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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행복감과 우울감의 한 끗 차이

by 나경sam 2024.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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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은 아주 행복하더니, 화요일은 우울했다. 어쩜 기분이 이렇게 오락가락하는지 이것도 갱년기 탓인가.

그럴지도 모르지. 만병통치약 에스트로겐이 없어진 나의 몸은 "화"에도 민감하다.

월요일이 행복하다고 블로그에 썼던 게 창피할 정도로 화요일 기분은 깜깜했다.

그래서 갱년기인지, 한 번 떨어진 마음을 주워서 제 자리에 돌려 놓는게 참 힘든 나이가 됐다.


화요일은 "레지오 회합"이 있는 날이고 필라테스 운동이 있는 날.

둘 다 화를 다스리는데에는 최적의 것들이다. 필라테스가 두려웠던 날들은 이젠 좀 지났는지, 힘은 들어도 잔잔한 음악에 맞춰 몸을 스트레칭 시키고 근육을 풀다 보면 편안해지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나이들수록 해야 되는 운동 중에 여자들에게는 "필라테스" 좋다고 생각한다.

꽉 채운 2년을 하고 있으니 나에게는 맞는 운동이다.


천주교 신자로 세례는 1999년에 받았지만 특별한 활동을 한 것은 없었다. 그러니 중간에 냉담도 한 적도 있는데 그나마 제주도 살 때 하귀성당에서 성가대 활동하면서 성당 안에서 소속을 찾게 되면서 자리를 잡게 됐다.

그립다. 하귀성당. 소길리 집에서부터 하귀 성당은 시골길 20분 달려야 나오는 곳이었다.

내가 살았던 많은 지역들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 제주도였다. 중산간 시골길을 달려 하귀로 내려가다보면 바다가 서서히 보인다.

 

여기 제주도 맞구나, 항상 새롭게 느꼈었다. 관사 현관 문에 누가 놔 둔 당근 자루, 아무나 갖다 먹어도 되는 거였고 귤 나무 아래 떨어져 있는 귤들. 감 떨어진거 주워 먹듯이 귤 떨어진것도 주워 먹어도 되는 곳이 제주도였다.

 

우리가 다시 육지도 이사간다고 했을 때 이름도 기억안나는 장전리 살 던 성당 아줌마가 섭섭하다며 귤을 주셨다.

노상 듣던 제주도 사투리, 우리 셋째는 제주도 애기마냥 자연스럽게 할 때쯤 우리는 제주도에서 이사 나왔었다.

 

그래도 우리 애들 셋은 거기서 2년 반 살았다고 춘천으로 이사 나와서도 자기들끼리는 제주도 말로 이야기를 해서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웃을 때도 많았다.

 "애비작작" 사전에도 없던 말인데 우리 셋째와 둘째가 제주도에서 유치원 다닐 때 배워와서는 자주 쓰던 말이다.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 봤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화요일의 우울감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나이를 먹으면 상처 난 것도 금방 아물지 않듯이 마음도 그런것같다.

단풍이 든 길을 돌고 돌아 걸어서 출근했다. 20분이면 올 길을 한 시간을 걸었다.

별 수 없다. 떨어진 마음은 주워 담고, 제 자리에 돌려 놓는 수 밖에.

오늘은 헝가리에서 인천 돌아오는 티켓 끊고, 마지막 여행 일정 짜고. 그러다 보면 돌아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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