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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신고 나갈 양말 한 짝만 있어도 행복하다"

by 나경sam 2019.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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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나갈 양말 한짝만 있어도 행복하다"


빵집 정월 특공대의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오늘 하루 얻은 야스미

지난 달 말에 입금했어야 할 집세도 밀려있었고 전기요금과 가스 요금도 부록으로 딸려서 밀려있었다.

정신나가게 바빴던 일주일 8시간의 노동이 준 참담한 결과

우체국가서 야칭 입금하고 편의점가서 요금도 내고 그제서야 한 숨 돌리고

은각사에서 만나기로 한 자원봉사 선생님 "히라이" 센세이와 "에츠코"선생님을 만나러 외출

그동안 바빠서 빨래방을 못갔더니 양말이 뒤지고 뒤져서 한켤레가 기적처럼 굴러나왔다.


한켤레 남아 있던 내 양말

그때 또 깨달았다.

깨끗한 흰 양말 한 켤레가 주는 행복이라는게 있다.


5번버스타고 은각사 차고지에서 만나 근처에 있는 "요지야"카페로 갔다.

가는 길에 발견한 꼬맹이 꽃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하루 최저기온이 8도에서 12도를 왔다갔다 하는 교토에서는 꽃이 흔하다.

햇빛 한 주먹만 있으면 이렇게 꽃을 열심히 피워서 달고 있다.


요지야 카페



녹차 카페라테와 모나카 아이스크림 셋트 1100엔 세트메뉴

 다다미방에 앉아 등으로는 햇빛을 충분히 받으면서 정원을 감상하면서 거품이 붕붕 떠 있는 녹차라테를 마시는 일은 

5일동안 40시간 빵집 특공대로 일한 나에게 주는 선물

일본에서 한국어 능력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에츠코선생님과 영어 선생님인 히라이 선생님과 나

셋이서 마치 일본에 여행을 온 것처럼 골목을 걷고 수다를 떨고

게다가 나는 한자로는 韓國인데 어째서 korea라고 영문 이름을 쓰느냐는 히라이 선생님의 질문에

지도를 그려가면서 삼국시대부터 소환해서 고려의 벽란도를 거점으로 상업활동이 활발하던 때에

고려가 코리어가 된거라는 역사적 유래까지 설명을 해주고 아 놔 진짜 선생님들은 두 양반들인데 나는 오늘 설민석이 됬네


요지야 다음에 들른 오멘 우동집

유명한 우동집이라서 대기표 쓰고 기다렸다가 들어갔다.





헤이안 진구 츠타야 들려서 나츠메소오세끼의 "봇짱" 도 사고

셋이서 걸어서 "신자부로함푸"가방집도 가고 보로니아 가서 빵도 사고

12월 말에 있었던 빵집 스즈끼 아저씨 이야기도 하고

일본에 와서 즐거운 건 이런 일본 친구들이 생기는 것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갔다. 이제 다음주면 개학

꿀같은 겨울방학이 이렇게 달콤하게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니-.-



하지만 오늘은 오늘대로

그리고 내일은 내일대로


새 양말 한짝만 있어도 행복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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