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계속 해 오고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나.
"오늘도 블로그 완료" 챌린지를 시작하면서 든 생각이다.
30년 전 부터 해 오고 있는 일은 물론 남편이랑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 셋 낳아 키우고 있는 기본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대단하단 생각은 든다.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계속 살고 있고, 아이들도 대학 졸업까지 시켜서 사회 생활하는 인간으로 키워냈으니 이만하면
잘 한 일이다 싶고 남편도 정년퇴직하는 것 까지 무탈하게 지내는 걸 봤으니 잘했다. 내가 나를 칭찬한다.
이혼하고 싶었던 적이 왜 없었겠냐, 결혼하고 적응하는 동안 그 2년이 나에게는 고비였다.
답답한 시댁의 유교적인 문화가 힘들어서 다 그만두고 우리집 삼학동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혼자 살 능력이 1도 없었다. 그래서 눌러 앉았다. 그리고 이혼하고 갔다고 하면 그 동네에서 살 수도 없을만큼 이혼이 무서운 흉이던 시절이었다.
20년 전 부터 해 오고 있는 일은 천주교 신자로서 세례를 받고 신앙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혜숙이가 수녀님이 되고 혜숙이가 쓰던 안투사라는 세례명으로 천주교 신자가 된 것, 참 잘한 일이다.
이것도 내가 나를 칭찬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천주교 신자로 세례를 받게 한 것도 잘한 일이다.
복사까지 했지만 지금은 냉담중인 셋째도 있고 발바닥만 왔다 갔다하는 둘째도 있지만 종교라는 기본 울타리를 아이들에게 전해준것, 그것도 천주교라는 종교를 갖게 해 준 것을 잘했다 생각한다.
10년전부터 계속해오고 있는 것들은, 성가대 활동이다. 노래를 좋아하는 유전인자가 분명히 있었던 나는 어렸을때부터 유행가를 좋아해서 라디오를 듣고 노래를 많이 따라 불렀다. 엄마가 좋아하던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상사가 내가 최초로 불렀던 가요다. 엄마가 그걸 부를 때 따라 부르면서 흥얼거렸다. 중학교 때 반 아이들이랑 함께 준비하던 교내 합창제에서 우리반이 "카프리 섬"을 불러서 상을 탔었는데 그때부터 파트가 알토였다.
고등학교 때 중창 대회 나가서 불렀던 "노란새" 그 때도 알토였다. 한 번 알토는 영원한 알토다.
제주도 하귀성당에서 성가대를 시작했을 때 마흔도 안되었을 때지만 춘천으로 이사가서는 성가대를 못 했다. 그리고 냉담도 했으니, 여기로 이사와서 성가대 다시 시작한 것을 시작으로 치면 10년 이상 지속되는 것이 성가대 활동이다.
5년 전 부터 지속해 오고 있는 것은 "일본어 공부"다.
2017년 시사어학원에 7월 쯤 등록해서 2018년에는 교토에서 1년 공부하고 이후에는 일드나 교재로라도 일본어를 쉬지 않고 듣고 있으니 세상 돌아가는 것을 나는 아침 7시 NHK뉴스로 파악한다. 둘째가 나한테 그랬다.
"매국노아닌가요" 일본 사람 친구도 생겼고 소통하는 데 지장 없을 정도로 일본어를 하게 된 것이 5년동안의 공부 덕이다.
5년을 지속하면 뭐든 된다.
2년전부터는 필라테스와 합창단 활동이다.
내 몸이 이렇게 뻣뻣했구나의 현타를 느끼게 되는 필라테스는 갈 때마다 두려울 정도의 공포감이 있었다.
저녁 운동에서 속이 뒤집혀 아예 공복으로 갈 때도 많았는데 2년을 지속하니 이제는 뭐를 먹고 가는 과감함도 생겼다.
몸이 적응했다는 뜻이다. 안되던 동작도 되는 걸 보면 2년 동안 운동이 조금씩 나타나기는 하는 것 같지만 아직도 필라테스는 어렵다. 그래도 그만두고 싶지는 않다. 어쩌라고-.-
합창단 활동, 오디션 보고 들어갔다. 한 번에 붙고 싶었고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내가 들어가고 났더니 입단연령도 내 나이에 맞게 조정이 돼서 하마터면 들어가지도 못 할뻔했다.
월요일에 여기서 두 시간 씩 노래부르면 스트레스 받았던 것들도 싹 잊어지고 눈물이 날 만큼 좋았다.
합창이 이렇게 좋은거구나. 여기서 알았다. 계속 해야 되는 일이다. 적당할 때 은퇴해야겠지만...
그리고 뭐가 있을 까. 계속해야 되는 일들. 많지. 여행도 그렇고 공부도 운동도 취미 생활도, 블로그 쓰는 일도.
5년과 7년 사이에 블로그 쓰는 일도 들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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