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돌아가신 지가 언젠데 아직도 전화가 아버지 이름이냐
제사때 가서 청구서를 보고 한숨이 나왔다.
아무도 바꿀려고 케이티에 전화 한 번 하지 않고 벌써 7년이 지났던 거다.
엄마는 아버지 돌아가시자 마자 부동산이나 통장 잔고들은 엄마 앞으로 엄마가 군산 칼바람 뚫고서 다니시며
처리했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 일들은 순위가 밀려서 그게 아버지 돌아가신지 7년째 되는 제삿날까지
집 전화 청구서가 날라온거다.
돌아가신지 얼마 안됐을 때는 사실 청구서에 이름만 봐도 울컥하드니만
자식 새끼 다 소용없다.
엄마 이제 이름 바꾸자. 엄마 이름으로
엄마도 청구서 볼 때마다 성가시다하셨다.
(마음이 쓰인다는 표현이다. 그러니 이제는 바꿔야만된다)
살아계셨을 때 그렇게 사이좋은 부부는 아니셨지만 엄마는 아버지가 중환자실에서 의식없이 누워계실 때
엄마 손을 잡아 준 일을 일생에 걸쳐서 아버지가 엄마한테 잘못한 일에 대한 사과로 받아들이셨다.
아버지가 남겨준 연금이 들어오는 날 아버지 사진 앞에서 고맙다고 말하는 걸 보면
"돈이 최고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사과를 하셨고 연금을 남겨주셨으니 배우자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지도 모른다.
아버지 전화 명의를 내가 바꿔드릴려고 kt고객센터에 전화했더니
명의변경보다 해지쪽이 업무가 쉬웠다.
아버지 기본 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내 신분증 세 개만 있으면 해지는 되는데
해지가 되는 날 고객센터 직원이랑 통화하면서 전화 연결이 몇 번씩 넘겨지고 넘겨지는 과정에서
아버지 이름을 돌아가신 후 가장 많이 말하는 날이 됐다.
아버지 이름이 사라지는 날, 가장 많이 부르게 된 특별한 날이다.
상담원이 해지처리하려고 했는데 후불전화카드가 아버지 집 전화에 연결되어 있어서 그걸 먼저
해지해야 집 전화 해지가 되는 거라며 "후불 전화 카드" 해지를 먼저 하랬다.
이게 또 뭔 소리여
다섯 명의 자식들 중에 세 명이나 후불전화카드가 유선전화요금에 연결이 되어 있었단다.
막내 남동생 군대 있을 때 콜렉트 콜 할 때 신청이 되어 있던 걸 해지 할 때 알게 된 거다.
군대 갔다 온 지가 언젠데, 지금은 자식 셋 낳고 큰 애가 중학생인데-.-
후불전화카드도 해지하고 그건 신청번호가 따로 있다.
080 258 0161 케이티 기업고객센터
다 처리했고, 아버지 이름으로 나오는 청구서는 다음 달이 마지막일것이다.
이제 같은 번호로 신규 가입은 한 달 뒤에 된다고 하니 엄마 이름으로 전화 한 대 놔드려야겠다.
아버지 이름이 사라지는 날
가장 많이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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