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성가대 총무도 올 해까지만 하고 그만 둘 거고, 합창단 회계는 이미 후임에게 인수인계 끝냈고 결산의 계절이 슬슬 다가온다.
김장하면 엄마들은 일 년 다 지나간 것 같다 그러지만 김장을 하지 않는 나에게는 총무와 회계 일 넘겨주는 것이 일 년 마무리의 가장 큰 과제다.
끝이 없는 일은 없으니, 이 또한 지나가고 또 누군가가 맡아서 하겠지. 조바심내지 않기로 했다.
인수인계마치고 나니 월요일 합창단 연습가는 마음이 가벼웠다. 임원일 때는 연습 끝난 다음에 남아서 뒷정리까지 하고 오느라 조금씩 늦었는데 평단원으로 돌아가고 나니 원래의 내 자리로 돌아온 것처럼 마음이 편안한걸 보니
책임을 지는 자리의 무거움을 다시 한 번 알게 된 일 년간의 임원 생활.
성당 성가대의 총무도 나름 할 일이 있고 책임이 있지만 합창단 회계는 더 그랬다.
더욱이, 올 해는 10주년 연주회까지 있어서 신경 쓸 일이 많았지만 단장이나, 부단장만 했겠냐만은 내 그릇으로는 회계도 무거웠으니, 이임해준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운 것은 당연한 일!!
더 하라고해도 그 이상 잘 해낼수 없을만큼 회계일에 마음을 갈아넣었었다.
이임인사: 제가 월급받고 하는 제 일보다 이 일을 더 열심히, 즐겁게 했다는거 여러분 아시죠^^
이임인사를 이렇게 했다. 합창단 회계 일 하나 끝!! 얼쑤 웃음난다.
정산할게 또 뭐가 있을까.. 친구들 모임. 올 1월 스페인 동지들 12월 연말모임으로 에어비앤비 숙소 예약했고
1박 2일의 서울 수학 여행을 계획중입니다. 저녁에는 광화문 앞에서 시티투어 야경버스도 탈 거고, 이것도 미리 예약했쥬.
나경 투어 부릉부릉 시동걸렸습니다. 연말 모임 하나 하면 한 해 간 거고. 그걸로 정리 하나 또 끝.
동기 모임에서 내가 총무도 아닌데 어느새 총무가 되어 있으니 이쯤되면 나, 국민총무아닌가.
성당 성가대 총무는 이제 그만 하겠다고 담화문 발표했으니 내년에 쉬면 되는거고, 마음 편히 2025년을 맞이해보자.
책임을 내려 놓는 다는 게 이렇게 편한 일이구만, 어젯밤에는 왜 그런 난리가 났을꼬, 동네 챙피한게 아니라 나라 챙피한 일인데 87학번이었던 나나 83학번 남편은 정말 옛날 사람 맞긴 하다. 계엄령 선포라는 말에 서울서 친구 만나고 놀고 있던 딸에게 "얼른 들어오라고, 계엄령 선포라고" 우리 부부는 심각했고 "그게 모야" 하는 딸은 요즘 아이.
벚꽃 냄새와 함께 봄을 보내지 못 한 1987년의 봄, 최루탄 냄새에 울면서 다니던 학교가 그립기도 하다.
계엄이 뭔지, 최루탄이 뭔지, 대자보가 뭔지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너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그 때 엄마가 맡은 최루탄 냄새 값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느 집 자랑스런 아들이 시위하다 죽기도 했고 지금 내 나이는 그 때 시위하던 대학생들의 엄마보다 나이를 더 먹었다.
최루탄 냄새 한 번도 안 맡아보고 곱게 산 것들이 어디서 계엄을 말하는지.
내려놓는 일이 이렇게 홀가분 한 건데 악착같이 쥐고 있을려고 할 때 손에 쥐가 나는 거지, 놔 버리면 얼마나 편한데 계엄어쩌고 하는 건지, 나랏꼴 후진국 된 것 같아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이 돼 버렸다.
최루탄 냄새 함께 맡고 다니던 친구들과 연말 송년회 잘 하고, 이탈리아 여행도 잘 다녀오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제발 정치 좀 잘 해라. 이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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