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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카테고리/서귀포일기11

"어쩌다 고사리" 고사리를 제주도 살 때 처음 꺽어봤다. 고사리를 직접 꺽어보기 전 내가 알 던 고사리는 삶아서 새까맣게 말려진 고사리였을 뿐 고사리가 저렇게 파랗고 통통한 줄기를 가진 식물인줄 몰랐었다. 들판에 나가면 천지가 고사리밭이라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산에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평평한 평지 풀숱에 땅에서 뿅하고 올라와 있다. 여름에 이사를 하고 한 해 넘겨 봄에 관사 보도블럭위에 고사리를 삶아서 널어 놓은 것을 보고서야 고사리를 끊어볼까 생각했었고 혼자가기는 좀 무서워서 은진이를 데리고 갔었다. 그때 수민이는 어디에 있었나 -아마 누구네 집에라도 놀러가 있었을 것이다. 이상하게 붙임성이 좋았던 아이라 때가 되어도 굶지도 않고 남의 집에서 밥도 잘 얻어 먹고 다녔었다. 승범이는 어디에 있었을까 동네 애들이랑 벌레 .. 2020. 4. 5.
"오 나의 서귀포2" 내가 이중섭도 아니고 "오 나의 서귀포"는 쫌 그렇기도 하지만 한달 살려고 마음먹었더니 서귀포가 좋아졌다. 호기심이 뇌 구조의 반 이상일게 틀림없는 나로서는 결정을 하고 나면 그게 갑자기 좋아져버리는 병이 있다. 그러다가 탁하고 놔버리는 것도 순간이긴 하지만 호기심 많은게 아주 나쁜지많은 않은 것 같다. 나를 움직이는 8할이 호기심 아닐 까 싶다. 교토에서 보낸 12개월 가끔씩 아주 그립게 생각이 났다. 골목에 떠 돌던 달달한 간장 냄새 쓰레기를 얌전히 치우시던 옆 건물의 관리인 아저씨 새로 생긴 채소가게의 싸고 신선했던 채소들 갓 구워낸 빵을 나르던 보로니아의 아줌마들 얼마전에는 NHK에서 "사라메시"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학교 가느라 늘 뛰어 다녔던 카와라마치 상점가가 나왔다. 잠깐이었지만 그 골목의.. 2020. 4. 4.
"오 나의 서귀포" 한달을 살러 가는데 저렇게 작은 가방이냐고 남편이 그랬을 때 저걸로 한달 짐 다 꾸려서 갈 수 있다고 큰소리 쳤지만 막상 짐을 싸보니 우리 엄마 황여사 말마따나 "아나 택도 없다" 분홍색 가방에 꾸역꾸역 짐을 밀어넣고 감기가 걸릴 거란 전제하에 감기약까지 밀어넣고 가방안이 한 치의 틈이 없게 싸서 집을 나섰다. 생협 그만두고 기습적인 이틀을 그아말로 죽게 아프고- 또 죽게 아플만한 병이 있었으니 "치질수술" 결국 하고야 말았다. 몸살이 지나간 자리-이제는 치질이 괴롭혀 내 발로 걸어가서 그날 당장 수술을 하고 승범이 손을 잡고 퇴원을 하고 집에 왔다. 승범이 낳고 생겼던 치질 부끄러워서 말하기도 그렇기는 하지만 병이라고 생각하면 뭐 부끄러워할 만 한 일도 아니고 누구라도 수술을 미루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2020.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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