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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5월은 득템의 달"

by 나경sam 2018.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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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득템의 달"


5월 쉬프트가 노동의 달로 바뀌어져서 4월 마지막 날과 어제로 이어지는 5월 첫 주 금요일까지

빵집에서 혹독한 알바 수련 기간을 보냈다.


한국에서 돈 벌기도 어렵지만 외화벌기는 더 어렵다.

내가 할 일이 6시 5분 전에 끝나도 절대로 5분 일찍 가라는 법이 없다.

6시가 되기 전 내가 일을 마치면 얼른 다른 일을 하라고 해서 그 일을 내가 스스로 서둘러서 6시안에 마치기를 바란다.


사람을 쥐어짜서 일을 시키는구나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물론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도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의 방식을 다시 셋팅하고 있다.


5월 초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선생님 한 분이 놀러 와서 우리집에서 이틀을 자고 나홀로 관광을 했다.

원래도 야무진 사람이라는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여행 계획표 짜온거보고

너무 놀랐다.


혼자하는 여행에도 변수가 생길수 있으니 플랜을 1안과 2안으로 짜와서 계획표대로 될 수밖에 없는 여행이었다.

여행사에 팔아도 좋을만큼 멋진 계획표였다.


덕분에 나는 아직 못가본 금각사 은각사 아라시야마 후시미이나리 등 교토의 관광지를 그 선생님 핸드폰 사진으로 먼저 구경을 했다.

오랫만에 찰진 모국어를 구사하며 이야기하는 즐거움도 괜찮았고

일로만 만났던 선생님이었는데 사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뭐가 통하는 것도 느꼈고

이번 여행으로 우리집에 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평생 모르고 지나갔을 그 선생님의 상당히 괜찮은 부분들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는 것도 여행의 매력이고 사람의 매력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도

여행이 주는 선물이니 이번 여행은 그 선생님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집 앞 재활용 봉지에서 주워 온 그릇



득템도 이런 득템이 없었다.


비닐 봉지 안에 깨끗한 그릇들이 잔뜩 들어 있어서 가뜩이나 그릇이 이것저것 필요했던 나로서는

신안 앞바다 보물같은 접시며 각종 그릇들을 그 선생님이랑 가방에 담아서 두번이나 날랐다.


혼자였더라면 좀 머뭇거려졌을 일이지만 한국 아줌마 둘이 있으니 못할일이 없었다.


막 웃으면서 둘이 그릇을 퍼서 날랐다.


떡볶이를 해서

주워 온 그릇에 담아서 먹었다.

사람도 음식도 외모가 중요하긴 하다.



같은 학교 다니는 한국에서 온 스무살짜리 친구에게도 필요한 그릇이 있다고 하면 나누어 주고

아니면 내가 그날그날 바꿔 쓰다가 갈 때는 버리고 가거나 누구 주고 가면 될 것 같다.


알바는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쭉 이어져서 7일째 일을 하니 피곤하기는 피곤했다.

이제 아줌니들 말투도 시키면 흉내낼수 있을것 같다.


나의 사수였던 제일 연장자 아줌니


툭하면 "혼마야"를 남발한다.


간사이 사투리로 진짜!!! 헐 대박!!!의 의미

누가 뭔가를 말해서 대답할 때 혝 정말이네???의 뉘앙스


다음에 나도 빵집에서 누가 물어보면 "혼마야" 할까보다


낮에는 그릇 득템


밤에는


보고 싶었던 사람 득템


가족 여행을 교토로 온다고 필요한거 있음 말하라고 해서

진짬뽕과 팔도 비빔면 사다달라고 부탁해서 받으러 온 료칸에서 찰칵

집에서 걸어서 10분이길래 저녁먹고 살살 걸어서 료칸에 가서 만났는데

한국에서도 반가웠지만 교토에서 보니 진짜 반가웠다.




라면 10봉지 들고 집까지 걸어와서 낮에 주워 온 그릇과 라면을 보면서 사는 보람을 느꼈다.


토요일 아침


어제까지는 몰랐는데 몸이 슬슬 아플것처럼 기운이 없고 춥기까지해서 겁이 덜컥 났다.


나 - "너 아픈거냐"

나 - "혼마야"


약을 먹고 좀 자야하나 어째야하나 고민하다 이번주 학교도 휴일이었고 공부도 많이 못해서 안되겠다싶어서 가방싸들고

그동안 늘 다니던 헤이안진구 스타벅스말고 이번에는 가와라마치 스타벅스


"쟌넨"


스타벅스는 역시 츠타야서점과 붙어 있는 헤이안 진구 스타벅스가 짱인걸로 ( 별 7개 )

가와라마치 스벅은 별 3개


하지만 저녁에 성당을 가야해서 여기로 온거니까 거기에 의미를 두고 저녁까지 공부도 하고 블로그도 하고 여기에 늘어붙어 있기로 결심


오다가 BAL 백화점에 들려서 유명하다는 화장실도 잠깐 들어가보고


호텔보다 더 좋은것 같았다.


화장실앞에서 좀 쉬다 나왔는데 쇼파도 좋고 채광도 좋고 앞으로는 저기서 좀 쉬어야겠어


BAL의 물건을 사랑하는 여자가 아니라 나는 화장실 앞 쇼파를 사랑하겠어


무인양품이 6층에 있으니 둘러보면 재미는 있다.


다행히 아플것 같은 몸도 햇빛을 보면서 좀 걷고 쉬고 했더니 집에서보다 나은것같고

내일은 하루 종일 풀로 일을 해야 하니 오늘 저녁에는 성당에를 꼭 가야 되고

공부도 해야 되고


나 - "그냥 저절로 살아지는 하루가 없지 그렇지"

나 - 혼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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