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생일 돌아오는 거 즐겁다. 아직 엄마로, 부모로 해 줄 수 있는게 기쁘다. 미역국도 끓여 줄 수 있고 갈비도 해 줄 수 있고 벽에 장식도 하고 풍선은 입 큰 남편이 빵빵하게 불어서 장식해놓고 늦게 들어오는 딸을 기다리는 재미가 있다.
가만히 있어도 위치상 서러운 둘째로 태어나서 연년생 동생을 만나서 뭐든지 빨리 해야만 되는 둘째였는데
뒤집기 걷기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빠르지, 말 빠르지, 부부싸움하면 기저귀 찬 주제에 뒤뚱거리면서 우리를 풀어주려고 왔다갔다 하지. 맘에 안든다고 옆집 애기 두들겨 패지. 도대체 못 하는게 뭐냐. 천하무적 둘째.
14개월 지나서 걸었던 큰 애를 보다가 10개월지나 걸음마를 제법 야무지게 하는 둘째는 보니 올림픽 내 보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건 보통 엄마들이라면 그런 착각 다 하잖아요. 저도 그랬습니다. 얘는 뭐든 잘하는구나.
나 없이도 혼자 나가 놀다 관사 아줌마가 찍어 준 사진에 찍힌 17개월의 둘째는 얼굴을 보니 기도 죽지 않았다.
삶이 고달팠을것같다. 뭐든지 잘한다고 우쭈주해주니 더 잘해야 될 것 같은지 3월이면 학교 가기 싫어하는 3월병도 있었고 오빠도 챙겨야지, 동생도 챙겨야지. 6학년 때 부터는 거북이 등딱지 같은 클라리넷 무거운 가방 들고 다니면서 혼자서 서울가서 렛슨 받고 길에서 울기도 했던 둘째는 잘 자라서 예쁜 아가씨가 되었다.
오늘이 생일이지만 화려한 파티는 어제 저녁에 했다.
사진 촬영 후에 이어진 광란의 생일 파티.
아주 즐거웠던 둘째의 생일 파티. 셋째때는 벽장식을 더 신경써서 잘 해봐야겠어요. 생일은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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