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찾아 삼만리"
어렸을 때 텔레비젼에서 연재 만화로 방송해주던 "엄마찾아 삼만리"
소년 마르꼬(기억이 맞는지 안맞는지 모르겠지만 마르꼬였던것같다)가 고향을 떠나 돈벌러간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엄마가 보내준 편지를 들고 엄마를 찾아가지만 엄마가 일하는 집에 찾아가면
엄마는 다른 곳에 일하러 떠났고 다시 마르코는 엄마를 찾아 지구 반바퀴 쯤 돌아 겨우 엄마를 만나게 되는 내용이었다.
초등학교때 본 만화였지만 마르코가 겨우 겨우 엄마한테 갔는데 엄마가 없어서 실망하던 장면을 보면서
나도 함께 실망했을 때 어린 내 마음에도 찬바람이 쓍하고 지나가는것 같았었다.
우리 막내 - 체전 끝나고 학교 엠티 기간에 나를 보겠다고 혼자서 용기를 내서 일본에 왔다.
언젠가 블로그에서도 언급한적이 있듯이 심각한 방향치에 길치인 우리 막내다.
게다가 겁도 많고
셋째가초등학교 2학년땐가 다 함께 서울에 왔을 때 토요일 오후 한성대역 지하철 역에서
나하고 승범이는 내리고 둘쨰와 셋째는 사람들에게 치여서 내리지를 못하고 지하철이 출발한적이 있었다.
그때 둘째가 3학년때였나 2학년때였나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나랑 승범이는 내렸는데
둘째와 셋째가 탄 지하철이 그대로 쓩하고 출발할 때
나는 머리카락이 쭈볏서면서 지하철을 보면서 소리를 질렀는데
그때도 침착하고 냉정했던 둘째는 셋째 손을 꼭 잡고 유리창 너머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고
셋째는 이미 고개가 푹 꺽인 체 울고 있었다.
손가락을 하나 세워 올리면서 한 정거장 가서 내려 있으라고 신호를 보내긴 했지만
춘천에서 살다가 서울 나들이를 온 초등학교 저학년 둘째와 셋째에게는 지하철이 익숙하지가 않아 과연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려 있으라는 손가락 수신호를 제대로 이해했을지 못했을지가 걱정스러웠지만
(그때는 아이들이 핸드폰도 없을 때였다)
다행이 한정거장 더 갔더니 둘째가 셋째 손을 쥐가 날 정도로 잡고서 꼼짝도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보자 더 울었던 셋째와 울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있었던 둘째를 보면서 알았다.
부모는 자식의 뒤에 있어야 된다는 것을
그걸 모르고 앞서서 가느라 아이들을 놓쳣었다.
하여간 길치에 방향치에 겁보라서 늘 서울에 갔다가 집에 올려면 온 집안 식구들하고
통화를 하면서 내려와야 되는 우리 셋째
버스를 타려면 어디에서 타는지 몇 번을 확인을 하고
그게 지하철이어도 같은 1호선을 타도 얘는 꼭 인천 방향것을 잘못 타서 부천에 들렸다 오는 애다.
여름에 일본에 왔을 때는 같은 방 룸메 유나랑 함께 와서 걱정없이 왔는데 (유나가 인간 구글이었다)
이번에는 혼자서 오는 거라 전발 밤부터 걱정이 되어서 잠을 못잤다고 했다.
그래도 오긴 왔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대학생인데 그걸 못하다니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헤매고 다니는 우리 막내가 칸사이 공항에서 혼자서 하루카 티켓도 찾고 알아서
씩씩하게 왔다는게 나는 우리 막내가 혼자 온게 너무 신기하고 대견했다.
함께 쇼핑하고 밥먹고 알바때문에 오후에 "밤부"에 가고 혼자서 카와라카치에 쇼핑을 가고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밤에 다시 만나기로 했을 때 우리 막내는 "마이고니 낫떼 시맛따" - 미아가 되어 버렸다 -.-
내가 시내로 나가기로 했는데 혼자서 나 있는 곳까지 오겠다고 버스를 탄게 방향을 꺼꾸로 탄 것
그래서 교토역 방향으로 마구마구 올라가서 내렸고 ( 우리집은 교토역 반대 방향-.-)
거기서 밤중에 헤맨것 - 역시나 일본에서도 한 번 쯤은 길에서 헤매주셔야 우리 막내 쥬 -
몇 번을 전화를 하고 결국 막내 주변에 있던 일본 사람하고 통화를 한 다음
내가 있는 곳 위치를 알려주고 그 사람이 우리 막내를 데려다 주기로 하고 상황 종료
"교토 민폐녀" 로 등극하신 우리 막내님
막내를 만난 후 카와라마치 큰 길가에서 저 멀리 어둠을 뚫고 걸어 오는 우리 막내를 보고 서로 울 뻔 했다.
진정한 엄마 찾아 삼만리의 결정판
이탈리아에 엄마를 찾아 삼만리를 헤맨 소년 마르코가 있었다면
우리도 질 수 없다.
우리에겐 수원에 사는 수민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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