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박이장 뒷면에 물이 주르륵
베란다가 없이 사박이 외벽인 집의 구조상 붙박이장 뒷면은 곧바로 집의 외벽이다보니
집을 고칠 때 보강재를 넣기는 했지만 이번 겨울을 살아보니 모든게 부질없다 부질없어
붙박이장의 모든 옷을 꺼내 말리고 옷장안도 물기를 없애고 온풍기로 바짝 말려주느라
하루가 다 갔다.
옷을 다 꺼내놓고 보니 한번도 안입고 자리 차지하고 있는 옷들이 너무 많아
작년과 그 전해에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은 처분하기로 마음먹고
두번이나 큰 비닐봉투에 담아서 버렸다.
그중에는 치렁치렁한 가죽 코트도 있었지만
무겁고 보온성이 떨어져 좋아하지도 않는 옷인데 가죽이 아까워서 버리지를 못했었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MBC 스페셜에서 본 적이 있는데
계절별로 옷 다섯벌씩만 두고 옷장안이 텅텅 빈 아줌마가 나왔었다.
우리집은 옷과 옷사이가 너무 빽빽해서 얇은 옷은 어디에 숨어 있는지도 모를 지경인데
그녀의 옷장은 경이로웠다.
옷장안은 하루 종일 정리하고 마대자루로 두번을 내다 버렸어도
옷장안이 헐렁하지는 않다.
그래도 많이 여유있어진 옷장을 보니 하루 품을 들인 보람이 있다.
덕분에
옷장안은 뽀송뽀송해지고
미리 짐을 꾸렸다.
한달전에 선편으로 짐을 부치고 내가 가서 받으면 될 것 같아 필요한 옷들만 간단하게 넣었다.
최대한 간단하게 사는것을 목표로 삼고
단촐하게 짐을 꾸려서 가는것을 목표로 삼고 상자 하나만 채우고 일단 끝
퇴근한 남편이 상자의 정체를 알고 한숨을 쉰다.
그래도 어쩔수 없는 일
불편해도 다 살아간다는것은 그사람도 알고 나도 아는 일
어차피 나중에는 누가 되든 혼자 살텐데 젊어서 미리 연습해두는 것도 괜찮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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