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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느리게 걸으면서 본 토요일의 히가시야마 3조 거리"

by 나경sam 2018.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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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걸으면서 본 토요일의 히가시야마 3조 거리"


한국에서도 늘 바빴지만 여기서는 더 바쁜것같은 교토 아줌마


얼마나 걷고 많이 뛰어다녔는지 교토에 온지 두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다리가 적응을 못하고 휘청거릴때가 있다.



아침엔 그나마 좀 걸어가는데 오후에는 저 그림처럼 뛰어서 알바하러 가고

게다가 가면서 주먹밥을 먹는 신공을 발휘하면서

아침에 걸어서 30분이 걸리는 길을 오후엔 뛰어서 20분에 골인하면서

매일매일 기록을 경신한다.

수업이 1시 20분쯤 끝나는데 알바하는 곳까지 45분까지는 들어가야 하니 늘 바쁘다.


이러다가는 도쿄 올림픽 나갈 판이다.

(헛소리하고 자빠졌다)


이렇게 매일 바쁘게 보내다가 토요일 오전

학교에서 일본인과 하는 일대일 회화를 하러 학교에 가는 길

정말 모처럼 느긋하게 걸어가면서 다시 한 번 동네를 감상하면서 걸어갔다.


그랬더니


동네에 일본 술 공장이 있었네 (달달한 일본 정종 냄새가 코에 훅 들어와서 아침부터 음주 보행)

늘 눈으로만 보고 다니던 가마구치가방집을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하지만 너무 비쌌어)

가마구치 가방집에서 가방은 안사고 사탕만 하나 집어먹고 나왔다.


그렇지만 가마구치 가방집에서 가방만드는 일일 클래스도 진행한다는것도 알았고

바쁘게 앞만 보고 다닐 때는 어째서 같은 길을 걸었는데도 냄새도 못맡았을까

냄새가 들어오기도 전에 나는 일본술 공장 앞을 훅 지나갔던것이겠지.



조금만 느리게 살면 될 것을 항상 마음이 바쁘다.



좀 느리게 걸어가니 얼마나 좋아

아침부터 일본 술 냄새에 은근히 기분이 좋아지고

어린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집으로 돌아가는 엄마와 아이 모습도 보고


그렇지만

늘 인생에는 반전이 있다.

어쩜 그래서 더 살만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아침까지는 느리게 걸으면 보이는 것들 맡게 되는 냄새들에 대해서 나홀로 찬사를 보내다가


저녁에는 느리게 가면서 본 속상한 광경이 생겼으니

동네 슈퍼 "프레스코"에서 무를 한 개 샀는데 130엔이었다.

나름 싸다고 생각하고 샀더니 우리집 가까이에 있는 상점가에 새로 생긴 야채 가게에서 90엔에 파는 걸 보고야 말았으니

40엔이면 400원밖에 아닌데 그걸 보고 속상해서-.-

사람이 사는 일은 그런거다.

좋은 일이 꼭 좋은 일이라고 할 수도없고 나쁜 일이 꼭 나쁜 일이라고도 할 수없는거고

그저 그때 그때 나한테 일어나는 일들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면서 슬기롭게 사는것

그게 중요한 거지


"아마 우리 동네 야채 가게 무는 싼 대신 맛이 더 없을거야.암 프레스코 무가 훨얼씬 맛있을거야^^"

무가 맛이 있음 얼마나 있고 맛이 없음 얼마나 없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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