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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금요일"

by 나경sam 2018.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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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전에 종업식하는 학교에 일찍 수업을 다녀왔더니

오후에는 딱 그만큼 피곤해져서 쉬어야 몸이 편안하다.

할머니들이 초저녁 잠이 많은게 이해가 되는것이

그분들이 잠이 많아 일찍 자는게 아니다.


하루의 피로가 일찍 오기 때문에 주무시는 것이라는걸 이제 알겠다.

일찍 자니까 새벽에 깨는 것일테고 나이를 먹으면 몸의 시계는 그렇게 흘러가나 싶다.


그렇다고 나는 초저녁에 일찍 자는 것도 아니고 저녁은 저녁대로 늦게 자니

다음날 일을 하게 되면 오후가 여지 없이 피곤하다.

그래도 오늘같은 날

남편이 모임있어서 늦게 온다고 하니 다른 날 같지 않게 반갑다.


전에 근무하던 곳에서는 워낙 주사파들이 많아서 일주일에 두 번은

전 집에 가서 막걸리를 마시는 규칙적인 모임이 있었는데

지금 옮긴 곳은 일절 그런게 없으니

남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어지간하면 6시 퇴근 7시 10분 쯤 집에 돌아오니

저녁 차리는 것도 만만치가 않았다.


전에 있던 곳은 회식이 너무 많아 짜증스럽더니

이 곳은 또 집에 너무 일찍 들어와 피곤하더니

오늘 밖에 먹고 들어 온다니까

그게 술이든 밥이든 반갑다.


큰 애도 토요일 객원으로 연주가 잡혀 있어

오늘 리허설을 하러 일찍 서울가서

지금까지 오도가도 않고

둘째는 새내기 새터 ( 새내기 배움터 ) 이박 삼일 가서 내일이나 되야 돌아오고

혼자있는 이 적막강산이 나쁘지는 않다.

어제는 새터에서 장기자랑을 했다고 전화가 왔다.

아들은 고등학교때나 초등학교 때도 수학여행을 가면 생사확인이 안되는 아주 무심한 놈이었는데

딸들은 일일이 설명을 해주니 딸하고 아들이 이렇게 다르구나 해가 갈수록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혼자 있으면 먹고 사는 일이 참 가볍다.

쌈다시마에 따뜻한 밥 초고추장에 싸서 먹고 따뜻한 유자차를 한 잔 마셨더니

반찬이 없었던 밥상이었지만 하나도 서운하지가 않았다.


언제나 눈에 밟히는 우리 막내

전화를 했더니

오늘은 육상부 회식이라 고기를 먹으러 왔다고 너무 좋아한다.

우리집 유일한 모태신앙이고 첫 영성체까지 제대로 마친 제대로 신자인 우리 막내가

지금은 천주교의 냉담 신자가 되고

고기교의 신자가 되었는지 고기를 참 좋아한다.


막내가 맛있게 먹을 고기가 내 마음도 흐뭇하게 하고


일주일이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빨리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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