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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사람과 신발은 오래 될수록 편하다"

by 나경sam 2019.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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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신발은 오래 될수록 편하다"


지난 주 금요일 2009년부터 알고 지내던 이제는 살짝 친구같아진 선생님들이

나하나만 믿고,보고 교토에 왔다.

여름방학,겨울방학 나름 여행을 다닌 사람들이라고는 하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으니

늘 단체여행만 다니다가 처음으로 나선 자유 여행이었다는 점이 그들의 인생에 있어서 처음이었다는 점이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

그래서 나도 이 선생님들이 교토까지 잘 찾아올수는 있겠지만 혹시라도 허둥대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걱정은 현실이 좀처럼 되지 않는 법

교토역에서 만났을 때 우리 엄마 처음 교토에 오던 것처럼 반가웠다.


교토하면 금각사아니겠어




수업을 500년만에 2교시만 하고 조퇴 - 금각사를 시작으로 키타노텐만구 토지 5층탑까지 나경투어 빡빡한 일정을 시작했다.

넷이 합쳐서 이백살도 훨씬 넘은 사람들이지만 내 말을 어찌나 잘 듣는지

앞으로 나경투어 vvvip로 등업시켜줘야겠다.

말로는 나경투어 이 번 여행을 끝으로 폐업한다고했지만 이번 여행을 시작으로 저절로 등업이 된걸 그대들은 모르리


이박삼일 내가 내 맘대로 짠 일정이었지만 감수성 폭발 김땡땡 선생님이 아들이 추천해준 일본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촬영지를 가보라고 했다고 해서

우리도 급히 찾아서 갔더니 오메나 세상에 우리 동네였어

"시라카와천"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포스터


나 알고 봤더니 너무 멋진 동네에 살고 있었나벼

남녀 주인공이 밤에 동네에서 헤어진 돌다리에서 우리도 사진 찍었다.

코마츠나나처럼 저런 각도는 나오지 않아도 우리도 저 다리에서 찍었다. 우리끼리 영화를^^


Tomorrow.I.Will.Date.with.Yesterday's.You.2016.1080p.BluRay.x264-WiKi.mkv_20181206_202412.073.jpg


일주일이 훅 한방에 갔다.

뱐함없이 빵집 알바를 나갔고 빵집에서 청소를 하면서 내가 개발한 개그 "컬링 개그"

빵집 청소 빗자루가 아주 긴데 그 빗자루를 컬링하는것처럼 멀리서 좌우로 쓸면서 한카이 아줌마한테 다가가면서 이거 뭔지 빨리 맞춰보세요

했더니 "컬링구" 하면서 한카이 아줌마 깔깔대고 난리가 났었다.

유머라고는 1도 없었던 빵집 아지매들에게 있어서 나란 여자는 쫌 엉뚱한 한국 아지매였던거지


그래서 남편은 나더러 빵집 사유리라고 하고 우리 딸은 빵집 말썽꾸러기라고 하지만

 그래서 아지매들이 고상 돌아가면 우리 이제 쓸쓸해진다라고 하는거다.

요즘은 키타무라하고도 잘지내고 있고 빵집 일은 이제 좀 할만하니까 그만두게 되는 셈이다.

얼마전부터는 메이신고속도로 휴게소에 납품하는 빵을 품목별로 추려서 납품갯수를 종류별로 챙기는

나름 어려운 일까지 할 수있게 되었는데 말이지^^


그저께 또 한국에서 10년전부터 알고 지내던 선생님들이 와서 내가 일하는 밤부에 가서 식사 겸 술도 마시고





수요일 담당 요리사는 "카츠"였었는데 카츠가 서비스로 안주도 두개나 주고 일본 술까지 서비스로 내줬다.

그것도 자기가 직접 서빙을 해서 들고 나오다니 카츠 너란 녀석 츤데레였구나.


 길고 긴 일주일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갔다.

걷는 일에는 자신이 좀 붙었지만 몸이 먹은 나이는 정직한 지라 오십이 넘은 신체 나이는 속일 수가 없어서

그동안 여기서 잠못잤다라는 건 모두 다 거짓말인듯 자고 일어나면 일곱시 알람이 정확했다.

그리고 오늘은 드디어 학교에서 한국 아지매 승질 한 번 제대로 부리고 돌아왔다.

이주에 한 번 자리를 바꾸는데 언제나 중국 아이들에게 거의 포위당하다시피 자리 배치가 되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최악이었다.


내 짝꿍 리페이 리페이 옆에 인상이라는 중국 남자애 또 그 뒤에 쵸상

중국 젊은 애들 삼인방이 수업시간 내내 떠들어 대는게 오늘은 좀 심했다.

다른 날도 물론 그래서 내가 손으로 쉿 할 떄도 있었는데 그때는 그래도 귀엽게 지나갈만큼이었는데

오늘은 이것들이 작정을 했나 1교시부터 중국 애들 오일장이 열렸다.

금요일에 들어오시는 나가오 선생님은 깐깐한 편인데도 선생님이 눈치를 줘도 자기들끼리 너는 너 나는 나

1교시부터 주구장창 시끄러워서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진짜 폭발하기 1보직전이라는게 이런 기분인가싶게 분노게이지가 조금씩 조금씩 상승하면서

그게 수업시간에 폭발해버렸다.



[베토벤 바이러스] 명장면 혹은 명대사

"시즈까니시떼구다사이"

해버렸다.

순간 애들이고 선생님이고 나발이고 교실이 찬물 한바가지 뒤집어 쓴것처럼 조용해졌고 나의 화남끝에 선생님도

떠들어댔던 세 명한테 수업시간에 왜 그렇게 떠들어 대냐고 뭔가 질문이 있으면 자기 한테 하라고 하니까

내 짝꿍 리페이가 수업 시간에 나온 내용중에서 모르는게 있어서 자기들끼리 중국말로 했을 뿐이라며 선생님 말에

한마디도 안지고 말대답을 또박또박 해대서 나가오 선생님이 깊은 한 숨끝에 수업이 끝난 다음에 다시 우리 자리에 와서

"리페이 니가 아까 했던 말이나 행동은 예의에 어긋난다. 좀 따라 나와라"하고는 복도로 데리고 나가서 수업이 시작되었는데도

들어오지 않고 한 참 이야기를 한 끝에 들어왔다.


나도 그렇게 승질을 내놓고 마음이 불편해서 큰소리를 낸 것은 미안했다 라고 사과를 하긴 했다.

하지만 증맬증맬 참을수없을 만큼 계속되는 소음은 참을 수가 없긴 하더라.


자기들끼리 돌아가서 라인으로 내 욕을 한바가지 할 지 어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금요일 수업이 지나갔다.


집에 와서 아들한테 전화해서 속상했던 얘기 한바탕 해주고 났더니 마음이 좀 풀렸다.

세세한 감정의 전달은 역시 우리말이쥐^^


어제 산 플랜 빵값 계산하러 빵집에 들렀더니 하마다가 나를 보고는

고상이 돌아가면 쓸쓸해질것같은데 애고고-.-


그 말이 참 듣기 좋았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었다니


물론 오늘 중국 삼인방한테는 꼴보기싫은 한국 아줌마가 한 명 생긴거겠지만

그래서 그 애들한테는 그동안 없었던 반한감정이 생겨났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래서 인생도 동전도 양면이 있는거 아니겠어.


해가 일찍 지는 교토


알바도 없고 내일 수업도 없는 금요일 오후

 스타벅스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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