곳만 들른것이 참 좋았다.

전에는 여러곳을 하루에 가야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두 곳만 갔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기억에 남고 마음에 사진처럼 남았다.


이제 여행은 하루에 두 곳만 가는 걸로~


시비 앞에서 모기에 물려서 오늘까지 발등을 북북 긁으면서 수업을 들은것은 매우 쟌넨이지만

그늘이고 나무가 많아서 모기들이 많았다.

ㅇㅅㅇ도 팔에 물린 모기 자국이 오늘까지 있고

"도시샤 대학 모기들 에프킬라 맛을 봐야지 정신을 차리지 다음에 가게 되면 모기약 뿌리고 앉아서 시비를 차근차근 읽기"


도시샤 대학에서 윤동주 시인과 정지용 시인의 시비를 찾아가볼 생각이면 에프킬라를 챙기시기를~

깨알팁되시겠다.


저녁은 아사히 비루^^


금요일 저녁에는 속상해서 아사히 비루

토요일 저녁은 반가워서 아사히 비루

비루비루 아사히 비루


일요일은 비가 오는 교토 날씨속에 두 사람은 느긋한 관광을 하고

나는 알바 흑흑흑-.-;;;


5월 13일 "하하노히" - 엄마의 날

원래도 바쁜 빵집이 이 날을 위해서 그렇게 바빴던 것이다.

일요일은 8시간 일을 하고 월요일은 쉬는 날인데

이제 아줌마들이 하는 농담이나 대화가 귀에 쏙 들어오니까 또 그것도 괴로운 일


아줌마 1 - "언제까지 이렇게 바쁘지"

아줌마 2 - "월요일은 괜찮은것 같고 화요일부터 삼일간은 또 바쁜것같아요"


헐 뭣이라고라라-.-;;;


내가 월요일 쉬는데 그때는 덜 바쁘고 화요일부터 삼일간 바쁘다면 그건 내가 일이 많을거라는 이야기

차라리 아줌마들 이야기가 안들렸으면 덜 괴로왔을텐데 들리니까 괴롭네 괴로워


일이 너무 많아 연세가 좀 있는 일본 아줌마 한 분이 힘들어서 스트레칭하는 걸 보고

내가 어깨를 두드려드렸더니 아줌마가 너무 시원하다면서 좋아하셨다.

그전에 나한테 숫자 세 보라고 시켰던 아줌마여서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아줌마가 힘들어하는걸 보니까 내가 안마를 안해드릴수가 없었다.


- "아줌마 두드려드릴게요"

아줌마 - "엥 그럼 그러던가 (안해도 된다고 안하셔)

나 -  두두두두두두 자동 안마 발사 두두두두두

아줌마 - 어어어 시원해 너무 시원해 오늘이 엄마의 날인데 내가 고상한테 안마를 받네 야사시이 고상~"


아줌마는 너무 시원해하면서 이젠 고상이 힘드니까 그만 해도 된다는 소리를 절대로 안하셔서 적당히 하다가 힘들어서 접었다.-.-


그래도 잘했어. 아줌마가 너무 힘들어 했으니까

빵 종류가 딸기빵,커피빵이 있는데 빵 이름을 쓰고 그날 구워져서 포장한게 몇 개인지 쓰는 걸 일요일은 내가 했다.

일본 아줌마들은 그냥 글씨만 써서 갯수만 쓰는데


예를 들면


수박빵 - 5개 

하트빵 - 5개 

 이런 식으로 종류쓰고 갯수만 쓰는데 일요일날 내가 적은건 이렇다.


커피 빵 - 5개

하트빵  -5개

그림도 함께 그려놓았다.


진지한 일본 아줌마들 사이에서 이큐쩌는 한국 아줌마 "바로 나다"


힘든 일요일 알바 후에 이번에는 에비수 비루

저녁은 맛있는 야키니꾸 잠은 호텔에서


이것이 바로 한여름 밤의 꿈이 아니라 5월에 맞은 이틀간의 다까라쿠지 "복권" 인거지~


게다가 이 두 분이 교토를 오면서 잔뜩 사온 일용할 양식들은 너무나 알찬 밑반찬들

앞으로 한 달은 너무 맛있게 밥을 먹을 일만 남았다.


월요일 점심은 백화점 식당가에서 회전초밥



회전초밥 맛있게 먹고 강이 보이는 스타벅스 야외 테라스에서 함께 차를 마시고 낄낄대다가

교토역에서 하루카를 4시반에는 타야 해서 호텔앞에서 헤어졌다.


다들 바쁜 일이 있는 데 일부러 나때문에 교토까지 와서 맛있는거 잔뜩 사주고

호텔도 일부러 트리풀 룸으로 잡아서 함께 자고

(이틀 함께 자면서 코고는걸 텄다 깔깔깔 )


이박삼일 동안 얻어만 먹고 교토 민폐녀에 검색어에 이름 올려도 될 만큼 해주는대로 받기만 했어도

너무너무 고마웠어^^

택시를 타고 슝하고 가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꿈이 확 깨는 이 기분은 뭔가 -.-



호텔에서 건조까지 뽀송뽀송 끝낸 빨래를 여행 트렁크에 넣고 덜덜덜 소리를 내면서 우리 동네까지 밀고 왔다.


집을 가려면 보로니아 내 일터 앞을 지나가야 한다.


나한테 비오면 우산도 필요없겠다고 농담을 한 할아버지를 빵집앞에서 딱 만났다.



현실로 확 돌아왔다.



이틀동안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좋은 환경에서 편하게 자고 아무런 걱정없이 이틀을 살다가

동네에서 빵집 할아버지를 딱 만난 순간


 "꿈은 깨지고 현실로 돌아 온 나경 아줌니"



오늘 수업 복습하고 내일거 예습하고 빵집 앞치마 호텔에서 잘 빨아왔으니 내일은 산뜻하게 다시 입고 씩씩하게 또 잘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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