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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나올 때, 내 도시락 싸면서 남편 도시락까지 싸 놓고 나오는 사람, 바로 접니다.
마쓰야마에서 사온 나무 2단 도시락에 주먹밥과 닭강정, 복숭아로 2단 도시락 완성
시어머니도 저런 도시락은 못 싸줬을겁니다.
남편이 해 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고등학교때 지방 준 재벌집 아들이 같은 반이었을 때가 있었는데
그 애 도시락에는 늘 햄이나 소세지가 있어서 그런 반찬에 질렸던 재벌집 아들이 친구들 김치나 평범한 반찬과 나눠먹었다는 이야기요.
우리반에도 그런 애가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실장이었는데 그 애가 싸오는 도시락은 아이들이 구경하러 갈 정도로 화려했습니다. 그 당시에 랩을 쓰는 가정도 흔치 않았는데 걔네 엄마는 도시락 반찬을 종류별로 랩으로 싸서 얌전하게 넣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국물이 넘치지도 않고 색깔을 신경써서 도시락에 넣어준다는 게 어린 마음에도 딱 알아차려지던 도시락이었습니다.
보통의 친구들이 싸 오던 도시락과는 수준이 다르던 도시락을 그 때 봤습니다.
뭐 그래도 우리 엄마는 왜 저런 도시락 안 싸주나 그런 마음은 없었으니, 아주 철이 없지는 않았었나봅니다.
지방 재벌 집 아들 놈이 싸 오던 도시락을 남편은 어떤 마음으로 봤을 지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싸줄수 있으니 그걸로 됐지 뭐, 밥 안 차려주는 부인들도 있을 나이에 이만한 도시락 받는 남편도 드물테니,,, 이만하면 잘 사는거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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