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돌아왔다.
제주도 전지훈련이 끝나지 않았지만(코로나로 인해 강제 해산) 집으로 돌아 온 막내
돌아오기 전 천혜향을 보내왔다. 동문시장을 여섯바퀴 돌고 맛을 보고 골라서 보내왔다.
천혜향이 수미니보다 먼저 왔고 금요일 수미니는 집에 왔다.
금요일-.-
많은 일이 일어났다.패쓰
넓지도 않은 집에 다섯명이 다 모일수 있는 날도 일년에 몇 날 안되는 상황
밤 열두 시 갑자기 시작된 여행 이야기로 후닥닥 시작 된 여행
우리 가족은 떠났다. 서산 해미로-새벽 두시 쯤 도착-고속도로 운전하다 그냥 빠진 서산
묻지마 여행의 컨셉은 목적지가 분명하지 않은 것-새벽 고속도로를 달리다 그냥 빠진 서산 해미
"미르모텔"-신발 다섯켤레 또 언제 볼수 있을 까
웹툰 초창기 묻지마 육남매에 푹 빠져 지낼 때 내 아이디는 묻지마 삼남매였다
2005.01-2009.02 까지 춘천에 살 때 검정 카니발을 타고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다.
그때 다녔던 여행을 우리 가족은 "묻지마 여행"이라고 부른다.
계획없이 나서기만 해도 강원도는 특별한 곳이 많았었다. 흥정계곡 봉평 설악산 주문진 어디나 좋았고 다리밑에서
텐트를 치고 자고 흥정 계곡에서 추워서 입이 돌아갈 뻔 했어도 신이 났었던 때였다.
아마 남편도 나도 젊었었고 아이들은 어려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데나 텐트를 펼치고 라면을 끓여먹었어도 재미있었고 맛이 있었던 그 이후로 묻지마 여행은 계획도 못세울만큼
아이들 생활이 바빠졌었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웠고 셋이 한 집에 다소곳이 모이는 날도 드물어졌었다.
해미읍성 앞 모텔에 두시 넘어서 도착해서 한 방에서 다섯명이 이불 나란히 깔고 누워 잠을 잤다.
모텔 주인 할머니가 방에 이불을 여분으로 더 넣어주시면서 충청도 사투리로
"좋은 꿈 꾸슈" 하셨고 우리 여행은 시작되었다.
아마 우리 식구들은 한 밤중에 피난을 가라고 해도 잘 갈 것이다.
여행 가자 했더니 바로 방에 들어가서 각자 짐 싸서 신속하게 차에 타고 출발했으니 어디가서도 잘살것이다
어리굴젓의 본고장답게 칼국수에 자연산 굴이 들어 있다니 오호
양식굴은 알갱이가 애기 주먹만한것도 있지만 생굴은 진짜 작다.
"해미읍성" - 나는 이런 성이 좋다.
성벽의 형태가 옛모습을 훼손하지않고 보존이 되어있어서 가치가 더 있다는 성이다.
외곽벽은 돌 안쪽은 흙벽으로 이루어졌다.
성안에는 회화나무라는 수령 300년이상의 나무가 있는데 천주교신자들을 메달았던 철사자국이 남아있다고 한다.
천주교신자라는 이유로 저렇게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수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처참한 순교가 이루어졌던
이 성에서 우리애들은 깔깔 거리면서 그네를 타고 있다.
시간이 200년이 지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시간이 그래서 무섭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한 것이겠지.
이유없이 - 특별한 목적은 없이 도착한 해미에서 생각은 많아졌다.
은지니가 중3이었을 때 무작정 해미로 당일치기 여행을 온 적이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예중 입시는 멋모를 때 치렀다면 중3때 예고 입시는 이미 알 것 다 알아버린 부담감이 있을 때였다.
입시고 뭐고 알면 더 무섭다.
해미에서 둘째가 그랬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가라고 하면 못할것같다고
그 말을 할 수 있을만큼 둘째는 열심히 산 것 같다.
미사가 중단되고 성당의 지휘를 맡았던 승범이도 강제휴가가 생겼다.
렛슨이 많아서 자기 연습시간도 없었을 만큼 소녀가장처럼 돈을 벌었던 은지니도 휴가가 생겼다.
전지훈련이 아직 안끝났겠지만 집으로 강제로 돌려보내진 막내까지
언제 또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을 까 싶다.
금요일 나에게 무슨 일인가 생긴 후 깨달았다.
토요일에 학원을 가서 하루종일 일본어 공부를 하고 주일은 가급적 지키려 노력하고 그때그때 내가 맡았던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해내려고 하는 것이 삶의 모토였으나 가끔은 이렇게 무계획한 여행이
사람을 숨 쉬게 한다는 것을 말이다.
2019.8.31-2020.3.6 까지의 나에게 위로와 칭찬을 "수고했어"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흰머리로 살기로 했다 (0) | 2020.03.20 |
---|---|
"나를 위로하기위해 나를 선택했다" (0) | 2020.03.19 |
"힘듬은 당연 극복은 셀프 휴식은 덤" (0) | 2020.02.21 |
댕댕이 간식이랑 메주를 쌩으로 먹어버리겠어-.-;;; (0) | 2020.02.09 |
"1등-나 일등한 여자야" (0) | 2020.02.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