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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교토 첫눈과 히코네"

by 나경sam 2018.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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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첫 눈과 히코네"


어제 저녁부터 눈이 푸짐하게 내렸다. 하지만 쌓이지는 않았고 눈은 왔지만 날씨는 겨울이 아닌 가을같은

좀처럼 춥다는 느낌이 전혀 없는 교토의 이 따뜻한 겨울

하지만 바닥이 텅빈 듯한 이 집은 전기장판을 켜고 자도 이불밖으로 내놓고 자는 부분은

마치 밖에다 얼굴을 내놓고 잔 것처럼 꽁꽁 얼지경이지만 이것도 좀 익숙해졌는지 이젠 그냥저냥 살만해졌다.

어제까지 열심히 알바하고 오늘 하루 종일 쉬는 날


히코네로 갔다.


히가시야마역에서 전철을 타고 "아마시나" - "히코네" 



교토에서 벗어나 히코네로 갈 수록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같은 반 애 중에서 히코네에서 학교까지 통학하는 애가 있는데 얘가 거의 매일 지각을 해서 속으로 흉봤었는데

직접 "히코네"를 가보니까 "인상"이 지각을 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교토를 벗어나 이렇게 기차를 타고 어디를 가보는 것도 고베 이후에 처음인것같다.


집을 나서면서 우산을 가지고 나온 게 참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마구마구 내리는 눈



히코네는 작은 도시였다. 비와호와 히코네 성이 있는 시가현의 도시



눈을 맞으면서 발이 푹푹 빠지는 저 길을 걸어서 15분정도 걸어서 쭉 올라가면 히코네 성이 나타난다.


멀리 히코네성의 천수각이 보이기 시작했다.

발은 눈에 완전히 빠져서 신발속이 난리가 났지만 그럼 어때 이런 날이 매일인것도 아니고 눈에 발이 빠지면 빠진대로 그냥 걷는거지 뭐


비와호의 풍부한 물을 끌어올수 있어서 히코네 성의 해자는 폭이 넓고 물이 충분해보였다.

마라버린 니죠성의 해자와 오사카 성의 해자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충분한 물이 확보된 해자

근처에 있는 비와호의 영향일것이다.



등산로를 따라서 좀 낮은 산을 등산하는 기분으로 올라가면 히코네성 천수각이 나타난다.

미끄러질까봐 다리를 후덜덜 떨어가면서 신체 나이 70의 느낌으로 설설 올라갔던 저 길

사진으로 보니 그렇게 올라갔다는게 무색할만큼 아무렇지도 않게 나왔지만 바닥이 미끄러웠던 아디다스 운동화로서는 무리였다.


바닥뿐만 아니라 신발 안쪽까지 이미 홍수가 나서 저 때 나는 거의 제 정신이 아니었다.



천수각으로 들어가기전 저 나무 다리를 통과해야한다. 유사시 적이 쳐들어오면 저 나무다리를 없애버리는것으로 적의 차단을

막을수 있는 용도였다는데 저 나무 다리 없애는데 하루도 더 걸릴만큼 튼튼해보이던데 그게 가능하기나 했을까 싶었지만

어쨌든 그런 용도의 나무 다리였다니까 그런가보다



가문의 성주가 키웠다는 저 고양이가 바로 "히코짱"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고양이는 죽어서 캐릭터를 남겼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히코네성의 천수각은 일본의 국보로 지정이 되어 있고 지어진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나고야 성이나 오사카성처럼

근대들어 새롭게 축조한 형식이 아니라서 더 가치가 있다고 한다.


천수각은 성의 가장 높은 건물로서 적의 침입에 대비해서 동태를 살필 수 있고 진두지휘를 할 수 있게 끔 지어 진

성의 요새와 같은 작전본부같은 곳이다.


오사카성 천수각은 화려함의 극치였다면 히코네성 천수각은 소박했다.

규모도 오사카성에 비하면 굉장히 작았다.


하지만 천수각이 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수 있었던 히코네성


저 삼각형과 사각형의 틈으로 바깥을 향해서 총이나 화살을 쏠 수 있었고 물론 적들은 어디서 날라오는지 알 수 없었던 것



천수각의 맨 위로 올라가려면 이런 경사가 급한 계단을 두 번 정도 올라가야 된다.

떨어지면 끝장난다.


 


천수각의 가장 위에 올라오면 비와호가 보인다.

비가 와서 잘 안보였지만 그래도 저기 보이는 바다같은 호수가 "비와호"다.


비와호까지 가서 보고 왔으면 좋았겠지만 신발 상태로는 도저히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일사후퇴 피난민 꼴이 되어서

천수각 보고 바로 후퇴

히코네 역 앞에 있는 짬뽕집 - 우연히 들렸는데 소화 38년 서기로 치면 1963년 창업 한 집이다.

춥지- 배는 고프지 - 신발은 젖었지 소화 38년 역사를 자랑하지 않아도 2시에 맛없을 점심은 없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jr

날씨는 교토로 돌아올 수록 화창해져서 으이구 진짜 아 놔 증맬증맬


멀리서 보이는 교토 타워 - 일년도 안 살았지만 이제 저 타워를 보면 어쩐지 마음이 놓이고 반쯤은 집에 온 것같은 기분이 든다.



이온몰에 가서 신발사고 먹을거 사서 돌아 온 집


"내 신발 귀엽쥬"


이제 내일부터는 저 신발 신고 보로니아 알바 용병으로 또 일하러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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