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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전쟁이 멈추기를, 산 불이 잡히기를,망할놈의 코로나가 꺼지기를

by 나경sam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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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세게 불었다.

해남에서 아직도 전지훈련중인 셋째에게

거기는 괜찮냐고 물었더니

'엄마, 2레인에서 출발했는데

바람땜에 1레인으로 들어왔어'

 

바람에 밀려 자기 레인을 탈선했단다.

토요일은 바람이 불어서 추웠다.

그러니 산불이 잡힐리가 있을까

멀쩡한 것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자기 공간이 불에 타버렸을 때 얼마나 허무할까

감기 정도로 아프다고 콜록대는 것도

그분들에게 미안한 주말이다.

 

전쟁은 또 어떤가

지금같은 세상에 전쟁이 무슨 말인지

민간 오케스트라 단체 바이올린 단원이 자기 고국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단다.

바이올린활 대신 총 들고 싸우러

 

군악대 제대한 우리 아들도 입대했을때

우리가 집에서 악기를 가지고 부대로 가서

주고 왔었다.

 

목숨만큼, 총만큼 소중한게 군악대에게는 악기다.

그걸 내려놓고 싸우러 간 우쿠라이나 단원이

무사히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오기를

기도할것이다.

두려움에 떨고 있을 우크라이나 국민들

러시아 국민들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전쟁은 시민들에게는 모두 공포심을 줄 것이고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지

전쟁을 겪지 않은 나는 상상할 수가 없다.

 

바람이 부니 바람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이 집이 고맙고

푹 퍼져서 텔레비젼을 하루 종일 볼 수 있는

작은 소파가 너무 고맙다.

 

일주일이 다시 시작되는 일요일 저녁

파견의 품격 2020판을 보면서 특별한 능력의

파견직원 오오마에 하루짱을 보면서 속이 시원해졌다.

 

5시에 칼퇴하는 여자

12시에 칼밥 먹으러 가는 여자

세상 꿀릴 것 없이 당당한 오오마에같은 여자가

주변에 한 명이라도 있다면 속이 시원할 것 같다.

 

오오마에라면 불도 끌것같고

전쟁도 멈추게 할 것 같고

뭐든 해내는 만능 파견직원일텐데

현실에는 오오마에가 없다.

그렇더라도 잠시지만 오오마에 빙의해서

다시 돌아오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멋지게 살자

그게 지금을 살고 있는 내 몫의 할 일

다음 주 선거도 잘 하고

돌봄 아이들도 시간 맞춰 귀가 잘 시키고

즐겁게 학교 나가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내 몫의 분량은 확실히 해내는 사람이 될 것!!

 

오오마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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