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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겨울 방학"

by 나경sam 2018.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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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


달력은 겨울이지만 날씨는 가을인 교토

하지만 겨울방학을 하고야 말았고 방학 날 2학기 자원 봉사 회화 선생님이 된 "히라이"선생님과 다이마루 식당가에서 식사를 했다.

"히라이"선생님은 고등학교의 영어교사인데 한국에 관심이 많고 특히 배우들을 아주 좋아하는 선생님이다.

"히라이"선생님 덕분에 장근석은 "꾼짱"이라고 부른다는것도 알게 되었고

 정우성이 아주 오래전에 출연했던 영화의 포스터까지 볼 수 있었다.

특히 "쿤짱"에 대해서는 아주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이야기를 하시기 떄문에 장근석을 나도 쿤짱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안되는 분위기

우리나라 밥도 맛있지만 일본의 이런 상차림 아주 좋다.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할인권으로 할인도 받고 돌아오는 길에는 선생님에게 선물도 받았다.

내가 드린 "보로니아"빵에 대한 답례이긴 했지만 일본인들은 작은 선물이라도 받게 되면 꼭 답례를 하는것같다.

답례를 하든 꼭 말로 인사를 하든 예의가 바른 그런 면이 좋긴 하다.

집에 와서 풀러봤더니 포장지가 예술이었다.





둘 다 술안주가 들어있었다. 덕분에 호료요이 두 병 홀짝했네


빵집은 연말이라 매출이 상승세


덕분에 기타무라는 열심히 빵수레를 밀고 어쩌면 하루 종일 빵수레만 밀다가 퇴근하는것처럼 보이는 날도 있다.

아줌마들이 쑤근쑤근

"저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텐데 너무 저 일만 하니까 일이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그런데 본인만 그걸 몰라

언제까지 저럴지 모르겠다고 하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물론 당사자없는 데서 이야기하는 소리였으니 나는 들었고 정작 들었어야 할 키타무라는 못들었지만 쫌 안타깝다.

우리 딸이 엄마 좀 더 공부하고 들어오지 왜 들어오냐고,빵집 물려받고 일본에 눌러 있지 뭐하러 오느냐고

술 취해서 웃자고 한 농담에 내가 기겁을 했었는데

은지나 빵집은 아무래도 키타무라가 물려받게 될것같아


수원집은 작년에도 아랫집으로 누수가 되어서 화장실을 다 뜯고 공사를 한 번 했었는데도 여전히 아랫집 작은 방 쪽으로 누수가 된다고

아랫집 성깔 증맬증맬 드러운 아짐씨가 우리 남편 속을 있는대로 긁어놔서

내가 내년에 속히 들어가기로 결정한 데 일등공신 되시겠다.

내년에 세입자들이 줄줄이 바뀌는 해가 돌아오는데 남편이 그걸 다 감당해내기에는 안될 일이고

집안의 크고 작은 관리도 역시 나랑 함께 해야지 남편에게만 맡기고 나 혼자 편히 지내는거는 미안한 일

어쨌든 아랫집 아줌니 들어올때부터 심상치 않은 포스였는데 끝까지 본인 성질값을 하고야 말았으니

금요일로 잡힌 공사에서 무사히 마무리 되길 바랄수밖에 -.-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토상"집에 초대를 받아서 니죠죠 근처에 있는 토상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김치도 넣고 여러 채소들을 듬뿍넣은 한국식 전골 냄비요리


특별히 나를 위해서 니죠죠 근처에 있는 한국식 슈퍼에 가서 김치까지 사다 내 앞에 한 접시 놔주고

왜 한국에서는 별로 먹지 않았던 김치를 여기서는 먹게 되는지 참 모를 일이다.

물론 지금도 그다지 즐겨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날은 참 맛있게 먹었다.



토상 - 리페이상 - 나 - 에상


토상 부인 그리고 토상네 쫌 못 생긴 아기 에츠코짱까지 여섯명이서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을 먹고

(에츠코는 진심 못생겼다. - 하지만 그런 아기가 크면 예뻐진다. 그건 우리집에서도 증명이 된 바 있으니 거짓말 아니다.)

우리집 세 명 중의 한 명이다.

토상은 내년에 졸업을 하면 교토에 있는 교회에서 본격적으로 선교사의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하고

리페이상은 대학원에 진학해서 교육학을 전공할거라고 했다. 아직 면접과 시험이 다음주에 남아 있긴 하지만

 워낙 성실하고 실력이 좋은 아이라서 잘될것같다.

에상은 도야마에 있는 의학부에 가게 되었다.우루무치에서 원래 의대를 졸업하고 온 학생이라서 도야마에 있는 대학교로 진학해서

의대공부를 다시 한다나 뭐라나

항상 술에 쩔어서 학교에 지각을 하거나 결석을 하거나 했었는데 저 날 저녁에 이야기를 해보니 이유를 알게되었다.

알바처가 이자카야다보니 영업이 끝나고 정리하고 들어가면 새벽 2시가 되고 아침에 못일어나는 일이 많았다는거다.

얘는 게다가 중국에 있는 자기 지인들한테 화장품 판매 아르바이트를 해서 수입이 아주 짭짤했다.

주로 sk-2를 판매한다는데 에상 말로는 같은 에스케이투 제품이라고 해도 일본에 있는 에스케이투 제품이 가장

성분이 좋은 거라서 중국 사람들이 선호하고 일단 중국에는 가짜가 너무 많아서 국내 시판 제품 자체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가 하는 화장품 장사가 잘된다는 거다.

중국에 영업을 맡아서 해주는 두 명의 여 직원까지 두고 있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자식이 아닐수 없었다.

그래서 이제 에상은 에사장님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머리가 아주 크드만 역쉬 머리 큰 값을 한다.

하지만 그것도 도야마로 가면 안할거고 이젠 공부만 할거라고 하는데 에상의 화장품 가게를 물려받고 싶다. 진심


토상의 집은 전형적인 일본의 가옥 구조여서 바닥이 다다미에 아주 추웠다.히터가 에츠코짱이 자는 방에만 있어서

난로 하나로 버티기에는 집이 추워서 우리집에 돌아왔더니 기침이 사정없이 나오고 나의 전기장판이 너무나 고마운거


하지만 즐거운 저녁 초대였고

밤부에서는 카츠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푸딩을 사줘서 집에 와서 늦은 저녁으로 먹고


어제 오늘은 빵집의 야스미라서 밤부에 가서 일을 하긴 하지만 낮에는 스타벅스에서 한가로운 시간이 선물같다.


일상이 선물같은 교토의 따뜻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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