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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어서와 - 삿포로3"

by 나경sam 2019.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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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 삿포로3"


삿포로 3일째

혼자하는 여행이든 남들이랑 하는 여행이든 2박 3일은 서운하고 3박 4일은 길다.

마지막 날이니까 시내 관광으로 압축

먼저 홋카이도 구도청으로

붉은 벽돌 외장이라서 홋카이도 사람들은 "아카렌가"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카렌가" = 붉은 벽돌

혼자서 온 한국 여학생에게 부탁해서 점프 사진 도전


몸이 무거워 더 이상 공중부양은 무리데쓰-.-


아들이랑 함께 온 일본 할머니 사진도 찍어 드리고 역시나 할머니 "욘사마"이야기

나 " 할머니  욘사마 이제 아저씨예요.애가 둘이래요"

할머니 - "괜찮아요.나도 할머니 됬으니까 ㅋㅋ"

일본 할머니랑은 욘사마 얘기로 잠시 낄낄거리고 길을 묻다 만난 편의점 알바 여학생은 방탄 멤버 "정국"이 팬이라고 해서

헤어질 때 "정국이 화이팅"해줬더니 길에서 낄낄대고

료칸 아줌마는 "박보검"팬이라고 해서 박보검이 얼굴도 괜찮지만 성격도 좋은것 같다고 했더니 아줌마가 아주 함박웃음


애국자는 다 연예인들이다.


다음은 홋카이도 대학으로 지하철타고 이동




홋카이도 대학에서는 바로 이분이 포인트되시겠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Boys, Be Ambitious.)


홋카이도대학교의 전신 초대 농학교의 부총장인지 총장인지였던 "클락"박사

자신의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면서 배웅나온 학생들에게 "소년이여,야망을 가져라" 저 말을 남기고 떠나갔다는 말씀


네 아저씨 저도 야망 좀 가져볼게요


홋카이도 대학교에서 소프트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다시 삿포로 시내 - 시로이고이비또 과자점으로 부지런히 갔다.


빵집 아줌마들 줄 시로이고이비또 과자도 사고 (우리나라 과자 쿠크다스가 시로이고이비또 비슷하다)


혼자서 느긋하게 돌아다니면서 낮술도 마시고 그래 행복이 별거 있냐

돈있다고 이런 여행 다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너 잘났다 증맬증맬ㅋㅋ


구글맵을 쓸 수 없는 핸드폰이 되어 버린 관계로 길을 다닐 때는 주로 물어보거나 료칸에서 얻은 지도를 보면서 다녔다.

아날로그여행이었다.


하지만 무사히 길도 잃어버리지않고 (내가 누군가 솜리 고모가 극찬해마지않던 천재아니겠는가) 무사히 료칸에 돌아갔다.


행복한 삿포로 여행이었다.


돌아오는 날까지 삿포로는 눈이었다. 3일내내 눈이었지만 돌아오는 날 아침에는 더 심했다.

과연 비행기가 뜰 수 있을 까 싶었지만

역시나 삿포로는 눈




오사카는 맑음이었다.


칸사이공항이 영종도처럼 바다를 메꾼 인공섬에 조성된 공항이라서 착륙할 때 바다와 가까워지는 게 마치 바닷가로

추락하는 기분이 들어서 후덜덜했지만 무사히 교토로 돌아왔다.


교토로 돌아왔을 때 마치 어디 여행갔다가 수원에 돌아오면 마음이 편해지는것처럼 꼭 그런 기분이 들었다.


11개월 사는 동안 교토에 내 방이 있었으니까 당연한것이겠지만


이제 교토 방도 내일이면 방빼고 다시 수원집으로 돌아간다.


11개월동안 잘살았고

열심히 살았고

멋진 대한민국 아줌마로 당당하게 잘살았다.


생활을 정리해두기 위해서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지만

블로그를 하면서 가끔은 내가 쓴 글에 내가 위로를 받았고

가끔은 내가 쓴 글에 나와는 관계가 없었던 완벽한 타인들이 위로를 받았던 것도 같고


글이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도 일기를 두툼한 공책으로 대 여섯권 남기셨는지도 모르겠다.

아버지의 일기장은 내가 가지고 있다.


아버지의 글씨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서 일기장도 제대로 못보고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오늘이 교토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동네 커피숍에 가서 봄 볕이 드는 창가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교토역 골목에 있는 라면집에 가서 라면 정식도 먹고

딸이 부탁한 클라리넷 소품을 사러 악기점에도 갔었고 돌아가기전에 동네도 어슬렁 거리면서 걷고

이제 이 동네도 빠이빠이다


사요나라

나경아줌마 교토일기도 더불어 사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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