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서 공식 행사 마무리는 형님 오면 보고 가라는 어머니 말씀이다.
여기서 정신 바짝 차려야 된다.
시어머니: (남편을 보면서) 누나 보고 가야지
우리 시어머니는 목소리가 크지는 않으시지만 조곤조곤 당신 뜻이 눈 앞에서 실현될 때까지 도돌이1,23로 말씀하시는 개미지옥같은 도돌이 지옥이 있으므로 정신차려야된다,
누나 보고 가야지.가야지....,
말씀의 가스라이팅에 안 빠질려면 마음을 독하게 먹고 어머니 말씀을 반대로 주문처럼 외우면 된다.
"누나 안 보고 가도 된다.그래도 된다"
어머니의 2차 주문은 "점심 먹고 가라.가라" 이 때도 멘털이 털릴 정도로 어머니의 말씀은 끝이 없으시므로 갑자기 청력이 안 좋은 사람처럼 "뭐라고요, 잘 안들려요"
마음속으로 그렇게 하면 잘 넘어갈 수 있다.
해마다 잘 넘어갔던것은 아니었고 대부분은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됐기 때문에 명절 연휴 보내고 친정가는 길에 내 입은 조류가 될 정도로 튀어 나와 있었지만 요즘은 어머니의 가스라이팅을 이겨낼만큼 나의 멘탈은 강해졌기때문에 친정 가는 길에 내 입은 튀어 나옴 없이 현상유지가 된다.
시댁에서 비교적 이른 탈출 후 들르는 코스는 정해져있다.
우리 아버지 산소, 나의 큰 집 두 곳을 찍으면 명절 코스는 끝이다.
아버지 산소는 사계절 언제라도 평화롭고 적막하다.
고씨 제실 앞 포강이라는 작은 방죽 앞에 아버지 산소가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발 밑에 묻혀 있는 아버지는 살아서도 속 썩였던 막내, 돌아가셔서도 발 아래 걸리는 막내 아들이다.
살아계실 때 목소리가 너무 크셔서 짜증도 많이 냈는데 돌아가신 아버지 산소는 고요하기만 해서 산에서 내려오면서 아버지 목소리를 기억해봤다.
시끄럽던 아버지 목소리, 이제는 그립다.
일 년에 한 번 들르는 큰 집, 아버지의 큰 형님.
허리대신 이제는 등이 굽은 큰아버지와 큰 엄마는 언제나 우리 식구를 기다리신다.
큰 아버지의 오픈 창고 서재. 볼 때마다 사진으로 찍어두고 싶은 정다운 풍경이다.
큰 아버지는 농사를 지으시면서 서화를 하신다.
이번에 작품 전시회 끝낸 작품하나 선물로 받아서 돌아왔다.
엄마 집에서 저녁에 먹은 호박 갈치 찌개는 엄마 만의 맛이 있다.
온갖 음식 제치고 가장 맛있었던 호박 갈치 고추장 찌개
집에 왔구나. 엄마 밥이구나 안심이 되는 맛
24년 추석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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