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엄마아 물"

by 나경sam 2018. 1. 26.
728x90
반응형
                                        


"엄마아 무울"


우리 큰 애보다 나이를 더 먹은 이 집이 요 며칠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몸살이 나고 말았다.

온수는 나오지 않고 하루종일 보일러를 켜두어도 온도는 올라가지 않아

집안에서 손이 시렵다.


다행히 아이들이 집을 비우고 있어서

남편과 사이좋게 커피 주전자에 물을 끓여 고양이 세수만 이틀 째

이 추위가 풀려야 온수도 나올텐데

작년에는 이런 추위가 없었는지 온수가 안나오는 일은 없었는데

올 해는 아마 더 추운지 사람도 집도 한 번은 몸살을 앓고 지나갈 모양이다.


오늘 셋 다 집으로 복귀하는 날

집 비우고 가족이 어디로라도 피신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이다.


그래도 집이 그렇게 좋은지

막내는 오전 운동 마치고 집에 간다고 소리만 지르고 냅다 뛰어나왔다고 했다.

차라리 아침 밥 먹을 시간에 더 자고 싶다고 아침도 안먹고 운동을 했다는데

점심까지 안먹고 그대로 구미역으로 택시 타고 가서 최대한 빠른 기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우리 가족 가족 중에서 겁도 제일 많고 혼자서는 길도 잘 못찾아다니는 아이가

집에 오고 싶다는 마음으로 혼자서 수원역까지 잘도 찾아왔다.


스키캠프 다녀 온 두 아이를 태우고 수원역으로 가서 막내를 태우고

모처럼 차가 시끌시끌


집에 와서 배가 고픈 막내에게 호떡을 구워주었다.




저 호떡을 시작으로

몇 차례의 코스 요리가 이어지고 식사는 끝났다.


막내가 밥을 먹으면서

"엄마아 무울" 그러는데

그 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그래 엄마는 물주라고 부르라는 이름이다.


내 자존감은 그토록 낮았던가 싶지만


아기가 말 배울 때 그 말이 달콤하게 들리는 것 처럼

내귀에 캔디


"엄마아 무울"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  (0) 2018.01.31
"인생은 멀리서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0) 2018.01.28
"가족"  (0) 2018.01.25
"한밤중에하는해적룰렛"  (0) 2018.01.24
"나이에 비례하는 정직한 몸상태"  (0) 2018.01.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