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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금요일이 주는 안도감"

by 나경sam 2018.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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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 주는 안도감"


처음에는 그렇게 시간이 안가는것같더니 이제는 월요일이다 싶으면 금요일이다.

알바를 하고 있으니 시간이 더 금방 가는 것 같다.


아침 8시에 학교에 갔다가 학교 수업 끝나자 마자 다시 빵집으로 아침에 걷던 속도의 2배속으로 뛰어가서

1시 45분까지 빵집으로 골인

그때부터 6시까지는 한 번도 앉지 못하고 일을 하니 몸이 병이 날 만도 했다.

드디어 어제 저녁에는 머리도 아프고 기침도 나는 감기 초기 증상

그래도 오늘 시험이 있으니 맘 편하게 약 먹고 잘 수는 없어서 공부한 후에 약을 먹고 오랫만에 숙면


아침에 일어났는데 처음으로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너무 힘들어서 그런거였다.

덕분에 입술옆에 물집이 생겼다.


그래도 빵집에 가서는 즐겁게 일하고 스나상이랑 즐겁게 수다까지 떨면서 즐겁게 일을 했다.



스나상 - "고상 일본에 올 때 배로 오셨어요"

나 - "엥 무슨 소리여. 지금이 일제시대도 아니고 내가 배타고 현해탄 건너 온 줄 알다니 울랄라"

"시방 무슨 소리하세요.북한에서 또 미사일 쏘는 소리하고 계시네.비행기 타고 왔어요-.-

스나상 - "그렇다면 비행기 티켓은 얼마나 해요"

나 - "시간만 잘맞춰서 저가항공 타시면 신칸센 타고 도쿄가는 것 보다 훨씬 싸요"

스나상 - "저는 한 번도 비행기 타고 어디 가 본적이 없어요.싱글맘이라 여유가 없어서요"


그 말에 내가 마음이 쓰여서 스나상한테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꼭 놀러 오라고 했다.

그럼 내가 공항에 가서 픽업해서 관광시켜줄테니까 아이랑 꼭 오라고 말했다.

정말 그렇게 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싱글맘이라 여유가 없어서 여행을 못했다는 스나상의 이야기가

좀 마음이 아팠다.


이제 그런 이야기도 나한테 하는 걸 보면 아줌마들과 진짜 좀 친해진것같기도 하고 시간의 힘이다.


아줌마들 입장에서 보면 내가 외국인인데 자기 이야기를 편하게 해주는 것도 우리반 "난까"여사 말처럼 "난까 고마운 마음"이 들고

수업 시간에 우리 모두가 외국인이라는 걸 확실히 실감한 게 있었으니 바로 이거다.




선생님이 우리 모두에게 질문하셨다.


선생님 - "여러분이 만일 복권에 당첨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가루이끼상 - "은행(긴꼬우)에 가고 싶어요." 라고 본인은 발음했다고 생각했지만

선생님의 귀에는 "링고" (사과)로 들렸다고 하셨고


마상 - "저는 마카오에 가서 기분을 확확 내고 싶어요"라고 마상은 말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선생님의 귀에는 "망가" (만화"로 들렸다고-.-)

마상의 마카오발음은 내 귀에도 망가로 들렸다.


결국 얘네들은 자기들 말대로 되는 거라고 한다면 복권에 당첨되어서 가루이끼상은 은행에 돈을 저금하는 대신

그 돈으로 사과를 매일매일 사먹을것이고

마상은 마카오에 가는 대신 만화책을 실컷 보게 될 것이다.


나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게 열심히 말했다고 생각하지만 선생님의 귀에는 어설픈 외국인의 발음인것이다.


내가 외국인이라는걸 생각하면 이렇게라도 아줌마들이 마음을 열고 날 가깝게 대해주는게 고맙기도 하고

진짜로 스나상이 나중에 놀러 오겠다고 하면 내가 스나상을 완전히 멋지게 대접할텐데^^



금요일은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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