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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정년퇴직이 꿈인 아줌마가 됐다.

by 나경sam 202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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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 취업 성공

대체로 일하다가 이젠 붙박이 직장을 갖게 된 기분은 같은 일을 하는 거지만

마음이 다르다.

부담이 되면서도 설레는 기분

12월 1일 첫 출근을 하는 날

그전까지 같은 일을 하러 이 학교 잠깐 저 학교 잠깐 일하러 갈 때는 설레는 마음같은건

없었는데 정식 발령 받은 학교로 가는 기분은 달랐다.

 

내가 이런 마음을, 자세를 2013년도에 알았더라면 그때 그만두지 않았을텐데

돌고돌아 철든 사람이 됐다.

 

하지만 밖에서 보냈던 8년의 시간은 다른 의미로 나를 인간답게 만들어 준 것들이 있다.

2013년 2월 학교를 그만둘때 나는 몰랐다.

교문 밖은 나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걸 몰랐고, 하나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 거쳐야 되는

여러가지 과정들이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 것인지 말이다.

 

학교 안에서 비정규직이라 힘들었어도, 학교 안이 밖보다 더 안전했다는 것을 사실은 8년 내내

느끼고 있었지만 이미 문 열고 나왔으니 마음속에 꽁꽁 싸두고 나만 알고 있었다.

 

그때 나랑 같은 일을 했던 선생님들은

괴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들장미 소녀 캔디 만화 주제가처럼 참고 견딘 덕에 몇 년 있으면 정년이다.

 

들장미 소녀 캔디

그 선생님들이 나보다 못해서 학교에 남아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분들은 참는 법을 알았고 나는 그러질 못했고 딱 그 차이다.

 

두 번 떨어져보니, 세 번째  면접을 준비하면서 더욱 신중했다.


면접에 어떻게 대응할것인가

 

1) 예상 질문을 만들어서 답안 정리하기

-  답안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인지, 면접관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인지 선을 분명하게 그을 것

 

2) 긴 말은 필요없다.  논에는 로터리를 치고 말은 울타리를 쳐라.

- 면접에서 피해야 될 것은 말이 길어지는 것이다. 말이 길어질수록 설득력은 떨어지고

혀는 꼬여간다. 문장이 산 하나를 넘어갈려고 하는 걸 간신히 끌고 내려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떨어졌었다.

이번에는 짧게 말하되 인상깊은 답변으로 면접관들을 지루하지 않게 했다.

첫째, 둘째 이런 식으로 대답에 순서를 매기면서 답을 하면 크게 벗어나지 않게 된다.

 

3) 가끔은 명언을 써라.

- 유튜브만 보는 세상이 됐다. 책에서 읽었던 좋은 말이 주는 감동은 영상물과는 다른 게 분명히 있다.

네 번의 질문에 답하는 동안 한 번은 책에서 읽었던 한 문장을 인용해서 대답했다.

내가 말하면서도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4) 면접볼 때는 이기적인 사람이 될 것

- 같은 질문을 세 사람이 답변하기 때문에 결국 비슷비슷한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처음 대답한 사람이 괜찮게 대답했다고 해서 "앞에 분이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 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 안된다.

나는 두 번의 면접에서 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두 번의 면접에서 나랑 같은 조의

사람들은 "앞에 분이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 라는 말을 했다.

실수면서도 실수인지 모르는 말이다.

 

나도 앞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은  말을 하게 될지라도 소중한 발언 시간에 앞사람 칭찬하면서

말했다가는 발연시간을 헛되게 쓰는 것이고, 자기 가는 앞 길에 스스로 폭탄 하나

터뜨리고 가는 것과 똑같다.

졌다고 인정하는 것과 같은 발언이니, 다른 사람 칭찬하는 미덕은 절대 해서는 안될 일

이기적으로 자기만 생각할것!!!

 

5) 내가 하고 싶은 말과 면접관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적절하게 잘 섞어서 대답할 것

- 무조건 면접관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서는 안되고 질문에 답이 있다.

소신이 필요한 말과 답정너가 있다는 것을, 면접 준비 하면서 알았다.

질문이 네가지였다.

답정너가 셋이었고 소신있는 대답이 하나였다.

그걸 잘 생각해서 선을 넘지 않는 대답을 했던 것이 합격의 치트키였다.

 

남들이 보면 대단한데 붙어서 이러나 웃을 수도 있지만

나로서는 대단한 내가 된 것 같아, 기분좋은 12월 1일 첫 출근부터 오늘까지다.

 

준비를 해보니, 첫 번째와 두번째

내가 왜 떨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면접 답변에서 말은 산을 넘으면 안되지만, 내 인생은 올 해가 가기 전에 큰 산 하나를 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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