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한 번 왔다고 이렇게 손절을 하네. 진짜 가을처럼 바뀐 날씨가 정말 고맙다. 고마워.
이번 여름 정말 힘들었습니다. 추석까지 뽕을 뽑게 더웠던 여름이 그래도 가을 비 한 방에 쑥 꺼져버리다니...
추석 때 좀 이렇게 시원했더라면 좋았지. 에어컨을 켜면 꺼 버리는 시아버지와 에어컨 전원 기싸움을 하고 올라오니까
이렇게 시원해지냐...
그래도 모두가 잠든 밤, 내가 나가서 용감하게 버튼을 누르고 우리는 좀 시원하게 잘 수 있었다.
가을을 이기는 여름은 없다고, 가을이 된 것 같다. 화단에 가을에 맞게 꽃을 사다 심어야 한다는 남편 말에, 그러자하고 과천 화훼단지가서 국화 20개 도매로 한 판을 사왔고 남편의 국화 옮겨심기는 밭일하는 아줌마처럼 계속됐으니
앉았다, 엎어졌다, 국화 화분 옮겨심기가 그렇게 오래 될 줄 몰랐네.
16개를 포트에서 옮겨 화분에 옮겨 심고 정리하고 두시간 가까이 화단 앞에서 쭈그리고 있던 남편이 드디어 완성한 화단
집 안은 추석에 큰아버지에게서 받아 온 국화 그림으로 걸어, 안과 밖이 국화천지가 됐다.
농사지으시는 농부시면서 서화를 하시는 우리 큰아버지가 추석에 인사갔더니 주시길래 들고 왔다.
아래 사진은 큰아버지 칠순 회고록에 실려 있던 할머니 할아버지 큰아버지와 우리 아버지 중학교 때 사진이다.
고모들이 업어 키운 우리 아버지는 말을 너무나 안 들어서 할아버지한테 많이 혼났다는데 큰아버지는 성실하고 착실한 장남이어서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그길로 경찰관 그만두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신 분이시다.
농사지으면서 글씨쓰고 그림 그려서 작가가 되셨으니 대단하신 분이시다. 그림 그리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것도 우리 집안 내력이지 싶다.
우리 아버지도 쓰는 걸 좋아하셨고 책 읽는것도 좋아하셨으니 내가 이렇게 블로그 쓰는 걸 좋아하는 것도 내림이지싶다.
남편이 가꾸어놓은 국화 화분을 보면서 출근을 했다.
가을을 이기는 여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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