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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눈이 고마움, 설에 쉼.

by 나경sam 2025.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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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시댁 가는 길은 언제나 노빠꾸였는데 언젠가부터 코로나 걸려서 못 가. 고 3이라 못 가 핑계가 늘어서 남편만 가고 나는 쉰 적도 있었으나 이번처럼 눈이 와서 못 간적은 처음이다. 

운동하는 딸은 오늘까지 오전 운동하고 집으로 하루 휴가를 얻어서 오니 그래 나도 내 자식들이랑 오붓하게 설 명절 보내야지 했지만 어제 시장에서 사온 전 여섯개에 만원은 동태전이 아니라 '미친전'이 분명했습니다.

안 먹는다고 제발 그만 하시라고해도 큰 소쿠리로 두 개 쯤 부쳐놓는 어머님의 전은 어제 싯가로 생각해보면 오십만원도 더 될 양이지만, 그걸 사먹으려니 만원이 천원같았던 여섯개에 만원 시장표 전은 그래도 사람들이 줄 서서 사가더라고요.


셋째: '엄마, 내가 소고기 사 갈게. 저녁에 아무것도 하지마'

둘째: '고뤠.. 1키로 넘게 안 사오면 문 안 열어준다그래'

그리하여 1.2키로의 소고기 꽃등심을 사들고 집에 온다는 셋째를 기다리는게 연휴의 시작일이 되었습니다. 

 

명절과 시댁 분위기로는 눈 정도에 굴하지 않을 시아버지신데 하루 종일 보시는 뉴스에서 눈으로 인한 사고에 걱정이 되셨는지 "눈이 이렇게 오는데 오지 마라" 이것은 분명히 여행가서 드리고 온 바티칸 미사의 기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서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긴 연휴, 그래 집에서 쉬자. 맘 먹고 나니 어제 사먹은 여섯개에 만원, 미친 전이 억울하여

네 네 시장에서 굴전과 동태전하려고 사왔습니다.

 

굴전 먼저 부치고, 옆에는 눈 맥주.

 

동태전도 후딱 부치고, 속도는 나를 따라올 사람 몇 없습니다. 저녁은 셋째가 하루 휴가 얻어 집에 오면서 사온 꽃등심.

 

 

셋째만 여행을 함께 못 가서 내가 서운했을때는 거기서 맛있는거 먹을 때 생각났던게 아니라 멋진 풍경을 보거나 너무나 유럽스러운 모습을 볼 때, 이걸 우리만 봐서 어쩌나. 우리 셋째도 왔음 좋았겠다.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맛있는거야 내가 해주는게 제일 맛있을테니 음식으로는 서운한 마음이 안들었고 함께 보고 싶은 것들을 함께 못 봤을 때 섭섭하더라고요.

 

웃고 떠들면서 다섯이 저녁먹고 나는 매실주 한 잔 마시고 저녁을 마쳤습니다. 연휴 시작이지만 이렇게 마음 편한 설이 또 있을까. 여행 끝 휴유증이 연휴 지나면 풀릴것 같아서 설 연휴를 잘 보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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