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토 호텔 바로 옆이 쿠로몬시장이라
시장을 둘러봤다.
에도시대에 구로몬 시장 서쪽에 엔묘지라는
절이 있었는데, 절의 문이 검은색이었고
절 문앞에서 상인들이 모여서 생선을 팔기 시작했던것이
쿠로몬 시장의 이름이 된 시초라고 한다.
검다의 쿠로이와 문의 몬이 합쳐져서
쿠로몬 시장이 된거다.
참치 집 지붕이 시꺼먼 색인것도
쿠로몬 시장의 상징같은거다.
시장 한바퀴 돌고
원래 갈려고 했던 집은 그린 빈스라는 원두 전문집이었는데
일본은 지금 연휴기간이라서
쉬고 있는 집이 많았다.
난카이난바역 근처에서 가벼운 아침
알뜰하게 시간보내고 11시 체크아웃
이제 교토로 가보자
난바역에서 미도스지선을 타고 우메다역
우메다에서 교토로 가볼까
달려라 한큐특급
오사카를 벗어나서 교토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편해졌다.
일년살았던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거라
살았던 집도 보고싶고, 물비린내는 났지만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졌던 개천도 보고싶고
교토의 지인들을 만나고 싶어서 온거지
특별히 어딜 가고싶어서 교토에 온 게 아니다.
크게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
달라진건 보로니아의 빵집이 길 건너로 이사갔고
가게였던 자리는 카페가 돼있었다.
아줌마들은 3일까지 쉬는 날이지만
빵만드신 아저씨들은 여전히 만들어진 빵을
출하부로 옮기느라 둘이서 조심조심 밀고 다니는게
4년 전의 내 모습이었다.
오로나민씨를 사서 드리면서 인사를 했더니
나를 기억하면서 완전 반가워하셨다.
그때는 웃으면서 인사 할 일도 없었는데
나: 저 기억하시겠어요. 한국에서 왔던
아줌마 고입니다.
아저씨:그럼유, 기억하쥬, 근디 어쩌쥬, 아줌마들
오늘 쉬는디요.
나:내일 만날거라 괜찮아요
골목에서 한 달에 한 번 머리손질하러 다녔던
미용실 아줌마도 만나서 반갑게 끌어안고
인사하고
미용실 아줌마: 오매오매 이게 뉘기여, 고상아녀
나:맞어요. 저. 기억하시죠
미용실 아줌마:그럼 당연히 기억하지, 아이고 반가워라
아줌마는 딸이 집에 다녀가는 길이라며
나를 한 번 안아주고
딸을 배웅하러 가셨다.
4년사이에 아줌마 얼굴이 늙은 느낌
그분이 보시기에 나도 그랬을 것이다.
시간만큼 정직한것은 없으니까^^;;;
일본에서도 부지런한 편이었던 나는 학교도
가장 일찍 갔는데 8시에 집에서 나와
8시 1분에 보는 아저씨가 꽃집 할아버지였다.
후루카와 상점가에서 가장 일찍 문을 여는
가게 중의 하나였다.
반찬가게 할머니와 꽃집 할아버지
반찬가게는 카페로 바뀌었지만 꽃집은 여전히
할아버지가 꽃을 다듬어서 물통에 담아놓느라 바쁘다.
후루카와 상점가에는 부지런쟁이들이 모여사는
동네였다.
반찬가게 할머니
보로니아 빵집 아줌마들
꽃집 할배
그리고 나^^
후루카와 상점가 부지런쟁이 3인방
아마 저 분은 교토에 빌딩 하나 쯤 갖고 있을지 모른다.
할아버지 건강하시고 올 해도 복 많이 받으시고
꽃도 많이 파세요^^
영어로 hebaragi (해바라기)라고 써있던
프렌치정식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프랑스국기도 걸려있지만
아줌마는 한국사람, 아저씨는 일본사람
음식은 다국적 음식
하지만 깔끔하고 가격도 정말 괜찮았다.
커피를 추가하면 150엔이 더 붙지만
우리는 생강차와 커피를 공짜로 마셨는데
이유가 있다.
알바없이 부부가 하는 식당이라
음식만들고 계산까지 하는 아줌마가 바빠서
손님 세워두고 정신없이 바쁜데도
일본인 남편은 엉뚱한 곳에서 일하느라
아줌마가 불러도 멀뚱멀뚱하니까
성질급한 해바라기 사장 아줌마
목소리 낮게 깔아서 한마디 날렸다.
"여보---------"
이빨을 앙 다물며 낮게 깔아서 여----보 할때
나는 알았다.
아줌마가 한국사람이고, 아저씨는 눈치없는
일본인 남편에 여자들이 목소리깔고 여 보할때는 부부싸움 직전이라는걸
해바라기의 평화를 위해 정신없는 가게를
잠시 도와서 테이블 치워주고 손님들에게 앉으시라했더니
해바라기 사장 한국 아줌마 너무 고맙다면서
커피와 생강차를 서비스로 준거다.
17년째 같은 자리에서 가게를 하신다는데
얼마나 힘드셨겠어. 아저씨가 손이 안빠르니
아줌마 혼자 동동거리면서 살아냈을 그림이 보였다.
교토는 관광객아니면 먹고 사는게 힘든데
자기들도 힘들었지만 잘버텼다면서, 아줌마가
나한테 이야기를 해줬다.
가게 안에서 계속 들리는 우리나라 노래
입영열차 안에서 ㅋㅋ
아줌마 나이를 알겠어요.
점심먹고 탄 5번 버스는 은각사까지 가는 버스
2019년 1월 김현숙 선생님 타고 좋아했던 5번 버스
연휴라서 길이 얼마나 막히는지 블루보틀까지 가는
짧은 노선이 주차장
딸놈은 블루보틀 커피 한잔
나는 사탕 한 알
할매들이 힘들때 사탕먹는걸 완전 이해함
저녁은 호텔에서 쉬다가 호텔에 마중온
히라이쎈세이 에츠코센세이랑 만나서
히라이 센세이가 예약해놓은 만자라정에서
코스요리, 스파클링 와인,3년치 수다보따리
그리고 내가 준 선물
김자반,누룽지,김,허니버터아몬드
국어책-요건 우리말 공부하는 에츠코쎈세이것
3년전 기초학습강사했을때 챙겨둔걸
이제사 드렸다.
재벌집막내아들 오늘 막방으로 끝낸다는
에츠코선생님
정우성 좋아하는 히라이 쎈세이랑
3년동안 있었던 일들을
3시간동안 떠들고 호텔까지 배웅받고 바이바이
아기자기한 선물들은 다음 사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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