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비 컨티뉴"
기요미즈데라에서 나와 청수사(기요미즈데라)앞에서 가와마마치 시죠역까지 버스로 이동
(우리에겐 오늘 하루 맘껏 탈 수 있는 패스가 있으니까요^^)
가와라마치 시죠역은 엄청난 인파와 함께 유명 백화점(BAL,마루이,다이마루) 이 몰려 있고
자라를 비롯하여 도큐핸즈,지유,모스버거,각종 드럭스토어,디즈니 스토어등
상점이란 상점은 다 모여 있는 듯하다.
딸이 워낙 디즈니스토어를 좋아하는지라 거기가서 한 참 구경하고 작은 인형 한개 사고
가와라마치 사거리를 마치 우리 동네 롯데몰 구경다니듯이 가게마다 들어가서 구경하고
얼마만에 이렇게 놀아보는지
(그동안 너무 바쁘고 힘들게 지냈으니 좀 놀아도 괜찮아 괜찮아)
저녁은 산죠역 근처 식당에 가서 우나기 정식으로 몸보신 하고
(그동안 고기며 생선이며 먹질 못해 우나기 정식 먹는데 살살 녹아버렸어)
포슬포슬 쌀밥위에 간장 양념 된 우나기가 살포시 얹어져서 살살 녹았다.
특별히 간 곳은 없지만 그저 딸이랑 머리로 만들어 내지 않고 그냥 바로 나오는 우리 말로 대화를 하고
손잡고 함께 걷는 사치를 누렸다.
딸 - "엄마 일본 가고 난 다음에 임파선 때문에 아팠잖아.그때 딸기가 먹고 싶었는데 엄마가 가기 전에 사다 놓은 딸기가
그대로 곰팡이가 피어 버렸더라, 먹고 싶었는데 딸기에 곰팡이가 피어 있어서 못먹고 울었어"
나 - "-.-"
딸 - "보리차 물도 엄마는 늘 티백을 넣는데 우리는 누가 그걸 다시 넣을 생각도 안하고 그냥 티백 하나로 물만 붓고 먹었어"
나 -"-.-"
딸 - "엄마가 없으니까 누가 내 방 치워주는 사람도 없고 쓰레기도 치워주는 사람이 없길래 이제는 내가 치워"
나 - "^^"
딸 - "오빠랑 나랑 2주에 한 번 장을 보는데 돈을 아껴서 사게 돼.오빠가 먹고 싶다는 것도 내가 못사게해 .집에 있는거 먹으라고"
딸 - "오빠가 많이 변했어.엄마처럼 챙겨줘"
나 - Z
그래 나 없어도 어떻하든 그렇게 집안은 돌아가게 되어 있고 부족한 대로 아이들도 공백을 메꾸면서 잘 지내고 있어서 다행이다.
책임감이 생기니 오히려 아이들이 좀 성장한것도 같고
딸은 엄마 잘 먹고 다니라고 교토역 앞에 있는 마트에서 고기부터 필요한 물건까지 사주고
마치 자기가 엄마고 내가 유학하고 있는 딸이 된 것 같았다.
원래도 속이 깊은 아이였지만 그동안 많이 컸다.
교토에 와서 처음으로 저녁에 한 번도 안깨고 푹잤다.
Z
z
Z
Z
딸도 집에 와서 눕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
학교 마치고 집에 와서도 짐싸고 새벽에 나오느라 얘도 잠을 설쳤고
가뜩이나 가방이 많아서 혼자서 들고 메고 오느라 아이가 너무 고단했던 하루였다.
일요일
아침 일찍 둘이서 난젠지 앞 "블루보틀"로 출발
서울에는 없는 커피 체인이라서 딸은 "블루보틀"에 가고 싶어 했다.
집부터 난젠지 앞 블루보틀까지 걸어서 20분 - 어슬렁거리고 간 걸음이니까 빨리가면 15분 안에 도착
블루보틀은 교토의 100년 이상 된 가옥을 수리해서 만든 커피숍이라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멋이 있다.
앞에 보이는 건물에서는 키피 관련 물품들을 판매하고 뒷 편으로 저런 집이 또 한 채 있고 거기서 커피를 판매한다.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은 편이고 영업시간도 6시까지 밖에는 하지 않는 공무원 커피숍되시겠다.
그래도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그것도 우리를 포함하여 다 국적으로 많았다.
커피맛은 스타벅스보다는 훨씬 깊은 맛이 있는것같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취(개인의 취향일뿐)
난젠지 바로 앞 주택가 허름한 우동집
골목에 있는 허름한 우동집
11시부터 식사를 할 수 있다길래 먹지는 못했지만 평점이 미슐랭 못지 않다고 한다.
걸어서 헤이안 진구로 가면서 본 "철길"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철길이라던데 사쿠라가 필 때는 이 곳이 벚꽃 명소라고 한다.
날은 참 더웠다. 나야 이런 날씨 흔하게 4월 초부터 봐왔지만 딸은 "교토 날씨 실화냐 그런다."
난젠지에서 헤이안 진구로 내려가다보면 "국제교류회관"도 있다.
교토는 워낙이 외국인들에게 친절한 도시라고 하는데 "국제교류회관"애 외국인들을 위한 "일본어 강좌"라 맞춤형으로 개설되어 있어서
보통 12회 기준으로 7000엔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토요일 오후 푸드트럭에서 각 나라의 고유 음식을 팔고 있었다.
금액은 싸지도 않고 오히려 좀 비싼 편
난젠제와 국제 교류회관을 등지고 내려오다보면 오른쪽으로는 "교토 동물원"가는 길이 있고 우리는 그대로 직진
"헤이안 진구" 앞 벼룩시장
토요일에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일요일에도 여는 걸 보니 휴일에는 열리는 모양
중고 카메라부터 핸드 메이드 옷 커피 빵 오늘은 시장이 컸다.
다음에 나도 여기에 신청을 하고 깍두기를 만들어서 팔까 생각중^^
우동집에서 식사를 못하고 점심은 편의점 "키츠네우동"
키츠네 우동 - 우동 면위에 커다란 유부가 고명으로 얹어진 우동이다
편의점에서 200엔이었는데 면이 인스턴트 면같지 않고 제법 괜찮았고 맛도 우리 입맛에 딱
마치 "튀김우동"라면 맛
알바시간 다 되어서 나는 알바하러 빵집으로 딸은 교토역앞으로 놀러 나가고
딸이 사온 김을 한 보따리째 그대로 빵집에 "프레젠또"로 드린 후라
빵집에서 보는 사람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해서 그 또한 감사한 일
이 사람들은 사실 뭘 준다고 해서 더 잘해주거나 그럴 사람들은 아니지만 마음을 나눈 것 처럼 좀 가까워진 기분도 들었고
나한테도 딸이랑 나누어 먹으라고 교토 전통 모찌를 주시기도 하고 빵도 주시고
주고 받는 선물속에 국가 간 우정이 피어난다.
일마치고 다시 딸 만나러 가와라마치 사거리로 달리고 달려
딸과 나는 마치 가와라마치 죽순이들처럼 가와라마치 곳곳을 다리가 너무 아플 정도로 걸어 다녔다.
줄서서 기다렸다가 먹은 타코야끼
8알에 450엔 줄을 서서 먹을만했다. 타코야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참 맛있었다.
그릇 가게에서 본 "로얄 코펜하겐"
그릇에 대해서 잘 아는 고국에 계신 소피아 언니에게 실시간 톡을 해 본 결과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라고 하지만
나야 로얄 코펜하겐 그릇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냥 눈 구경한걸로 만족하고
"니시키"시장 가는 길에 본 일본 목욕탕
다음에 저기로 목욕 바구니 들고 목욕을 한 후에 나오면서 바나나 우유를 사먹을테다.
생일에 못 끓여준 미역국도 끓여주고
2박 3일이 훌쩍 갔다.
-딸이 알려준 "우리동네 재발견"
"타미야"
나는 "타미야"라는 가게가 뭐하는 덴줄도 모르고 늘 이 앞을 지나 집으로 돌아오곤 했는데
타미야가 프라모델이나 무선조종 제품을 파는곳으로 유명하다고 알려줬다.
수원에는 수원역 앞에 있다면서 어떻게 엄마 동네에 이렇게 허름하게 있는 거냐면서 놀랐다.
들어가서 보니 심지어 주인은 오바아짱 할머니셨고 이 할머니 내공이 300단
물어보는 것 마다 척척이셔.
나는 이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여기 뭐하는 집이지 했었는데 알고보니 매니아들만 다니는 집이었어.
인터넷으로 가격을 비교해도 이 곳 타미야가 훨씬 싼 편
우리집 식구들은 프라모델 조립 이런거 안좋아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들려보면 좋을 듯하다.
월요일
딸이 갔다.
저렇게 웃고 있었지만 알바하는 빵집 앞으로 열쇠를 갖다주러 와서는 울고 갔다.
집에 왔는데 딸이 없는 집이 거짓말처럼 조용하고 허전하다.
함께 있던 이틀동안 그동안 엄마 없던 서러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던 딸이 생각난다.
엄마란 그런거지
나도 우리 엄마가 이유 불문하고 내 편이듯이 나도 우리 딸에게 그런 엄마였고
엄마가 일본 간 뒤로 딸은 아팠었고 한 달만에 만났다가 잠시 또 헤어지는 거긴 하지만 마음이 텅 비어버렸다.
딸이 있는 이틀동안은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푹 잤다.
교토에 와서 처음이었다.
어린게 짐 가방 세개나 들고 엄마 먹을 거 입을거 다 챙겨와서 한 보따리 풀어 놓고 심지어 내가 쓸 이런저런 것들까지
다 사주고 돌아갔다.
내가 저런 아이의 엄마라는 게 내 분수에는 넘치지만 그래서 로또라고 생각한다.
하루카도 잘탔고 비행기도 잘 탔다고 연락이 왔으니 이제 마음 놓고
이제는 아들을 기다릴 차례
후후후
'교토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은 득템의 달" (0) | 2018.05.05 |
---|---|
"알바에 대한 마음의 변화" (0) | 2018.05.03 |
"서울에는 김정은이 왔고 교토에는 내 딸이 왔다" (0) | 2018.04.30 |
"교토에서 얼추 한달" (0) | 2018.04.27 |
"이런저런 일상" (0) | 2018.04.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